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사람

걷는사람 도서출판 걷는사람

신간안내💮📖“우리 사이에서 꽃은 그대로였고우리의 절반만 각자의 빛깔로 퇴색되고 있었다”달리아꽃의 붉은 빛깔에서 시작된 어긋난 감각,뒤엉킨 시간의 조각들이 다시 피어난다권기덕 시인의 시집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
08/07/2025

신간안내💮📖
“우리 사이에서 꽃은 그대로였고
우리의 절반만 각자의 빛깔로 퇴색되고 있었다”

달리아꽃의 붉은 빛깔에서 시작된 어긋난 감각,
뒤엉킨 시간의 조각들이 다시 피어난다

권기덕 시인의 시집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가 도서출판 걷는사람 시인선 126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시집에서 권기덕 시인은 죽음을 단순한 상징이 아닌 언어와 감각의 새로운 조율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죽음은 삶의 종말이 아니라, 삶을 닮은 또 하나의 질서이며 반복되는 감각의 기록입니다.

이 시집에서 삶은 더 이상 본질적인 무언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꽃 모양을 흉내”(「겨울 해변의 늪」) 내는 언어의 상태이자, 반복되고 어긋나는 형식입니다. “지난 계절의 이팝나무를 보면서 죽은 사람도 사람이라 국어사전을 뒤적거렸다.”(「장마」)라는 구절처럼, 살아 있음은 죽음의 반대가 아니라 죽음을 ‘닮은’ 상태로 제시됩니다. 이 닮음은 정교한 재현이 아닌, 어긋난 반복이자 실패한 흉내입니다.

또한 권기덕의 문장은 자주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고, 시간과 논리가 단절됩니다. “트랙 위에서 그림자가 돈다 묻은 것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심장으로 변해 간다”(「오르골」)처럼, 이러한 표현은 특정한 풍경을 묘사하기보다 감각 자체의 기형적 형태를 드러냅니다. 이처럼 의도된 파열과 부조리는 오류가 아니라,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여는 균열입니다. 독자는 바로 그 틈에서 다시 말을 시작할 가능성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처럼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는 독자에게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시를 읽는 일이 ‘현실’이라는 텍스트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부단히 복수화하는 생산적인 작업임을 환기시킬 뿐입니다.

이러한 시적 태도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지만, 바로 그 모순 속에서 시인은 죽음과 삶, 실패와 반복, 침묵과 언어가 교차하는 지점을 포착해 냅니다. 이 시집은 설명을 피하고, 완성보다는 균열 속에 머뭅니다. 말이 끝나는 자리에서 다시 말을 시작하는 감각, 그것이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가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조용하고 깊은 목소리입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권기덕 #닮은건모두아프고달리아꽃만붉었다 #삶 #죽음 #시간 #현실 #모순 #부조리 #균열 #기억 #실패 #반복 #침묵 #언어 #환상 #서점 #신춘문예 #시 #시집 #시인 #시추천 #시집추천 #책 #책추천 #카드뉴스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6월 19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쩜오책방에서 문경수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에는 최지인 시인님이 진행해 주실 예정입니다.🌊(참가 신청: 쩜오책방  문의/구글폼...
18/06/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6월 19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쩜오책방에서 문경수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에는 최지인 시인님이 진행해 주실 예정입니다.🌊
(참가 신청: 쩜오책방 문의/구글폼)

문경수의 인물들에게는 마땅히 맞서야 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결기가 배어 있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불편한 진실을 응시하려는 용기와 삶을 책임지기 위해 안간힘쓰는 마음까지도요. 서럽고 분하며 때로는 헛헛한 “삶의 치부로 내달”리면서도 “기꺼이 엎어질 줄”(박소란, 추천사) 아는 이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질긴 각오가 이 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기에, 시인은 “화염 앞에 다가서면서 마주한” 절망 너머로부터 “따뜻하다/환하고 밝은 게/때론 아름답기도 하구나”(「화마(火魔)」)라는 가혹하고도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산들바람만 불어도 공병처럼 울보가”(「탑동」) 될지라도 “이 어중간한 마음으로는/전속력으로 달려야 했다”(「울면서 달리기」)며 처절한 진창 같은 현실의 면면에 산재한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길어 올립니다.

