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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Moo, and …존재를 마음에 품는 것은,채우는 일이 아니라비워가는 과정이다.‘절대’로 시작되던 것들에서 ‘절대‘를 지워내고,또렷이 세워져 있던 경계를 허무는 과정. 명확한 인과의 논리가 무의미해지고,정...
08/24/2026

❄️ MooMoo, and …

존재를 마음에 품는 것은,
채우는 일이 아니라
비워가는 과정이다.

‘절대’로 시작되던 것들에서 ‘절대‘를 지워내고,
또렷이 세워져 있던 경계를 허무는 과정.
명확한 인과의 논리가 무의미해지고,
정답 없는 빈칸이 늘어가는 과정.
익숙한 나를 하나씩 내려놓고 스스로 낯설어지는 과정.

존재 하나가 온 우주보다 크다.
내 세계를 송두리째 버려야
하나의 존재가 온다.

❄️ 책_여름비여름비와 함께, 한 계절이 막을 내리고에르네스토 가족의 계절도 저물었다.에르네스토는 그 종막을주기가 닫히는 것이 아니라주기가 열리는 것이라 했다.우리 인생에는 몇 번의 주기가 있을까.얼마큼의 이별이 얼...
08/16/2026

❄️ 책_여름비

여름비와 함께, 한 계절이 막을 내리고
에르네스토 가족의 계절도 저물었다.

에르네스토는 그 종막을
주기가 닫히는 것이 아니라
주기가 열리는 것이라 했다.

우리 인생에는 몇 번의 주기가 있을까.
얼마큼의 이별이 얼마큼의 만남과 맞닿아 있으며
끝이라 여겨지는 시작은 또 얼마나 많을까.

유난히 긴 여름.
여름비가 내린다.

#마르그리트뒤라스 백수린 창비

❄️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동네해 질 녘 동네를 거닐다 집에 오는 길이면걸음마다 밥 짓는 냄새가 밟힌다.시공의 간격이 무색할 만큼어릴 적 귀갓길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같은 냄새, 같은 기분.그 시절에도 그랬다.구수하...
08/06/2026

❄️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 동네

해 질 녘 동네를 거닐다 집에 오는 길이면
걸음마다 밥 짓는 냄새가 밟힌다.

시공의 간격이 무색할 만큼
어릴 적 귀갓길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같은 냄새, 같은 기분.

그 시절에도 그랬다.
구수하고 달금한 냄새를 자분자분 밟고 걸으면
온몸에 온기가 돌았다.

마치 모두의 안녕이
밥 짓는 냄새로 증명되는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신호처럼.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무사히 돌아왔노라고.

더 멀리까지 띄워 보내지는 신호도 있다면 좋겠다.
안부를 주고받지 못하더라도
서로의 하루를 잠잠히 돌봐줄 수 있게.

❄️ 책_유리 조각 시간의미가 깃든 물건은하나의 응축된 세계다.그 안에는 다른 법칙의 시간이 흐르고물건은 배정받은 자기만의 시간을 산다.덕분에, 외관은 바래고 마모되어도세계를 관통하는 서사는 해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07/29/2026

❄️ 책_유리 조각 시간

의미가 깃든 물건은
하나의 응축된 세계다.

그 안에는 다른 법칙의 시간이 흐르고
물건은 배정받은 자기만의 시간을 산다.
덕분에, 외관은 바래고 마모되어도
세계를 관통하는 서사는 해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물건은,
흘러가는 시간을 살 수밖에 없는 우리를 대신해
특정한 시간을 끈질기게 살아내며
생명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일 것이다.
우리가 자꾸 무언가를 모으고 간직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은.

고작 물건 하나,가 아니다.

#성수진작가 나무옆의자

❄️ 영화_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삶이 제법 살아볼 만한 이유는이따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뜻밖의 보물을 발견하기 때문 아닐까.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방향으로 가더라도그래서 이르고자 했던 목적지에 닿지 못하더라도그곳...
07/20/2026

❄️ 영화_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삶이 제법 살아볼 만한 이유는
이따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하기 때문 아닐까.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그래서 이르고자 했던 목적지에 닿지 못하더라도
그곳은 세상의 끝이 아니다.
미처 그려보지 못한 또다른 세상일 뿐.

그 세상은 때로
이전의 꿈을 하얗게 지울 만큼
눈부시다.

그리고 빛의 근원은 언제나,
사람.
사람이 해답이다.

❄️ 새 식구, MooMoo살면서 사랑하는 존재가 하나둘 늘어나는 것이가끔은 두려웠다. 사랑한다는 건, 마음을 온전히 주는 일. 마음의 주체가 바뀌어내 맘대로 되지 않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것. 사랑한다는 건, 지...
07/14/2026

❄️ 새 식구, MooMoo

살면서 사랑하는 존재가 하나둘 늘어나는 것이
가끔은 두려웠다.

사랑한다는 건, 마음을 온전히 주는 일.
마음의 주체가 바뀌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는 것.

사랑한다는 건, 지키고 싶어지는 일.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지고
미세한 공기의 움직임에도 심장이 내려앉는 것.

사랑한다는 건, 자꾸 소망하게 되는 일.
하늘에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것.
내 몫의 소원까지 아낌없이 끌어다 쓰게 되는 것.

그런 것인 줄 다 알면서도
또 마음에 방 한 칸을 내어주고 말았다.

안녕,
무무.
어서 와.

