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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방은 한국의 지방보다 독립적이다. 한국은 중앙 집권 체제가 구축된 지 오래지만, 일본이 중앙 집권 체제가 마련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다. 게다가 나라가 길고, 크게 4개 섬으로 나뉘어 있어 국내 이동이 쉽...
14/10/2025

일본의 지방은 한국의 지방보다 독립적이다. 한국은 중앙 집권 체제가 구축된 지 오래지만, 일본이 중앙 집권 체제가 마련된 것은 메이지 시대 이후다. 게다가 나라가 길고, 크게 4개 섬으로 나뉘어 있어 국내 이동이 쉽지 않아 수도 도쿄의 영향력은 한국의 서울만큼 크지 않다.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는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일본에는 〈도쿄신문〉, 〈홋카이도신문〉, 〈고베신문〉 같이 존재감이 있는 지방 신문이 적지 않다. 고치의 경우, 〈고치신문〉의 점유율이 88퍼센트에 달한다. 〈아사히신문〉이나 〈요미우리신문〉 같은 전국지를 읽는 사람이 소수다.

몇 년 전 중학교 친구끼리 결혼해서 결혼식에 갔더니 중학교 동창회 같은 분위기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나에게 무슨 일을 하냐고 묻기에 "신문 기자"라고 했더니 어느 신문사냐고 해서 〈아사히신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응, 들어 본 적 있어"라고 했다. 나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한국에서도 〈아사히신문〉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일본의 지방에서는 "들어 본 적은 있는" 신문사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국에도 지방 신문은 있지만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를 "들어 본 적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_나리카와 아야, 《지극히 사적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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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서양식 호텔은 대불(大佛)호텔이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다이부츠 호테루(大仏ホテル, Daibutsu Hotel)다. 인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디저트 커피를 제공한 곳, 조선 커피 1호점이...
10/10/2025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서양식 호텔은 대불(大佛)호텔이다. 일본식 발음으로는 다이부츠 호테루(大仏ホテル, Daibutsu Hotel)다. 인천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디저트 커피를 제공한 곳, 조선 커피 1호점이 대불호텔이라고 주장한다.

19세기 후반 들어 대불호텔은 서양에도 여러 차례 소개됐다. 1889년 미국 시사지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 1월호에 대불호텔 모습이 그림으로 소개됐는가 하면, 1904년 수집용 카드로 인기를 끈 영국 리빅 식품 회사의 리빅(Liebig) 카드에도 제물포항의 모습과 함께 대불호텔이 등장하고 있다. 리빅 카드 뒷면에는 “제물포는 대한제국의 서해안, 탄강4 남쪽 어귀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제국의 조약항 세 곳 중 가장 큰 항구다. 동시에 철도로 연결되어 있는 수도 서울의 항구이기도 하다. 제물포에는 일본, 중국 및 유럽 거주 구역이 있으며 약 20,000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라고 프랑스어로 쓰여져 있다.

대불호텔이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이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불호텔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커피를 제공한 곳, 말하자면 조선 커피 1호점이라는 주장은 아직 섣부른 판단이다. 이러한 주장은 대불호텔이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레스토랑을 갖추었고, 여기서 서양 음식까지 제공됐으니, 디저트로 커피가 분명 서비스됐을 것이라는 강한 추측 때문이다.

아펜젤러의 비망록에도 “저녁 식사를 위해 우리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테이블에 앉은 우리 앞으로 서양 음식이 놓였다”라는 회상뿐이다. 분명 커피가 후식으로 나왔을 텐데, 그 뒷 문장에 “디저트로 커피 한 잔이 나왔다”라는 한줄만 있다면 대불호텔은 분명 조선 커피 1호점이 맞을 것이다. 비록 언제 발견될지 모르지만 대불호텔의 확실한 커피 기록이 발견되기 전까지 디저트 커피에 대한 추측과 상상만으로 조선 커피 1호점을 인정하기에는 이르다.