문경수 시집 『틀림없는 내가 될 때까지』와 북토크 모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엊저녁엔 품에 죽어 가는 새를 안고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잰걸음했었지

살릴 수 있어. 살 수 있어. 살 거야.

그렇다면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나 정도면
나 정도 쓰면
이 도시의 잉걸불을 아름다운 점묘화라 말할 수 있나

그런 말을 가슴에 품는다고 다 시인인가

아, 오늘도 기어코 새는 죽지를 않는구나
―「남문사거리」 부분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문경수 #틀림없는내가될때까지 #제주 #글쓰기 #자연주의 #서정시 #서정 #위로 #안부 #삶 #죽음 #성장 #힐링 #시 #시추천 #한국시 #현대시 #시집 #내일을여는작가 #신춘문예 #책 #책추천 #낭독회 #북토크 #작가와의대화 #작가와의만남

다섯 명의 작가, 다섯 개의 형식시, 이야기, 주석, 사진, 만다라까지—문학의 경계를 넘는 다섯 송이의 실험이 하나로 피어납니다.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시인 송진권, 길상호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시와 사...
12/06/2025

다섯 명의 작가, 다섯 개의 형식
시, 이야기, 주석, 사진, 만다라까지—
문학의 경계를 넘는 다섯 송이의 실험이 하나로 피어납니다. 🌺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시인 송진권, 길상호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시와 사진, 이야기와 산문, 주석과 일기 등 다섯 가지 형식으로 펼쳐낸 새로운 문학 앤솔러지인 『다섯 더하기 시선은 하나』(기린과 숲)가 출간되었습니다.

송진권 시인은 이 시집에 동시 5편과 시작노트 5편을 실었습니다. 만화가를 꿈꾸다 시와 동시를 쓰게 된 그는, 오랜 시간 철도 일을 하며 낯선 도시와 역을 떠돌다 지금은 여객전무로 기차를 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엔 텃밭을 일구고 도서관에 들르며, 얼뜨기 농부이자 얼치기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천천히 꿰어냅니다. 그의 동시는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아이처럼 바라보는 마음으로 삶을 포근하게 어루만집니다.

걷는사람에서 보여준 송진권 시집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을 통해 보여준 다정하고 유쾌한 언어가, 이번 시집에서도 그대로 살아 숨 쉽니다.

길상호 시인은 시 10편과 사진 10장을 함께 실었습니다. 일상 속 장면들을 포착한 사진 위에 주석이 달린 시를 얹어, ‘사진 소시집’이라 불러도 좋을 따뜻한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산책하며, 고양이와 야옹거리다 문득 셔터를 누르는 시인.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언어와 조용히 번지는 담백한 이미지로 길상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잔잔한 울림을 전합니다.

저희 출판사 걷는사람에서 길상호 시인의 시집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산문집 『겨울 가고 나면 따뜻한 고양이』를 펴낸 바 있습니다. 이번 공저 역시 반가운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께 소개드립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다섯 송이의 시선이 하나로 모인 이 실험의 자리에서, 송진권 시인의 동시와 노트, 길상호 시인의 사진 시, 그리고 서로 다른 다섯 빛깔의 작업들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학의 풍경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걷는사람에세이 #걷는사람다시 #다섯더하기시선은하나 #송진권 #거기그런사람이살았다고 #따뜻한이불을덮고주무세요 #옥천 #길상호 #오늘의이야기는끝이났어요내일이야기는내일하기로해요 #오동나무안에잠들다 #겨울가고나면따뜻한고양이 #대전 #사진소시집 #시집 #공저 #시작노트 #시일기 #문학 #독서 #책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시추천 #에세이추천

