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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무늬 수막새는 천년 고도 신라의 지붕을 구성했던 건축 자재로, 연꽃무늬 일색의 지붕 장식에서 돋보이는 디자인입니다. 영묘사에서 선덕여왕의 모습을 지켜보았던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주변 국가에서 유입된 기...
05/11/2025

얼굴 무늬 수막새는 천년 고도 신라의 지붕을 구성했던 건축 자재로, 연꽃무늬 일색의 지붕 장식에서 돋보이는 디자인입니다. 영묘사에서 선덕여왕의 모습을 지켜보았던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주변 국가에서 유입된 기술 요소가 축적돼 마련된 7세기대의 안정된 기와 생산 체제 속에서 와공들의 땀과 노력으로 빚어낸 산물이기도 합니다.

국경을 넘어 긴 여정을 떠나야 했던 서글픈 문화유산이지만, 순수한 애정과 이해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온 흔치 않은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기와로서는 처음으로 보물로 지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얼굴 무늬 수막새에 담긴 시간과 공간의 기록들은 이 유물의 역사적 가치를 반영합니다.

_최영희, 《얼굴 무늬 수막새》

#국립경주박물관 #보물
#얼굴무늬수막새 #천마총금관 #황금보검 #황룡사치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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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에 묻힌 인물은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뉘어 매장됐습니다. 출토된 장신구 중 금관이 있는 쪽이 동쪽, 금동으로 된 신발이 놓인 쪽이 서쪽입니다. 머리맡에는 껴묻거리를 담은 나무 궤가 놓여 있었습니다. 천마도가 ...
30/10/2025

천마총에 묻힌 인물은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뉘어 매장됐습니다. 출토된 장신구 중 금관이 있는 쪽이 동쪽, 금동으로 된 신발이 놓인 쪽이 서쪽입니다. 머리맡에는 껴묻거리를 담은 나무 궤가 놓여 있었습니다. 천마도가 그려진 말다래를 비롯한 여러 유물이 출토된 장소가 바로 이곳입니다.

금관이 발굴된 모습이 조금 특이합니다. 다섯 개의 솟은장식이 위로 오므려진 모습이었죠. 그런데 주목할 부분은 금관의 둥근 밑동 부분인 관테가 목부터 가슴까지 장식하는 목걸이와 가슴걸이(경흉식頸胸飾)의 윗부분과 겹친 상태로 출토됐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흔히 우리가 상상하듯이 머리 둘레에 관을 쓰고 누운 것이 아니라, 관테가 턱까지 내려오고 솟은장식이 얼굴을 덮은 상태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장례 과정에서 망자를 염할 때 금관을 펼쳐 머리 전체를 감싼 다음 뒤쪽에서 일차로 묶고, 그다음에 솟은장식 위쪽을 모아 한 번 더 끈으로 묶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발굴에서 금관이 노출되는 모습을 보면 솟은장식이 한곳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끈 같은 것으로 끝을 묶었다고 생각됩니다. 또, 금관을 쓴다면 머리띠가 이마에서 확인돼야 하는데 그보다 더 아래 턱밑에서 확인되기 때문에 썼다기보다는 얼굴을 덮는 용도로 사용됐다고 추정됩니다. 다른 금관들도 모두 비슷하게 출토되고 있어 천마총과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20년에 발굴된 황남동 120-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도 이와 유사한 모습으로 발견됐습니다.
_이한상,

#천마총금관 #이한상
#국립경주박물관 #한미정상회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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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0/2025

의 저자인 피터 빈트 작가가 동네 서점 ‘날일달월’에서 ‘영국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이라는 주제로 북토크를 가졌습니다. 참여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극히사적인영국 #피터빈트
#영국문화 #영국여행
#날일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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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홍보 효과에 의존해 발전해 온 한국 프로 야구는 1990년대 모기업의 경영 상황이 바뀌면서 위축됐다. 모기업 제품의 광고 효과는 주로 롯데와 해태와 같이 소비재를 다루는 기업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는 OB...
24/10/2025

모기업 홍보 효과에 의존해 발전해 온 한국 프로 야구는 1990년대 모기업의 경영 상황이 바뀌면서 위축됐다. 모기업 제품의 광고 효과는 주로 롯데와 해태와 같이 소비재를 다루는 기업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는 OB 맥주를 전면에 내세운 두산과 빙과류 제조업체인 빙그레를 팀명으로 사용했던 한화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OB 베어스와 빙그레 이글스는 1990년대에 팀 이름을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로 바꿨다. 두산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OB 맥주와 코카 콜라 등 소비재 사업에서 철수해 중공업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했다. 한화는 1992년 형제들의 경영 분쟁으로 인해 구단 명칭을 빙그레에서 한화로 교체했다. 소비재 산업과 멀어진 두산과 한화는 과거처럼 프로 야구 팀을 더 이상 유용한 광고판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_이종성,