-진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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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함을 느낄 때도 여전히 선을 행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십시오. 그들의 겸손 속에 새 세상의 씨앗이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17년 10월 8일,  #겨자씨말씀  #프란치스코교황  #씨뿌리는자  #틈새책방
05/10/2025

“비통함을 느낄 때도 여전히 선을 행하는 사람들을 신뢰하십시오. 그들의 겸손 속에 새 세상의 씨앗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2017년 10월 8일,

#겨자씨말씀 #프란치스코교황 #씨뿌리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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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은 왕실, 젠틀맨, 신사의 나라일까? '지극히 사적인 영국'은 그 이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진짜 영국'의 얼굴을 드러낸다.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피터 빈트는...
03/10/2025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은 왕실, 젠틀맨, 신사의 나라일까? '지극히 사적인 영국'은 그 이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진짜 영국'의 얼굴을 드러낸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피터 빈트는 잉글랜드 노동자 계층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해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을 바라본다.

그가 전하는 영국은 제국의 위광도, 젠틀맨의 격식도 아닌 '노동자 계층의 자부심'과 '공동체 매너' 위에 서 있는 나라다. "침착하게, 일상을 이어 가라(Keep Calm and Carry On)"라는 말처럼, 불편함과 모순 속에서도 묵묵히 일상을 지켜내는 태도가 영국인의 정체성이라는 것이다.

책은 한국인이 흔히 품는 영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 느린 변화, 계층 사회, 왕실의 상징성, 사르카즘과 유머, 그리고 제국과 식민지의 기억까지.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솔직하게 풀어내면서도 담담한 자부심과 풍자를 놓치지 않는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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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인을 자처하지만 사실 나는 문장 수집가이기도 하다. 순전히 책 제목 때문에 선택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벨랴코프 일리야의 《러시아의 문장들》이다. 러시아 문학에 대...
01/10/2025

독서인을 자처하지만 사실 나는 문장 수집가이기도 하다. 순전히 책 제목 때문에 선택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은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벨랴코프 일리야의 《러시아의 문장들》이다. 러시아 문학에 대한 특별한 문장의 표집과 쉬운 설명, 비교문화적 식견이 놀랍다. 출판계가 좋은 저자를 발굴했다. 미국·중국·일본에 편중되어 가는 문화적 이해를 다양화할 수 있는 매개로 계속 저술에 집중해주기를 기대한다.
-최재천 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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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주장으로 명분을 찾는 권력은 언제 어디에나 꼭 있기 마련이라, 자칫 휘둘리면 참사로 이어진다. 제노사이드 가해자가 된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나치 같은 악마, 무도한 테러리스트로 만드는 서사 뒤에 숨었다. 정착...
26/09/2025

거짓 주장으로 명분을 찾는 권력은 언제 어디에나 꼭 있기 마련이라, 자칫 휘둘리면 참사로 이어진다. 제노사이드 가해자가 된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나치 같은 악마, 무도한 테러리스트로 만드는 서사 뒤에 숨었다. 정착 과정에서 4번의 중동전쟁에 승리한 이스라엘은 실제 전력뿐 아니라 내러티브 조작 능력도 압도적이었다. 9.11 이후 무슬림을 전형적 악당으로 만든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서구는 무심하거나 잔인하거나, 각자 이익에 따라 편한 서사를 택했다.

아무리 역사가 승자의 것이라 해도 약자에 대한 말살을 정당화하는 하지 않을 만큼 인류는 진보했다고 믿고 싶다. 국제 사회가 대체로 무심하다고 해도 종족 말살, 점진적 대량 학살을 외면하는 대열에 동참하고 싶지 않다. 더구나 우리는 일제가 ‘인도에 반하는 범죄’를 저지르며 사람들을 유린한 시절을 근대화로 미화하는 이들을 목격하고 있다.

식민지를 수탈하거나, 종족 말살을 시도하거나, 가해자는 언제나 역사부터 덧칠했다는 것을 명심하자. 자기들의 명분을 미화하고 상대를 무지렁이 혹은 악마로 만드는 것도 전형적 수법이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태에, 저기 또 시끄럽네, 쟤네 또 싸우네, 정도의 무심함 대신 무엇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읽었다. 이 책.