신간안내🌗📖"나는 아직도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을 살고 있다.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그림자들의 얼굴을 찾기 위해."스스로를 겨누는 언어의 윤리존재하지 않는 얼굴을 위한 애도의 시김성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늘...
12/06/2025

신간안내🌗📖

"나는 아직도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을 살고 있다.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그림자들의 얼굴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겨누는 언어의 윤리
존재하지 않는 얼굴을 위한 애도의 시

김성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늘흔』이 걷는사람 시인선 125번째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시인의 말」)을 지나 비로소 내보이는 이 시집은, 어둠과 침묵의 시간을 견디며 ‘그림자뿐인 생’을 살아온 존재들의 언어 없는 고통을 비로소 ‘시’로 호명하는 작품입니다. 김대현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말하듯, 이 시집은 “자본에 내재된 구조적 모순과 이에 꾸준히 저항해온 이른바 노동시들의 계보와 친연성을 가지”면서도, 그것을 “내부에서 교란하는 낯섦”으로 전혀 새로운 정서적 국면을 열었습니다.

『그늘흔』은 제목 그대로, 그늘에 남은 흔적이자 흔적에 머무는 그늘의 시학을 펼쳐 보입니다. 여기서 ‘그늘’은 제도와 권력의 시야로부터 배제된, 사회가 관리하지 않는 존재들의 자리입니다. 말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말해지지 않도록 설계된 비가시의 장소. 시인은 그 침묵의 장소를 언어로 옮깁니다. 단정하거나 유려하지 않은, 뾰족하고 무거운 문장으로, 오히려 그늘의 윤리를 지키는 말들로 말합니다. “다친 글자들이 서로의 허리와 팔다리를 그러쥐고 안간힘으로 폐허를 전하려”(「사량 思量」). 그의 시는 말해지지 않은 존재들의 고통을 다시 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던 그 침묵 자체를 끌어안는 언어의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이는 결국 『그늘흔』 시집의 정서적 축과도 닿아 있습니다. 애도되지 못한 얼굴들을 기억하고, 잊힌 자들의 흔적을 언어로 복원하는 일. 김성백은 ‘말해지지 않았던 존재들’을 고립의 영역에서 끌어올려 ‘기억의 윤리’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김성백의 시는 “한 번 더 태울까요/그대로 박제라도 할까요”(「일인용」)라며 사라진 존재들의 육체가 아닌, 그 이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기억이란 단순한 회고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되는 억압의 구조를 인식하고 말해내는 실천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이에 시인은 “이 세계에 서명하지 않는”(「끝과 미안」) 방식으로 삶의 가장 어두운 자리에서 언어를 불러냅니다. “심장보다 더 뜨거운 언어”(「손잡이」)를 통해서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시를 읽는 일은 곧 얼굴을 찾아주는 일입니다. 김성백의 『그늘흔』은 그렇게 지워진 얼굴들 곁에서, 침묵을 잃지 않는 언어로, “흐릿한 기척을 부여잡고”(「시인의 말」) 끝내 “그 손을 누가 좀 잡아 줬으면 하”는 마음을 조용히, 그러나 끝내 포기하지 않고 건네는 시집입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 순간들. 그런 순간에도 말이 남아야 한다면, 그 말은 아마 이런 시였을 것입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김성백 #그늘흔 #그림자 #그늘 #노동 #노동시 #애도 #침묵 #죽음 #결핍 #언어 #위로 #슬픔 #인생 #회복 #서점 #책방 #김대현 #송경동 #시 #시집 #시인 #시추천 #시집추천 #책 #책추천

안녕하세요, 출판사 걷는사람입니다.😊오늘 점심, 망원역 인근에서 걷는사람 시인선 122호 『미도착』의 저자 남수우 시인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남수우 시인은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
05/06/2025