#야구의나라 #이종성
#한화 #김승연 #천안북일고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의 파독광부기념관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유리벽 안에 박제된 라디오를 보고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철암역은 지금도 탄광에서 캐낸 석탄을 기차로 실어 나르는 우리나라 최대 석탄 출하 기지다....
22/10/2025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의 파독광부기념관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유리벽 안에 박제된 라디오를 보고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철암역은 지금도 탄광에서 캐낸 석탄을 기차로 실어 나르는 우리나라 최대 석탄 출하 기지다. 옛 농협 건물을 리모델링한 파독광부기념관은 1960~1970년대 독일을 다녀온 광부들의 물건을 전시해 놓았다. 독일 그룬딕Grundig부터 일본 산요Sanyo까지 당시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외제 라디오들이 놓여 있다.

탄광 지역은 198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던 곳이다.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우스갯소리는 과거 이 지역의 분위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강원도 탄광 지역에는 국내외에서 생산된 최고급 라디오들도 많았다. 지금도 폐광 지역에 살고 있는 분들은 최고급 전자 제품이 가장 잘 팔린 곳이 탄광 지역이었다고 말한다...
광부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심정으로 사지死地에서 일했다. 돈을 잘 벌기도 했지만 힘든 노동의 보상 심리로 거침없이 소비했다. 그래서 TV와 함께 집집마다 하나씩 있었던 물건이 붐 박스였다. 붐 박스는 지금 기준으로 100만 원 정도 하는 비싼 가전제품이었다. ’야전 전축‘으로 알려진 붐 박스는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이 길거리에서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고 놀던 문화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풍지 등 야외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물건이다.

광부들이 힘든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순간은 ’오늘 하루도 무사히‘의 마침이었다. 붐 박스의 카세트 플레이어로 ’트로트 음악‘을 듣는 순간은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_김형호, 《라디오 탐심》

#라디오탐심 #탄광 #붐박스 #그룬딕 #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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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025
톨스토이에 대해 해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전쟁과 평화》가 톨스토이의 대표작처럼 알려졌지만, 정작 작가 본인은 이 작품을 아주 싫어했다. 이에 대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어떤 작가가 무도회에서 ...
16/10/2025

톨스토이에 대해 해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전쟁과 평화》가 톨스토이의 대표작처럼 알려졌지만, 정작 작가 본인은 이 작품을 아주 싫어했다. 이에 대한 유명한 일화도 있다. 어떤 작가가 무도회에서 톨스토이를 만나자 《전쟁과 평화》를 칭찬하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톨스토이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토머스 에디슨에게 ‘춤을 잘 추시네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소”라며 화를 냈다. 즉, 자기 작품들 중에 훨씬 중요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있는데, 왜 하필 《전쟁과 평화》를 가지고 칭찬하느냐는 뜻이다.

1901년 톨스토이는 노벨 문학상 후보가 됐지만, 실제 상은 프랑스의 시인 슐리 프뤼돔에게 돌아갔다. 톨스토이가 문학상을 타지 못하자 많은 작가와 평론가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담담했다. 그는 어느 편지에서 자기가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게 다행이라고 적기까지 했다. 후보로 올라간 《전쟁과 평화》가 나쁜 작품이기도 하고, 상을 받더라도 상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니 괜한 걱정을 피해서 좋다고 했다. 이렇게 자신만만했던 톨스토이는 결국 노벨 문학상을 받지 못하고 타계했다.
-벨랴코프 일리야, 《러시아의 문장들》

#러시아의문장들 #일리야
#톨스토이 #노벨문학상 #전쟁과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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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1, 초4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인 빈트 씨. ‘빡센’ 사교육도 “부모로서 진짜 아니다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돈도 많이 들고, 학생들 정신 건강 문제도 있잖아요. 그 역시 부끄러워하며 감추는 건 좋지 ...
14/10/2025

한국에서 중1, 초4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인 빈트 씨. ‘빡센’ 사교육도 “부모로서 진짜 아니다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돈도 많이 들고, 학생들 정신 건강 문제도 있잖아요. 그 역시 부끄러워하며 감추는 건 좋지 않아요. 물론 지금 한국이 좋은 이미지니까 굳이 부정적인 얘길 해야 할까 싶을 수 있어요. 그럼 언제가 ‘적기’일까요? 영화 하나 더 터지고 나면? 지금처럼 긍정적인 분위기일 때 ‘동시에’ 문제도 거론해야 진짜 한국의 모습이 보여요.”

다만 빈트 씨는 “한국이 싫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는 걸 강조했다.