-정혜승, 북살롱 '오티움' 공동대표 & 국민청원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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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극히사적인영국영국은 아직까지 맨리(manly)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한국에 비하면 느리다.맨리 문화의 목적은 자신이 ‘무리의 일원(one o...
24/09/2025

#지극히사적인영국

영국은 아직까지 맨리(manly)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한국에 비하면 느리다.

맨리 문화의 목적은 자신이 ‘무리의 일원(one of the lads)’임을 증명하는 데 있다. 남자들 무리 안에서 튀면 안 되고, 자신이 그 무리에 소속돼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이런 문화를 처음 배우는 곳은 역시 스포츠 활동이다. 보통 영국 남자들은 축구를 하면서 맨리 문화에 노출된다. 나도 어릴 적에 축구를 하면서 팀플레이를 하고 파이팅하는 방법을 배웠다. 코치의 말을 듣고, 내 역할에 맞게 플레이하며, 태클을 할 때는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야 한다. 그래야 인정받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무리가 형성되고 동료들 간에 끈끈함이 생긴다.
..

이런 시간을 지내면서 무리가 형성되면 거의 평생을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이 무리 안에서는 무서울 게 없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는 펍에 가서 친구들이랑 축구를 볼 때가 가장 행복하다. 술 마시면서 축구를 보고, 이기면 기뻐서 소란을 피우고, 지면 기분 나쁘다고 난리를 피운다. 나가서 시비를 걸고 싸움을 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일탈을 하게 된다.

분위기가 이런 일탈을 부추긴다. 영국에서는 축구를 보면서도 남자답게 봐야 한다. 주변에 애들이 있든 말든 욕을 하고 상스러운 응원가를 부르고 상대 팀을 깔아뭉개야 한다. 같이 욕하고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러다가 밖에 나가면 표지판을 부수거나 물건을 집에 가져오기도 한다.

-피터 빈트, 《지극히 사적인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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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은 뇌의 산물일까,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일까? 이 책은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와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의 대화를 통해 인간 의식의 기원을 탐구한 기록이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검은 상자...
20/09/2025

의식은 뇌의 산물일까, 인간만의 특별한 능력일까? 이 책은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와 고생물학자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의 대화를 통해 인간 의식의 기원을 탐구한 기록이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검은 상자 안에 갇혀 있어 아무것도 직접 경험할 수 없다"라는 과학자의 냉철한 설명과 "감정과 상상력은 인간 고유의 본질"이라는 소설가의 따뜻한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두 저자는 기억, 자아, 자유의지, 인공지능 등 복잡한 주제를 유쾌한 대화로 풀어내면서도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로 독자를 이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과학의 정확성과 문학의 상상력이 충돌하며 만들어 내는 지적 유희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다움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복잡한 주제를 다루지만 두 저자의 친근한 대화 덕분에 어렵지 않다. 학교 현장에서 철학 수업이나 진로 탐색, 토론 활동의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다.

-황혜정 서울 창덕여중 국어교사

2025년 7월호 '도서추천위원회가 선정한 이달의 새 책·청소년 자연 과학 환경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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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이 말한다] 네팔의 Gen-Z는 왜 분노했나?선한 눈을 가진 이들이 살아가는 네팔이 혁명적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소위 'Gen-Z'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18/09/2025

[수잔이 말한다] 네팔의 Gen-Z는 왜 분노했나?

선한 눈을 가진 이들이 살아가는 네팔이 혁명적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소위 'Gen-Z'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 것일까요? 《지극히 사적인 네팔》의 저자인 수잔 샤키야 작가가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길지만 일독을 권합니다.

***

네팔은 오랜 독재 왕국 체제를 종식시키고 2008년에 공화국이 됐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수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SNS가 존재하지 않아서 외부 세계가 그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공화국으로 전환된 이후 정치인들은 새로운 네팔을 약속했지만, 헌법 제정에만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재는 하원 의원을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할 수 있으나,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되는 구조다. 이러한 정치 체제 속에서 한 정치인이 무려 다섯 차례나 총리직을 맡은 사례도 있었다. 결국 이와 같은 정치 운영 방식은 국가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권력을 잡은 이들만이 번갈아 가며 그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부패한 왕정을 종식시키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이들이 그대로 권력과 부를 독차지했다.