안녕하세요, 출판사 걷는사람입니다.😊

오늘 점심, 망원역 인근에서 걷는사람 시인선 122호 『미도착』의 저자 남수우 시인과 점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남수우 시인은 202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등장한 이후, 기억의 균열과 존재의 틈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시 세계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첫 시집 『미도착』은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끝내 도착하지 못한 마음들과 잊히지 않는 존재의 머무름을 돌아보는 시집입니다. 오늘 남수우 시인과 마주 앉아 나눈 시간은, 마치 그 시편들을 천천히 되읽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은 시인의 문장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루가 떠났던 열한 번째 여름으로부터 지금은 얼마나 멀어진 걸까. 아마 루라면 다르게 질문했을 것이다. 얼마나 다가선 거냐고. 언젠가 솔밭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우리는 벤치 하나를 골라 노랗게 덧칠하며 기념했다. 다시 돌아온댔지? 루의 말에 나는 게토레이를 마저 마시며 눈을 흘겼다.

매번 무성해지는 이야기 속으로 숨어들면서도 왜 너는 불쑥 다가오곤 했을까.

— 『미도착』 중에서

식사 자리에서는 시집 작업과 일상의 감각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와 시에 대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오갔고, 출판사로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걷는사람은 자신의 목소리로 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시인들과 함께, 묵묵히 문학의 길을 이어가겠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출판사 걷는사람입니다.😊걷는사람 시인선의 출발점, 기억하시나요? 걷는사람의 첫 책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99명 시인의 시를 모은 『검은 시의 목록』이었습니다. 문학이 사회를 외면하지 않길 바라...
05/06/2025

안녕하세요. 출판사 걷는사람입니다.😊

걷는사람 시인선의 출발점, 기억하시나요? 걷는사람의 첫 책은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99명 시인의 시를 모은 『검은 시의 목록』이었습니다. 문학이 사회를 외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출판사의 방향을 보여준 상징적인 책이었죠. 그 첫걸음이 지금의 걷는사람 시인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리숙하지만 우직하게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아 지은 걷는사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업들로 보인다. 김 대표에게 문학이란, 시는 무엇인지 왜 출판을 하는지 물었다.
“시는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 차제가 상처에 대한 치유다. 일상의 수많은 무의미한 일들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일을 통해 자신과 삶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ㅡ인터뷰 중에서

기사 전문은 하단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041444001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검은시의목록 #블랙리스트시집 #리얼리즘문학 #지역문학 #김해자 #김명기 #박태순 #김봄 #안지은 #전윤채 #김성규 #인터뷰 #경향신문 #시추천 #시집추천

출판사 걷는사람의 첫 책은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99명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엮은 시선집 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성규 걷는사람 대표는 “출판사의 첫 책은 ....

신간안내🌳📖"생각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의 깊이 안으로 기꺼이 들어가 보는 흐린 날상수리나무 책방의 적막만이 마을을 가득 채웠다"기억 저편에 남은 아버지의 헛기침, 아궁이의 연기, 둠벙배미의 풍경까지사람과 사람 사이, ...
05/06/2025

신간안내🌳📖

"생각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의 깊이 안으로 기꺼이 들어가 보는 흐린 날
상수리나무 책방의 적막만이 마을을 가득 채웠다"

기억 저편에 남은 아버지의 헛기침, 아궁이의 연기, 둠벙배미의 풍경까지
사람과 사람 사이, 느림과 비움의 시학​

김춘기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상수리나무 책방』이 걷는사람 시인선 124번째로 출간되었습니다. 시인은 오랜 시간 삶의 뒷면을 들여다보며 써 온 언어를 통해, 기억과 체온이 묻은 풍경들을 고요하고 단정하게 그려냅니다. 이 시집에서는 우리가 오래 잊고 살았던,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풍경이 조용히 되살아납니다.