❄️ 하나뿐인 할아버지💕
07/02/2026

❄️ 하나뿐인 할아버지💕

❄️ 책_구의 증명재작년 겨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한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내가 겪은 사랑하는 사람의 세 번째 죽음이었다. 불행히도 그 세 번을 다, 작별인사도 배웅도 하지 못하고...
07/01/2026

❄️ 책_구의 증명

재작년 겨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한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내가 겪은 사랑하는 사람의 세 번째 죽음이었다.
불행히도 그 세 번을 다,
작별인사도 배웅도 하지 못하고
멀리서 소식만 전해 들었다.

그런 이별은 슬픔을 회피하게 한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났다고 인정하고 나면
정말 끝인 게 돼버리니까,
영원한 끝이라는 건 대체 어떤 크기의 아픔일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겁이 나니까,
스스로 믿고 싶은 가짜 현실을 만들어내
그 안에 숨는 쪽을 택하는 거다.

여느 어른들의 삶이 그렇듯,
사는 일이 바쁘고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어
오랫동안 보지 못할 뿐이라고.
실은 세상 어딘가에서 묵묵히 생을 이어가고 있을 거라고.
밥도 지어 먹고 빨래더미 앞에서 한숨을 쉬기도 하고
티비를 보다가 깔깔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면서.

지루하리만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들의 일상을 멋대로 지어낸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만 슬퍼지게.

그런 식으로밖에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나는,
구의 죽음을 온몸으로 마주한 담이
구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에 대해
혐오를 드러낼 자격이 없다.

그저 생각해 본다.
구와 담의 사랑을.
오직 둘이 함께 맞서야 했던 세상 속에서
맨주먹으로 지켜낸 그 새빨간 마음을.

삶과 죽음, 정상과 이상의 경계를 허무는 사랑.
처음 만난 순간부터 죽음 너머의 영원까지
반드시 서로여야 하는,
대체되지 않는,
내가 그의 우주이고 그가 나의 우주인,
‘함께 있지 않아도 함께’인, 그런 사랑.

그만큼의 사랑을 빼앗긴 사람에게
한계라거나 정도라거나 통념 같은 것이 존재할까.
위아래, 좌우, 앞뒤가 모두 뒤죽박죽 엉키고
길이 아닌 곳도 길인 듯 달려가게 될지도.
다시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이 있다면
육체와 영혼이 산산조각난다 한들 망설임 없이 뛰어들지도.

그곳이 천국이든 또다른 생이든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다른 차원의 무엇이든
구와 담이 영원히 함께였으면 좋겠다.
그들의 바람대로,
천만년 만만년 뒤 인류가 모두 사라진 뒤에도
최후의 인간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구와 담은 계속해서, 사랑하고 있기를.

#책 #최진영작가 #구의증명 은행나무

❄️ 전시회_키크니 특별전밤이 찾아왔을 때별 하나 없이 짙은 어둠이 깔린 그런 밤칠흑의 반대편에 기다리고 있을 태양을기어코 마음속에 그려내는 사람이고 싶다.슬픔 속에서도 웃음을 건져 올리고메마른 가운데에도 다정을 꽃...
06/25/2026

❄️ 전시회_키크니 특별전

밤이 찾아왔을 때
별 하나 없이 짙은 어둠이 깔린 그런 밤
칠흑의 반대편에 기다리고 있을 태양을
기어코 마음속에 그려내는 사람이고 싶다.

슬픔 속에서도 웃음을 건져 올리고
메마른 가운데에도 다정을 꽃피우는
소박한 기적이고 싶다.

아니 그저
작은 별빛이나 촛불이나
바위에 고인 옹달샘처럼
아담하고 온화한, 마음이고 싶다.

#전시 #키크니특별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키크니 특별전 : 그렸고 그런 사이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keykney(키크니)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keykney(키크니)

❄️ 전시회_성률 기획전 ‘여름을 닮은 우리’ 나에게 여름은 늘 견뎌야 하는 계절이었다.학기가 끝나고 갑자기 내 앞에 툭 떨어진 시간덩어리를,살갗에 뜨겁게 달라붙는 햇볕을,그 햇볕에 갇혀 텁텁해진 공기를,살생의 죄를...
06/17/2026

❄️ 전시회_성률 기획전 ‘여름을 닮은 우리’

나에게 여름은 늘
견뎌야 하는 계절이었다.

학기가 끝나고 갑자기 내 앞에 툭 떨어진 시간덩어리를,
살갗에 뜨겁게 달라붙는 햇볕을,
그 햇볕에 갇혀 텁텁해진 공기를,
살생의 죄를 짓게 하는 온갖 벌레들을
두 눈 꼭 감고 전속력으로 달려 지나쳐 버리고 싶은 계절이었다.

그렇지만 매미는 좋았다.
정확히는, 매미 소리가 좋았다.
동네 매미들 전체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목청을 높일 때면
온 세상이 깨어 있는 것 같았다.
그건, 묘하게 마음을 안정시켰다.
모두가 깨어 있다.
한마음이다.
누구도 외톨이가 아니다.

여름밤, 활짝 열린 창으로 당당히 넘어오는
미적지근한 바람도 좋았다.
잠들었어야 할 시간, 네 식구가 함께
텅 빈 롯데리아에 모여 앉아 먹는 팥빙수도 좋았다.

나뭇가지 가득 매달린 잎사귀들이
햇빛을 머금고 반짝반짝 무음으로 웃어대는 풍경도 좋았다.
행복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꼭 그런 모습일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좋았던 것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덕분에 나는 늘 여름을 견뎌낼 수 있었구나.
무사히 여름을 통과해 가을로 건너갈 수 있었구나.

#전시회 그라운드시소 성수 seongr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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