“저도 영국을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그래도 책에서 엄청 깠어요(웃음). 사랑하는 마음과 비판적인 시선은 함께 있을 수 있어요. 그걸 솔직히 드러내는 게, 개인도 편하고 나라도 좀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피터빈트 #동아일보 #인터뷰
#지극히사적인영국 #영국문화 #한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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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지 말아요. 여러분은 손흥민 팬이에요. 토트넘 팬 아니에요.” 이 한마디로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영국인이 있다. 여러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활약하는 영국인 피터 빈트 씨(42)다. 어머니가 한국인....

일본의 지방은 한국의 지방보다 독립적이다. 한국은 중앙 집권 체제가 구축된 지 오래지만, 일본이 중앙 집권 체제가 마련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다. 게다가 나라가 길고, 크게 4개 섬으로 나뉘어 있어 국내 이동이 쉽...
14/10/2025

일본의 지방은 한국의 지방보다 독립적이다. 한국은 중앙 집권 체제가 구축된 지 오래지만, 일본이 중앙 집권 체제가 마련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다. 게다가 나라가 길고, 크게 4개 섬으로 나뉘어 있어 국내 이동이 쉽지 않아 수도 도쿄의 영향력은 한국의 서울만큼 크지 않다.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는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일본에는 〈도쿄신문〉, 〈홋카이도신문〉, 〈고베신문〉 같이 존재감이 있는 지방 신문이 적지 않다. 고치의 경우, 〈고치신문〉의 점유율이 88퍼센트에 달한다. 〈아사히신문〉이나 〈요미우리신문〉 같은 전국지를 읽는 사람이 소수다.

몇 년 전 중학교 친구끼리 결혼해서 결혼식에 갔더니 중학교 동창회 같은 분위기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나에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묻기에 "신문 기자"라고 했더니 어느 신문사냐고 해서 〈아사히신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응, 들어 본 적 있어"라고 했다. 나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한국에서도 〈아사히신문〉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일본의 지방에서는 "들어 본 적은 있는" 신문사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국에도 지방 신문은 있지만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를 "들어 본 적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_나리카와 아야, 《지극히 사적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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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서양식 호텔은 대불(大佛)호텔이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다이부츠 호테루(大仏ホテル, Daibutsu Hotel)다. 인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디저트 커피를 제공한 곳, 조선 커피 1호점이...
10/10/2025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서양식 호텔은 대불(大佛)호텔이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다이부츠 호테루(大仏ホテル, Daibutsu Hotel)다. 인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디저트 커피를 제공한 곳, 조선 커피 1호점이 대불호텔이라고 주장한다.

19세기 후반 들어 대불호텔은 서양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다. 1889년 미국 시사지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 1월호에 대불호텔 모습이 그림으로 소개됐는가 하면, 1904년 수집용 카드로 인기를 끈 영국 리빅 식품 회사의 리빅(Liebig) 카드에도 제물포항의 모습과 함께 대불호텔이 등장하고 있다. 리빅 카드 뒷면에는 “제물포는 대한제국의 서해안, 탄강4 남쪽 어귀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제국의 조약항 세 곳 중 가장 큰 항구다. 동시에 철도로 연결되어 있는 수도 서울의 항구이기도 하다. 제물포에는 일본, 중국 및 유럽 거주 구역이 있으며 약 20,000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라고 프랑스어로 쓰여져 있다.

대불호텔이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불호텔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제공한 곳, 말하자면 조선 커피 1호점이라는 주장은 아직 섣부른 판단이다. 이러한 주장은 대불호텔이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레스토랑을 갖추었고, 여기서 서양 음식까지 제공됐으니, 디저트로 커피가 분명 서비스됐을 것이라는 강한 추측 때문이다.

아펜젤러의 비망록에도 “저녁 식사를 위해 우리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테이블에 앉은 우리 앞으로 서양 음식이 놓였다”라는 회상뿐이다. 분명 커피가 후식으로 나왔을 텐데, 그 뒷 문장에 “디저트로 커피 한 잔이 나왔다”라는 한줄만 있다면 대불호텔은 분명 조선 커피 1호점이 맞을 것이다. 비록 언제 발견될지 모르지만 대불호텔의 확실한 커피 기록이 발견되기 전까지 디저트 커피에 대한 추측과 상상만으로 조선 커피 1호점을 인정하기에는 이르다.

-진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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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함을 느낄 때도 여전히 선을 행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십시오. 그들의 겸손 속에 새 세상의 씨앗이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17년 10월 8일,  #겨자씨말씀  #프란치스코교황  #씨뿌리는자  #틈새책방
05/10/2025

“비통함을 느낄 때도 여전히 선을 행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십시오. 그들의 겸손 속에 새 세상의 씨앗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2017년 10월 8일,

#겨자씨말씀 #프란치스코교황 #씨뿌리는자
#틈새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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