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2026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미친 놈'이라고 불렀다. 아이들은 그에게 돌을 던졌다. 그런데 그가 다리 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사람들이 그의 자리를 정리하자, 플라스틱 꽃다발이 수백 개 나왔다. 마을의 모든 전봇대마다 하나씩. 아이들이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게 하려고, 매일 밤 꽃을 꽂아둔 것이었다. 그를 때렸던 한 소년이 장례식장에 와서 진짜 꽃 한 송이를 놓았다. '미안합니다. 당신이 더 사람이었어요.'"
전봇대의 꽃
그는 '미친 놈'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길거리를 배회했고, 혼잣말을 했다. 옷은 더럽고, 냄새가 났다. 아이들은 그에게 돌을 던졌다.
"야, 미친 놈!"
그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냥 서 있었다. 그리고 가끔 웃었다.
그의 집은 없었다.
다리 밑, 낡은 방수포 하나. 그게 그의 집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무시했다.
"저 사람, 왜 저렇게 살지?"
"정신병이 있대. 가까이 가지 마."
아무도 그의 이름을 몰랐다.
그냥 '미친 놈'.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마을의 모든 전봇대. 하나같이 꽃이 꽂혀 있었다.
싸구려 플라스틱 꽃. 낡고, 때가 탔다.
하지만 정성스럽게 묶여 있었다.
"누가 한 거지?"
"모르겠네. 귀신이 있나?"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이상한 현상.
한 소년이 있었다.
열일곱 살. 그도 미친 놈에게 돌을 던진 적이 있었다.
"야, 미친 놈! 왜 여기 있어?"
그는 아무 말 없이 웃었다.
소년은 짜증이 났다.
"웃기만 해? 미쳤나 봐."
친구들과 함께 비웃었다.
그때는 그게 당연했다.
어느 날, 그는 죽었다.
다리 밑에서. 탈진.
누군가가 발견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시신을 수습했다. 장례식은 작았다. 아무도 울지 않았다.
며칠 후, 사람들은 그의 자리를 정리했다.
방수포 아래, 낡은 상자들.
사람들은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플라스틱 꽃다발이 가득했다.
수백 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묶여 있었다.
그리고 쪽지.
한 사람이 쪽지를 집어 들었다.
읽었다.
"2023년 3월 5일. 오늘은 1번 전봇대. 거기 서 있는 아이가 밤을 무서워했다. 그래서 꽃을 꽂았다. 꽃이 있으면 어둡지 않을 거야."
또 다른 쪽지.
"2023년 4월 12일. 2번 전봇대. 저기 있는 아이가 혼자서 학교를 간다. 무섭겠지. 꽃을 주었다. 플라스틱이라 시들지 않아. 좋아."
"2023년 7월 9일. 3번 전봇대. 비가 왔다. 아이들이 우산 없이 기다린다. 나는 꽃을 꽂았다. 꽃이 있으면 비도 덜 올까? 나는 바보다."
사람들은 계속 읽었다.
"2023년 10월 21일. 오늘 나는 아이들에게 돌을 맞았다. 아팠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미쳤으니까. 미친 사람은 아파도 괜찮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프면 안 된다. 그래서 오늘도 꽃을 꽂았다."
"2024년 1월 8일. 겨울이다. 아이들이 춥다. 나는 꽃을 꽂았다. 꽃이 따뜻해지는 건 아니지만, 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는 이 일을 멈출 수 없다."
"2024년 6월 4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나는 몇 살인지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꽃을 꽂았다. 누군가는 나를 기억할까?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꽃을 기억한다."
사람들의 손이 떨렸다.
"2025년 3월 11일. 오늘 나를 때린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울고 있었다. 집에 가기 싫다고. 나는 알았다. 나도 집이 없으니까. 그래서 꽃을 꽂았다. 그 아이에게 말하고 싶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나도 여기 있어.'"
"2025년 8월 19일. 전봇대마다 꽃이 있다. 이제는 마을이 예뻐졌다. 아무도 모르지만, 나는 행복하다. 아이들이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으면 된다."
"2026년 2월 7일. 나는 요즘 많이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 숨이 차다. 하지만 꽃은 꽂아야 한다. 내일은 24번 전봇대. 거기 있는 아이가 제일 어리다. 그 아이가 가장 무서울 테니까."
"2026년 5월 31일.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나는 28번 전봇대까지 꽂았다. 마을의 모든 전봇대. 이제 아이들은 어둠이 무섭지 않을 거야. 나는 갈 준비가 되었다. 나는 이 마을을 떠나도 된다. 하지만 내 꽃들은 남을 것이다. 부디 아이들이 행복하길."
마을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며칠 후, 장례식장에 한 소년이 왔다.
열일곱 살. 그를 때렸던 소년.
손에는 진짜 꽃 한 송이.
그는 빈소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안합니다."
"나는 당신을 미친 놈이라고 불렀습니다."
"돌을 던졌습니다. 비웃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은 우리를 위해 꽃을 꽂고 있었습니다."
"저는... 저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꽃을 상 위에 올려놓았다.
"고맙습니다. 저는 이제 어둠이 무섭지 않아요."
"당신 덕분에."
눈물이 흘렀다.
처음으로, 누군가 그를 위해 울었다.
그날 밤, 마을 사람들은 전봇대로 나갔다.
각자 하나씩, 플라스틱 꽃 옆에 진짜 꽃을 꽂았다.
국화, 장미, 백합.
값비싸지 않았다. 하지만 정성스러웠다.
한 아이가 말했다.
"아저씨, 여기 꽃 받아요."
"저는 이제 안 무서워요."
"아저씨 보고 싶어요."
바람이 불었다.
플라스틱 꽃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가 웃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미친 놈'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아직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그들은 그를 '꽃 아저씨'라고 불렀다.
그리고 매년 봄, 전봇대마다 꽃이 피었다.
플라스틱 꽃과 진짜 꽃이 함께.
그가 남긴 작은 정원.
그가 남긴 가장 큰 사랑.
여러분 주변에 '미쳤다'고 무시했지만, 알고 보니 가장 따뜻했던 사람이 있었나요? 오늘, 그분에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해보는 게 어떨까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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