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2025
기후대응댐은 윤석열 정부 환경부의 댐 건설 정책의 기조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홍수 예방과 가뭄 해소를 위해 작은 댐을 짓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31일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고, 석 달 후인 10월 22일에는 4개를 제외하고 10개 후보지를 선정했다. 또 올해 3월 12일에는 이중 1곳을 뺀 9곳을 확정했다.
댐을 짓는 일은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수몰해 없애는 결과를 낳는다. 때문에 댐 건설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대에 부딪혀 왔다. 기후대응댐 추진 과정에서 환경부가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주민 공감대가 생긴 뒤에 댐을 추진하겠다’는 것. 댐 건설은 건설로 인해 집을 잃어야 할 사람들이 그 피해를 감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주민 의견 청취가 필수인 이유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확정지 9곳을 발표하면서 ‘여론’을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당초 14곳 중 반대가 심한 5개 지역을 제외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화순 동복천댐과 청양·부여 지천댐은 ‘찬성과 반대가 비등’해서 협의체를 구성해 추가 논의를 진행하고, 양구 수입천댐, 단양 단양천댐, 순천 옥천댐은 ‘주민 반대가 심해’ 보류했다고 말한다.
환경부의 말만 보면, 환경부가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환경부 주장과 실상은 간극이 존재한다. 가령 ‘찬성과 반대가 비등한’ 곳이라고 환경부가 설명한 청양 지천댐의 경우 실제론 지자체장은 찬성하고, 대다수 주민들은 반대 중이다. 또 ‘주민 반대가 심한 곳’이라는 수입천댐, 단양천댐, 옥천댐의 경우, 지자체장까지 나서 반대 의사를 밝힌 곳이다.
이번에 환경부가 확정한 9개 후보지도 마찬가지다. 김천시 감천댐, 의령군 가례천댐의 경우, 지자체장이 댐 건설을 신청했지만 수몰 예정지 주민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다. 경북 김천시 감천댐의 경우, 주민들이 국회를 찾아가 댐 건설을 막겠다고 나섰다. 또 경남 의령군 가례천댐을 반대하는 우곡마을 주민들은 지금 살고 있는 마을을 그대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나, 의령군으로부터 확답을 듣지 못한 상태다. 환경부 설명대로 주민들의 의사를 바탕으로 기후대응댐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이들 지역은 확정 후보지에서 제외돼야 한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건설의 명분을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늘기 때문에 댐을 지어 비가 오기 전 물을 담아 놓을 공간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물그릇론’이다. 그러나 물그릇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환경부의 물그릇론에서 말하는 댐의 홍수 예방 능력 자체는 인정하지만, 작은 하천에 댐을 지을 경우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백경오 한경국립대 토목안전환경공학과 교수는 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대응댐 계획은 매우 작은 지류의 지류의 지류를 찾아서 댐을 짓는다는 계획”이라면서 “효과가 없다. 댐 이외의 다른 조치를 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대부분의 홍수는 집중호우 시기에 본류에서 흐르는 물 때문에 발생하는데, 작은 하천에 기후대응댐을 짓는 정책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대응댐 예정지 9곳 모두 작은 하천이다. 하천에는 많은 양의 물이 흐르는 본류가 있고, 그 본류로 흘러오는 작은 하천인 지류가 있다. 또 지류마다 해당 지류로 흘러드는 지류의 지류가 있다. 기후대응댐 예정지 9곳의 하천 상태를 보면, 작은 본류가 2곳, 지류 1곳, 제2지류(지류의 지류)는 4곳, 제4지류(지류의 지류의 지류의 지류)는 1곳이다. 특히 삼척시 도계읍에 흐르는 산기천은 규모가 작아 국가 하천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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