김춘기 시인은 오랜 시간, 기억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가족과 고향의 장면들을 시로 써왔습니다. 그의 첫 시집에는 유년 시절의 냄새, 부모의 손길, 사소하지만 가슴 깊이 남아 있는 장면들이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처럼 펼쳐집니다. 「대화」에서는 인기척도 없이 들르시는 외할아버지를 위해 어머니는 “소주병을 꺼내서 제단에 술을 따르듯이 / 투박한 사기잔에 술을 가득 따르”시기도 하고 그 시간은 지나서 우리 앞에서 사라졌지만 “벽장의 소주병”은 그 시절과 함께 여전히 그대로이기만 합니다. 「저녁의 감촉」과 「아궁이 신발장」에서는 군불 피우는 새벽, 아버지가 신발을 아궁이에 넣어 따뜻하게 데워 주던 날들이 시 한 줄 한 줄에 고스란히 살아 숨 쉽니다.

김춘기의 시는 유행이나 경향을 따르지 않되, 누구보다도 ‘지금 여기’의 삶에 깊숙이 닿아 있는 시적 실천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 물방울이 얼마나 많은 사연을 쌓아야 / 내를 이루고 강을 이루고 바다를 이룰까”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 시간이 흘러도 기억은 스며듭니다. 흔적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천년이 지나도 / 벌레의 껍질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 (「시골 버스 정류장」)은 시골 풍경, 이것은 우리 역사 속에서 사라질지라도 기억의 한 부분으로 시의 한 장면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상수리나무 책방』은 바쁘게 살아온 나날들 속에서도 어딘가 가슴 한편에 남아 있는 ‘그 시절’의 조각들을 다시 불러냅니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일지라도, 이 시집 속 언어는 그곳의 공기와 감촉을 우리 곁으로 데려옵니다. 이 책은 이제는 어른이 된 우리 모두에게,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인간적인 서정을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오래 곁에 두고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정갈한 언어의 집 한 채가 되어줄 것입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김춘기 #상수리나무책방 #고독 #사랑 #삶 #죽음 #위로 #성장 #슬픔 #인생 #회복 #힐링 #서점 #책방 #전북작가 #안도현 #이병철 #전유성 #시 #시집 #시인 #시추천 #시집추천 #책 #책추천 #카드뉴스

신간안내🔮📖“진실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이상했다.”환상을 뒤집어쓴 허상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에도우리에겐 아직 명랑한 최선이 남아 있다강나윤 소설가의 첫 소설집 『남은 건 명랑한 최선』이 걷는 사람 소설 ...
26/05/2025

신간안내🔮📖

“진실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이상했다.”

환상을 뒤집어쓴 허상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에도
우리에겐 아직 명랑한 최선이 남아 있다

강나윤 소설가의 첫 소설집 『남은 건 명랑한 최선』이 걷는 사람 소설 17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강나윤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경쾌한 문체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삶의 불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현시대의 풍속도를 재기 넘치게 그려냈습니다. 강나윤은 여덟 편의 이야기에서 저마다 개성 있고 다채로운 인물들을 선명히 그려내지만, 그들은 언제나 이방인처럼 겉돌며, 남다른 사고방식과 언행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눈빛을 받아 내거나 좀처럼 주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들이 결백한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꿰뚫어 본 현실은 온통 부조리하며 의뭉스러운 것투성이에 머무르기만 합니다.