2025년 네팔의 이른바 ‘Gen-Z’는 단순한 반정부 시위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누적된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표출이다. 시위의 대상이 된 정부뿐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공직 사회와 정치권 전반에 이어져 온 부정과 기득권 구조는 네팔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잘못된 스위치를 눌렀고, 네팔 사회 전반에 억눌려 있던 좌절과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거대한 사회적 움직임으로 발전했다.

🇳🇵왜 Gen-Z인가?
‘Gen-Z’ 혁명으로 불리는 이번 시위는 10대에서 20대 사이의, 이른바 Z세대 위주로 일어났다. 이들이 시위의 주역이 된 것은 단순히 젊기 때문만은 아니다. ‘Gen-Z’는 현재 네팔의 중심이 되는 세대다. 네팔의 중위 연령(Median Age)은 25세다. 네팔은 전 인구의 반이 25세 이하라는 의미다. 15세에서 29세 사이의 인구는 약 900만 명이다. 네팔 인구가 3,000만 명인데, 약 3분의 1이 Z세대에 속하는 것이다. 네팔에서 ‘Gen-Z’는 어린 친구들이 아니라 네팔의 사회와 경제를 이끌고 있는 세대인 것이다. 이는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1980년 한국의 중위 연령은 20세, 1990년 중위 연령은 25세다.

그런데 Z세대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3저 호황 속에 고도 성장을 이룬 한국과 달리 네팔의 청년 실업률은 20퍼센트가 넘는다. 실업률이 높으니 취업을 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많다. 2020년대 들어 네팔은 매년 인구의 1.5퍼센트인 30~40만 명가량의 인구가 해외로 순유출되고 있다. 네팔의 해외 거주 인구는 약 300~50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전 인구의 10퍼센트 이상이 일하거나 공부를 하기 위해 해외에 나가 있는 것이다.

🇳🇵혁명의 트리거가 된 SNS 차단 조치
네팔은 경제 문제만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불안 요인을 안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불만들이 SNS를 통해 표출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에는 정치 엘리트 계층의 일상, 특히 그들의 자녀들이 부를 과시하는 생활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젊은 세대의 불만은 더욱 거세졌다. 네팔의 젊은이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정치 기득권 자녀들의 영상을 비판적 메시지와 함께 공유하며 ‘네포 키즈(nepo kids)’ 해시태그 운동을 전개했다. 네포 키즈는 ‘nepotism kids’를 줄인 말로, 한국어로 하자면 금수저, 특권층 자녀 등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본 해외의 네팔 청년들은 “나는 해외에서 공부하면서 하루에 10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이들은 내가 보낸 돈을 세금으로 뜯어먹으면서 호화롭게 지낸다”며 분노했다. 해외 노동자가 보낸 송금은 네팔 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네포 키즈’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자 네팔 정부는 즉각적으로 TIKTOK과 VIBER를 제외한 26개 SNS 플랫폼 접속을 차단했다. 정부는 해외 SNS 기업들에게 1주일 안에 네팔 내에서 등록을 완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외 기업들이 네팔에서 정식으로 장사를 하라는 조치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시기가 문제였다. 이 조치는 사실상 네팔 기득권에 대한 비판을 막기 위해 네팔의 경제와 사회를 뒤흔든 일이었다.

네팔은 아직 온라인 쇼핑이나 디지털 서비스가 한국이나 다른 IT 강국들처럼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다. 그래서 네팔인들은 SNS 플랫폼을 통해 거래나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전자상거래의 50퍼센트가 SNS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침체된 경제 상황에서 SNS 차단 조치는 언론만이 아니라 일상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었다. 여기에 정부의 차단 조치는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네팔은 보통 10월에 더샤인(Dashain) 축제가 열린다. 한국으로 치면 추석 그 이상의 명절이다. 가족 간의 유대가 깊은 네팔인들은 언제나 가족들과 연락하면서 지낸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인해 가족과의 연락이 어려워졌다. SNS는 싸고 편하게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소통이 끊겨 버린 것이다. 네팔의 해외 거주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 이상이다. 거의 집집마다 해외에 나가 있는 가족이 하나쯤은 있는 셈인데 연락이 끊긴다고 생각해 보라.

