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6/2026
[전시/신간 소개] 조문호 사진전
역촌동 사는 서울시민 J씨의 민주항쟁 동참기
2026년 6월 3일 – 6월 15일
11:00-17:50
갤러리 인덱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45 3층
무료 관람 | 휴관 없음
조문호 사진집
152쪽 | 220X290mm | 40,000원
1. 박제된 역사를 깨우는 40년 전의 필름
조문호의 사진전은 1987년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담은, 오랫동안 잊혀져 있던 필름을 다시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 전시다.
작가는 2월 박종철 군 추도식부터 6월 항쟁과 이한열 군 장례식 그리고 12월 대선에 이르기까지 1987년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카메라를 들고 관통했다.
당시 그 뜨거운 거리에서 촬영한 흑백 컬러 사진 30여 점이 선보인다.
현재 동자동 쪽방촌에 기거하고 있는 조문호는 사진계에서 권력과 재력을 멀리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그의 사진 세계는 《청량리 588》에서 《1987》, 그리고 현재 기거하고 있는 《동자동 쪽방촌》 작업으로 이어지는데, 피사체와의 동고동락을 바탕으로 한 현장성이 가장 큰 힘이다.
이번 전시는 1987년 민주화운동을 박제된 역사책 속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당시 거리에서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분투했던 이들의 생생한 고통과 감동을 날것 그대로 전달한다.
시위대와 경찰 사이라는 위태로운 경계에서 포착해 낸 장면들은 거대한 담론으로서의 역사가 아닌, 개인의 신체적 고통과 뜨거운 기억이 복합적으로 얽힌 시대의 목격담으로 기능한다.
2. 주류 저널리즘과 차별화되는 사소하고 위대한 디테일
당시 현장을 누비던 언론사 사진기자들이 모터드라이브를 장착하고 결정적 순간이나 극적인 대치 상황을 저널리즘적 시각으로 쫓았다면,
조문호의 시선은 다소 비껴서 있다. 그는 남들이 지나치기 쉬운 작고 사소한 디테일에 주목했다. 시위 현장의 스펙터클 자체를 영웅시하기보다,
거리를 가득 메운 이른바 '넥타이 부대'와 일반 시민들의 역동성을 묵묵히 기록했다. 차창을 열고 시위대에 박수를 보내는 버스를 타고 가던 시민,
부당한 시위 진압에 항의하는 아주머니, 방독면을 쓴 미화원 등 민중(시민)의 시각에서 1987년을 기록하였다.
인물들의 표정과 땀방울 속에서 배어나는 시대적 공기는 화려한 사진 기법을 압도하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작가의 말
사진기자들은 프레스카드에다 방독면까지 쓰고 결정적인 한 장을 위해 모터드라이브까지 장착하여 기관총처럼 난사하는데,
나까지 그런 사진을 찍을 필요는 없었다. 다들 주변의 사소한 것들은 지나치는데, 그런 것도 찍어야 할 것 아닌가?
사실 1987년 민주항쟁은 꼭 찍어 둬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도 있었다.
우리가 6월항쟁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부당한 권력에 다시 눈감지 않기 위해서다. 기필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어린 시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보고 들은 표어 ‘상기하자! 6.25’를 ‘상기하자! 6월항쟁’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조문호
조문호(1947-)는 줄곧 사람만 찍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청량리 588 여인을 비롯하여 강원도 두메산골 농민들, 인사동을 드나드는 풍류객, 장터를 떠도는 장꾼들, 쪽방촌 빈민들을 찍어왔는데, 모두 지나치며 기록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그들과 생활하며 작업한 것이다. 개인전으로 아시안게임전(1986, 파인힐갤러리), 동아미술제 초대전(1987, 국립현대미술관), 민주항쟁전(1987, 여백갤러리, 전농동 588번지전(1990, 프랑스문화원), 불교 상징전(1994, 코닥포토살롱), 전통문양 초대전(1995, 마산 디세네갤러리), 동강백성들전(2001, 혜화역 지하철 전시장), 태풍 루사가 남긴 상처전(2002, 왕산조각공원), 두메산골 사람들전(2004, 관훈미술관),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전(2007, 공화랑), 신명 설치전(2008, 정선 동강할미꽃축제장), 산을 지우다전(2008, 통인옥션갤러리), 인사동, 봄날은 간다전(2010, 북스갤러리), 장날, 그 쓸쓸한 변두리 풍경전(2015, 아라아트센터), 청량리 588전(2015, 아라아트센터), 사람이다전(2016, 브레송갤러리), 산골사람들전(2018, 정선그림바위예술발전소), 사람을 보는 따뜻한 눈, 조문호전(2021, 아라아트센터), 노숙인, 길에서 살다전(2021, 인사동 가두전), 인사동 이야기전(2021, 나무화랑), 버려진 사람들의 초상전(2023, 동자동 새꿈공원), 사람 사는 이야기(2024, 백암길 사람사진관) 등이 있다. 단체전으로는 한국 현대사진 대표작전(1986, 덕수궁미술관) 외 다수가 있다. 출판물로는 포토에세이 『노숙인, 길에서 살다』 『동강 백성들』, 사진집 『청량리 588』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천상병 사진집), 『인사동 이야기』 『두메산골 사람들』 『동강 백성들』 『불교 상징』 등이 있으며, 공저로 『우포늪』 『동강』 『낙동강』 『서울환경』 『한국불교미술대전』(전7권)이 있다. 동아미술제에서 연작 로 대상(1985), 아시안게임 기록사진 공모전에서 대상(1986)을 수상했다. 또한 강원다큐멘터리 작가(2002) 선정과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2018)을 수상했다. 그동안 『월간사진』 『한국사협』 『삼성포토패밀리』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1995년부터 10년 동안 한국환경사진가회 회장으로 우리나라 자연환경 기록에도 힘써왔다. 지금은 서울역 맞은편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며 빈민들의 삶과 인사동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