여간해서 좁혀지지 않는 그들과 세상 간의 거리는 웃음과 울음 사이를 왕복하며 얼마간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독자들에게는 방심을 유발할 만큼 유쾌하며 더없이 재미있고 사랑스럽게 다가갈 것입니다. 그 속엔 삶을 겹겹이 둘러싼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깊은 통찰이 곳곳에 스며 있어서, 언젠가 삶에서 분주함과 불안감을 마주할 때마다, 강나윤의 인물들이 지난한 고군분투 끝에 내린 용기와 확신에 찬 결심들이 하나둘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표제작 「남은 건 명랑한 최선」의 화자 ‘나’는 대학생으로, 취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만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지만, 동시에 끝없는 불안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무언가를 막연히 기대하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 학원의 홍보 영상을 운명처럼 마주하고 홀린 듯이 수강 등록을 하게 된 그는, 불행이 일찌감치 대비해 놓은 새로운 사건에 간파당해 “간단히 리셋”(「남은 건 명랑한 최선」)되고 맙니다. 역설적으로, 원점으로 회귀하는 상황이 지금까지의 실패를 딛고 앞으로 더욱 씩씩하게 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기발하면서도 기이한 술책이 되어줍니다.

이 외에도 주인공인 ‘보람’이 정규직 전환을 위해 스스로를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 병리화하며, 자신이 고수하던 정체성을 내려놓고 결국 밥벌이를 위한 선택으로 마음을 굳히는 이야기 「방금 있었던 일」부터,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이 늙고 쇠약한 노인이 된 ‘나’가 기나긴 하루 끝에 자신의 죽음 이후를 맡겨야 하는 아들 내외에게 결국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로 결심하는 마음의 경과를 다루는 「하루」에 이르기까지.

강나윤의 인물들은 인생이 두서없고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마다, 그 속에서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는 정체성과 밥벌이라는 영원한 딜레마에 끊임없이 봉착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인식하는 정체성이라는 개념조차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저 허상으로 가득 차 있을지 모른다는 삶의 무서운 실체를 마주하며, 그것이 동반하는 깊은 불안감과 두려움을 더욱 끌어안는 방식으로 명랑하게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환기합니다. 『남은 건 명랑한 최선』은 삶을 견고하게 지지하고 지탱하고 있다고 믿었던 토대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현실을 조명하는 동시에, 앞으로 그것을 딛고 마주할 불안 너머의 아득한 세계를 환한 불빛으로 비춰줄 것입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소설 #남은건명랑한최선 #강나윤 #신간 #불안 #보편 #명랑 #밥벌이 #정체성 #진실 #환상 #생존 #욕망 #감성 #신춘문예 #성장 #소설 #소설추천 #단편소설 #책 #책추천 #카드뉴스 #진기환 #우다영

오늘은 故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6주기입니다.🎗16년 전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냈지만그가 품었던 민주주의의 신념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아직 우리 곁에 있습니다.걷는사람은 두 권의 책을 통해 그를 기억합니다....
23/05/2025

오늘은 故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6주기입니다.🎗

16년 전 오늘, 우리는 한 사람을 떠나보냈지만
그가 품었던 민주주의의 신념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아직 우리 곁에 있습니다.

걷는사람은 두 권의 책을 통해 그를 기억합니다.

📕 『초선의원』
“지금의 법이 잘못되었으면, 법을 바꾸면 되는 거잖아.”
노무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을 모티브로 삼아, 뜨거운 청문회장의 풍경을 스포츠 경기로 빗대며 한국 정치사 한복판에 던져진 초선의원의 고군분투를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아낸 희곡집입니다.

📘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부서지지 않고/ 서로에게 닿는 순한 나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발간되었던 추모시집입니다. 원로 시인부터 중견 시인, 젊은 시인, 지역을 대표하는 시인 등 53명이 함께 참여한 시집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바다를 향해 흐르는 그 마음을 따라갑니다.
어떤 이들은 ‘강물’이 되어 흘렀고,
우리는 여전히 그 물줄기 안에 있습니다.