청년층은 정부의 SNS 차단 조치에 대해 반대하는 평화 시위를 예고했고,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정부는 그들에게 총을 쏘고 말았다. 19명이 숨졌다. 시위는 혁명이 됐다. 정보 기관부터 정치인이 분노의 타깃이 됐다.

🇳🇵이념이 아니라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혁명이 기존의 친중 정권 붕괴 혹은 반공 시위인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그런 것과는 관계가 없다. 네팔에는 여러 종류의 공산당이 많고 그중 일부는 오랫동안 정권을 잡아왔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

네팔에서 공산당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사회경제적 요구, 민주화 과정의 정치적 경험, 그리고 외교적 자율성을 추구하는 역사적 맥락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네팔은 오랫동안 불평등한 토지 구조와 빈곤 문제를 안고 있었고, 공산당은 토지 개혁, 사회적 평등, 교육·보건 확대를 강하게 주장하며 농촌과 서민층의 지지를 얻어왔다. 또한 1990년대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정치적 혼란이 반복되면서, 반군 투쟁을 거쳐 제도 정치에 진입한 마오이스트 세력은 ‘민중을 대변하는 강한 대안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확립했다. 대외적으로는 마오이스트 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주요 정당들이 인도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나, 혁명 이후 새로운 이념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균형과 자주성이 강조되었고, 그 결과 중국과의 협력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

특히 인도의 무역 봉쇄나 내정 간섭으로 비쳐질 수 있는 외교적 압박은 국민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네팔은 역사적으로 인도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좋게 말하면 의존도가 높고 나쁘게 말하면 종속된 것과 마찬가지다. 북쪽에는 히말라야가 펼쳐 있고 나머지 국토는 모두 인도에 둘러싸인 네팔로서는 인도를 통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고립되어 버린다. 그리고 인도는 그런 점을 활용하여 네팔을 길들여 왔다. 네팔로서는 인도에 좋은 감정만을 가지기 어렵다.

공산당은 이를 민족주의적 정서와 결합시켜 지지를 확장했다. 여기에 중국의 인프라 투자, 일대일로 참여, 교통망 구축 같은 실질적 제안은 네팔의 발전 기대와 맞물려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요컨대 네팔 공산당의 인기는 사회경제적 개혁에 대한 대중의 열망, 정치적 대안으로서의 위상, 그리고 마오이스트 혁명 이후 나타난 대외 전략의 전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열망을 받아 정치인이 된 세력들이 똑같이 부패했고, 혁명의 대상이 됐다. 무능과 부패에 대한 저항에는 이념이 낄 자리가 없다. 네팔 사람들은 공산당이나 친중이라서가 아니라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와 그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네팔인들이 공산주의 사상을 원하고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내세웠던 토지 개혁과 민주공화정 수립을 지지했던 것이다.

🇳🇵공정하고 법 앞에 평등한 민주공화국을 원한다
9월 14일까지 사망자는 72명이다. 전 대법원장이었던 수실라 카르키(Sushila Karki)가 임시 총리로 취임하여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네팔 사람들은 최초의 여성 대법원장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권력과 부패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아직 성과가 나온 것은 없지만 2025년 혁명은 기존의 권력에 타격을 주고 흔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Z세대의 영향력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다. 1980년대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네팔의 Z세대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해외에 산 지 15년 된 네팔인으로서, 2025년 혁명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청년들이 부패와 족벌주의, 자유 억압에 맞서 책임 있는 정치를 요구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소셜미디어 차단에 맞선 시위와 희생 끝에 과도 정부가 출범한 것은 우리가 투명성, 권력의 책임, 자유 회복을 바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네팔 사람들은 공정한 기회와 일자리, 서비스 개선, 법 앞의 평등을 원하고 있으며, 해외에 사는 우리에게 가장 큰 바람은 재외투표 보장에 있다. 이미 2018년 대법원이 이를 명령했지만 아직 제도화되지 못한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

