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7/2025
🌧️🐾 《도봉이 그리기》가 나오기까지 이초혜작가가 남긴 도봉이에 대한 기록들을 공유합니다.
벌써 작가의 여섯 번째 기록이네요.
슬픈 기억은 마주하는 게 두려워 자꾸 피하게 되지요.
작가는 그런 감정조차 조용히 그러안고, 도봉이와의 추억을 꺼내 놓았습니다.
이자람 공연예술가의 추천사처럼,
강아지를 사랑하는 일, 사랑했던 일이
그들이 떠난 후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뿐히 넘어서게 하는 건
그 사랑이 결국 축복이기 때문이겠지요.
이제 내일이면 북펀드가 마무리됩니다.
《도봉이 그리기》가 독자 여러분께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
다음 날, 처음보다 상태가 조금 나아져 호흡기를 떼었다.
거실 중앙에 있는 소파에 누워 도봉이를 안고,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큰 창 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검은색 무늬의 등이 부풀어올랐다 내렸다가를 반복한다. 나는 마음이 편해진다. 낯선 곳, 한겨울, 회색빛 흐린 하늘 아래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단단해 보이는 나무들과 한적한 시골 마을 풍경이 우리는 지금 괜찮다고 해주는 것 같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회복이 다 된 것은 아니어서, 사료를 물에 불려 경단처럼 만들어서 억지로 입을 벌려 먹여야 했다. 밖에도 나가기 싫어했다. 밥을 먹고, 물 먹고, 똥오줌을 싸고, 잠 자는 것… 일상적이고 당연했던 것들이 어느 하나 쉽지 않고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고마움과 미안함, 안쓰러움과 속상함이 섞인 복잡한 마음을 뒤덮는 것은 두려움이었다. 앞으로 있을 일이 예상이 되면서도 그 슬픔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막막함을 더했다.
#이야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