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5/2022
프롤로그
그동안 중남미를 너무 몰랐다
2022년은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게나 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 안보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이때, 우리가 전략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지역은 바로 중남미이다. 에너지, 자원, 식량의 공급지로 중요하며, 4차 산업 시대에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다양한 기술/환경 협력이 가능한 곳으로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동안 한-중남미 관계는 잠재성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일례로 한국과 중남미간의 교역동향을 보면, 2011년 교역량의 정점을 찍은 후 지금까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무역수지 적자로 돌아섰다. 아마도 중남미와는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멀었던 것 같다.
이제는 한-중남미 관계에 다시 한 번 박차를 가할 때이다. 2022년은 한국이 중남미 15 개국(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공화국,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파라과이, 자메이카, 아이티)과 수교한지 60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이다. 또한, 우리 정부에서도 주요국과의 FTA 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공공기관에서도 공적개발원조(ODA), 무역투자진흥 활동에 열심을 내고 있다. 우리가 동반자인 중남미 사람들을 더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필자는 중남미와 관련하여 학업과 업무를 해온 지 벌써 30년이 되어간다. 스물아홉에 멕시코로 떠나서 거의 15년을 중남미에서 시간을 보냈다. 초기 몇 년이 지난 후 중남미 사람들을 잘 안다고 생각을 했는데, 도리어 시간이 갈수록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과거 미국 이남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구식민지 지역을 중남미라고 부르지만, 이곳은 33개 독립국(멕시코와 중미 8개국, 남미 12개국, 카리브해 13개국)과 남아메리카 북동부 및 카리브해의 영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령 식민지로 이루어 진 다양하고 이질적인 넒은 지역이다. 최대 언어인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외에도 불어, 영어, 수많은 원주민 언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인종구성도 남미와 중미, 안데스 국가들 사이에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역사 면에서도 아즈텍(Aztec), 마 야(Maya), 잉카(Inca) 문명과 여러 토착 문명들이 흥망을 거듭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 통치기를 겪었으며, 독립 이후의 각 국가들의 발전과 갈등 등 너무나도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들로 얽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중남미와 중남미 사람들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시도하는 것은, 조금이나마 이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서이다. 개인의 경험을 절대화할 수도 일반화할 수도 없지만, 경험하지 않은 것을 살아있는 지식이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라틴사람들에 대하여 조심스레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동안 중남미의 정치, 경제, 역사, 문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관련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중남미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있었지만, 경제적/정치적 관점에서만 강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중남미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경우, 현지에서도 한국식 조직문화를 이식하려는 시도가 있어왔다. 이는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으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실패를 경험했다. 심지어 중남미로 파견된 주재원들 중에는 마치 점령군처럼 현지인들 위에 군림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중남미 사람들은 높은 권력거리로 인해 상급자(한국인 관리자)에 대한 예우와 존중, 순종성이 커 보이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자신의 행동이나 업무진행 방식의 문제점을 인식하기 어렵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쓰기 어렵게 악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자신의 방식대로만 중남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 했을 때, 의도대로 결과나 나오지 않으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현지인 핑계를 대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가 있다고 해도, 정확한 조리법과 조리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요리를 망치게 되는데, 인간관계는 그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인간관계의 황금률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 하라’이다. 지금은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를 대하라’라는 인간관계의 ‘백금률’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념이 확장되었다. 황금률에서는 나와 상대의 상황과 욕구가 비슷하다는 전제가 있는데, 백금률은 나의 생각과 기준이 아닌, 상대를 먼저 알고 이에 맞게 상대를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일의 근본은 인간관계이다. 사업도 외교도 협력도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부족하나마 경험을 바탕으로 중남미 사람들을 이해하고자하는 노력을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하였다. 한-중남미 관계와 앞으로의 방향, 또한, 미국에 살고 있는 많은 라틴계 사람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그리고 타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에드워드 홀(Edward Hall)의 맥락과 시간관, 홉스테드(Hofstede)의 문화차원 분석을 통해 중남미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향을 소개하였다. 현지 소통의 기본적인 내용과 코로나 이후의 소통방식, 또한 제가 들었던 여러 질문 중에 몇 가지를 골라 의견을 드리는 방식으로 설명하였다.
이 책이 중남미와의 소통에 관심을 가진 분들, 중남미 그리고 미국의 라틴계 기업인과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2년 1월 28일 황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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