해외 송금이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재외투표와 함께 영사 서비스, 노동자 권익, 투명한 송금·투자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우리는 네팔 정치에 새로운 얼굴과 세대가 등장해 낡은 정치 문화를 바꾸고 국민에게 더 가까운 정치를 실현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혁명이 부패 억제와 청년 일자리 확대, 자유 보장, 그리고 해외 네팔인의 권리 확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2025년 네팔 혁명은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네팔 국민의 간절한 움직임이다. 네팔은 매우 아름다운 나라지만, 어느 나라든 완벽할 수는 없듯이 여러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지극히 사적인 네팔》에서도 밝혔지만 네팔은 이제 막 민주주의를 시작하는 나라다.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한국인 여러분들이 네팔 국민들의 마음을 공감해 주시고, 그들의 노력과 열망을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 이러한 따뜻한 이해와 연대가 네팔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두 나라의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드는 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신간  | 노동자 계층의 시각에서 본 '영국'외국인이 직접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틈새책방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의 신간, 《지극히 사적인 영국》이 출간됐다. 《지극히 사적인 이탈리아》, 《지극히 ...
11/09/2025

#신간 | 노동자 계층의 시각에서 본 '영국'

외국인이 직접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틈새책방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의 신간, 《지극히 사적인 영국》이 출간됐다. 《지극히 사적인 이탈리아》,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지극히 사적인 네팔》, 《지극히 사적인 일본》에 이어 여섯 번째다.

이번 책은 2008년부터 한국에 정착해 살아온 잉글랜드 출신 피터 빈트가 들려주는 영국 이야기다. 그의 영국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노동자 계층(working class) 출신으로 영국의 명문교인 ‘퀸 엘리자베스 스쿨’과 ‘킹스 칼리지 런던’을 졸업한 저자는 ‘젠틀맨의 나라’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영국을 보여 준다. “Keep Calm and Carry On(침착하게, 일상을 이어 가라)”으로 상징되는 정서는, 겉으로는 모순처럼 보이는 관습과 질서가 사실상 사회를 지탱하는 힘임을 드러낸다. 왕실과 귀족의 화려함 뒤에는 느리지만 고유한 매력을 지닌 또 다른 영국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저자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어린 시절부터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두 나라의 차이를 경험한 그는, 그 간극에서 드러나는 매력을 포착해 낸다. 한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왕실·계층 문화, 남성 중심의 무리 문화, 제국과 식민지에 대한 시선, 음식에 대한 자부심 등을 한국 독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특히 주목할 내용은 영국성(Britishness)에 관한 담론이다. 영국은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영국성에 대한 담론이 공론장으로 나왔고, 어떻게 영국인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혼혈인 저자는 영국인으로 인정받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인종, 종교, 계층, 재산이 아니라 영국인으로서의 매너라고 말한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영국인의 자격이라는 것이다. 이는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향하는 한국이 ‘한국다움’을 고민할 때 참고할 만한 시사점이 된다.

이 책은 영국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면서도 영국 특유의 유머와 사르카즘을 놓치지 않는다. 어떤 이야기도 위트와 풍자를 곁들여 풀어내는 태도는 독자를 ‘낯설지만 매혹적인 영국’으로 안내한다. 포장 없는 그의 시선은 다른 매체에서는 보기 힘든 ‘진짜 영국인’의 모습을 전한다.

《지극히 사적인 영국》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영국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오늘의 영국을 담았다. 모순으로 가득한 듯 보이지만 전통 위에 굳건히 서 있는, 그래서 더 매력적인 나라. 영국에 대한 자부심과 풍자가 교차하는 저자의 시선은 독자를 ‘진짜 영국’으로 데려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극히사적인영국 #피터빈트
#틈새책방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러시아의 문장들》의 저자 일리야 벨랴코프 교수와 세계적인 외교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OFF AMERICA’라는 주제를 두고 대담을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1/09/2025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러시아의 문장들》의 저자 일리야 벨랴코프 교수와 세계적인 외교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OFF AMERICA’라는 주제를 두고 대담을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IVE TALK 02 안드레이 란코프 & 일리야 벨랴코프 'OFF AMERICA'

🗽소개

'아이브매거진'이 기획한 두번째 토크 'OFF AMERICA'가 9월 21일 일요일 7시 - 9시 책방무사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송주환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되며 대담자로는 2017년 '포린폴리시의 '세상을 바꾼 50대 사상가'에 선정된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교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와 블라디보스토크 '서태지' 공연을 통해 한국을 접하고 삼성전자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는 비정상회담 출신 러시아계 한국인 '벨랴코프 일리야'가 함께합니다.

주제는 'OFF AMERICA'로 정했습니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자본주의'가 고장났고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민주주의'가 고장났습니다. 미국이 자랑하는 원투펀치(자본주의 & 민주주의)를 잃은 그들의 미래와 그로 인해 발생할 힘의 공백 현상 그리고 그 불안감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미국에 의한 소련의 붕괴를 직접 경험한 레닌그라드국립대학 운동권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와 한국 안에서 미국의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몸소 느끼고 있는 '일리야 벨라코프'야말로 이 주제에 누구보다 적합한 연사일 것입니다. 한국인으로서, 아시아인으로서 그리고 세계인으로서 우리의 미래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담

1. 안드레이 란코프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는 1963년 구(舊)소련레닌그라드에서 출생했고, 1980년에 레닌그라드국립대학교 아시아학부에 입학했다. 1984∼85년 김일성종합대학교 조선어문학과에서 유학했다. 1989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한국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1996∼2004년에 호주 국립대학교 한국사 조·부교수로 지냈다. 2004년부터 국민대학교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 부문은 북한 역사, 북한 사회이다. 영어, 한국어, 러시아어로 출간한 도서 10여 권이 있다. Crisis in North Korea : 1956 and failure of de-Stalinization (2004), North of the DMZ (2007) 『리얼 노스 코리아』 등을 펴냈다.

2. 벨랴코프 일리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16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뒤에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언어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러시아어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를 넘나들며 러시아와 한국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있고, 한국 및 러시아 문학 작품을 양국에 소개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러시아어로 번역했고, 러시아 그림 에세이 《어딘가엔 나의 서점이 있다》를 한국에 소개했다. 저서로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2022)가 있다.

🎤진행

송주환 | 아이브매거진 편집장
서강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현대카드’에서 브랜드와 디자인 업무를 ‘네이버’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했다. 2014년부터는 ‘아이브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인터뷰 미디어인 ‘아이브매거진’과 브랜드 컨설팅 컴퍼니인 ‘아이브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뮤지션이자 작가인 '요조'와 '책방무사 서울'을 함께 하고 있다.

🗽기획 | 아이브매거진

🗽인원 및 참가비 | 20명, 3만원
*'구매 확정' 후와 '당일 취소'는 진행이 불가합니다.

🗽일정 |
2025년 9월 21일 일요일 19:00 – 21:00

🗽장소 |
책방무사 서울 / 마포구 서강로 121 맹그로브 신촌 1F

🗽문의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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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의 시작을 다시 떠올려 본다. 찰리와 니콜이 서로의 장점을 말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행복했던 결혼 생활이 차곡차곡 지나간다. 장점이 운명인 줄로만 알았던 이 두 사람은, 사실 이혼을 앞두고 있다. 니콜은 부부 ...
09/09/2025

“영화 의 시작을 다시 떠올려 본다. 찰리와 니콜이 서로의 장점을 말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행복했던 결혼 생활이 차곡차곡 지나간다. 장점이 운명인 줄로만 알았던 이 두 사람은, 사실 이혼을 앞두고 있다.

니콜은 부부 상담 과제로 종이 한가득 써 낸 남편의 장점을 차마 입 밖으로 읽지 못한다. 그토록 사랑한 이유가 많았던 두 사람의 마주치지 않는 눈빛이, 멀리 떨어져 앉은 거리가, 헤어져야만 하는 이유를 대변할 뿐이다.

‘결혼의 끝에서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라는 넷플릭스에 적힌 한 줄의 영화 설명은 우리에게도 분명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필요함을 알려 주고 있었다.”

_로사,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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