#노무현 #노무현대통령 #노무현재단 #노무현입니다 #노무현대통령님 #16주기 #추모 #노란리본 #강물은바다를포기하지않습니다 #추모시집 #시집 #희곡집 #초선의원 #희곡 #오세혁 #걷는사람

6년 전 오늘
23/05/2025

6년 전 오늘

신간안내💧📖“폭우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오면한 방울의 세계가 완성됩니다”컴컴한 현실의 풍경을 뜨겁게 응시할수록제 빛을 드러내는 따뜻하고 먹먹한 물의 세계도서출판 걷는사람 시인선 123번째 도서로 최호빈의 시집 『물의 ...
21/05/2025

신간안내💧📖
“폭우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오면
한 방울의 세계가 완성됩니다”

컴컴한 현실의 풍경을 뜨겁게 응시할수록
제 빛을 드러내는 따뜻하고 먹먹한 물의 세계

도서출판 걷는사람 시인선 123번째 도서로 최호빈의 시집 『물의 숨겨진 맛』이 출간되었습니다.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한 이후 13년 만에 출간하는 첫 시집입니다.
최호빈 시인은 첫 시집 『물의 숨겨진 맛』에서 “폭우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오”(「물의 숨겨진 맛」)는 세상에서 “한 방울의 세계”를 완성해 냄으로써, 언어라는 마중물로 푹 잠겨 있었던 깊은 침묵을 길어 올려 어딘가 기묘하고 어쩐지 따스한 시 세계를 펼쳐 보입니다. 최호빈의 문장을 천천히 읽어나가다 보면, 한 방울의 세계 위로 굴절된 저마다의 삶과 시간이 찬찬히 흘러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최호빈의 시집은 무엇보다 돌아감을 매개로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돋보입니다. 자신의 기억을 과거 속에 놓아두고 잊어버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최호빈의 시적 전략은 “변하지도 않고 그대로도 있지 않은, 그냥 무너지는”(「주소」) 현실을 어찌하지 못하고 그저 “방에 업혀 가고”(「스펀지」) 있었다고 중얼거리는 체념의 어조에서 드러납니다. 문장의 가능성과 시적 구조에 기대어 무수한 세계를 창조해 내기도 하지만 “옛이야기에는 권위적인 힘이 있어서”(「팝업북」)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자신을 마치 “옛이야기 속 어딘가로 데려다 놓은” 듯한 도무지 변하지 않는 현실에 최호빈의 인물들은 슬픔에 침잠하기도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변하는 현실을 깊숙이 파고들고 “물결처럼 씨들이 움직이는”(「해바라기」) 면면을 파헤칠수록 그곳엔 “사람이 볼 수 없는 의지가 있”어서, 시적 화자는 자연의 의지에 따라 “거울에도 내가 있는” 세계로 마침내 건너가게 됩니다. 이를 통해 모든 기억과 감정은 홀가분하게 잊힐 순 있어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끝끝내 잔상을 남긴다는 세상의 비밀을 발견합니다.

이에 기대어 최호빈의 시적 화자는 “나사가 두 개 빠진 세상”(「나사의 홈」)에 절망하기보다 언어라는 나사에 주목하여 나사 두 개를 서로 조이고 조여 새로운 세계를 재조립하고 배열하는 것으로 살아 있음이라는 아득한 빈틈을 연결해 냅니다. “울음마저 피곤하게 느낄 때 내게 열리는 것”(「그늘들의 초상」)이 무엇인지 들여다볼수록, “잘 보이지 않는 것들”로부터 시적 순간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묘하게 균형을 유지하려는, 책상과 옷장과 침대가 말없이 싸”우는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체험 속에서, 깜깜한 현실 위에 또 다른 세계가 제각기 겹치고 때론 한꺼번에 중첩된 끝에, 원시적이고 환상적인 세계가 새롭게 펼쳐져 보일 것입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시인선 #최호빈 #물의숨겨진맛 #시간 #기억 #망각 #현실 #변화 #세계 #이야기 #흔적 #환상 #위로 #성장 #슬픔 #인생 #회복 #서점 #신춘문예 #시 #시집 #시인 #시추천 #시집추천 #책 #책추천

신간안내👑📖“마침내 관객들이 극장 밖으로 나서는 순간,극장을 넘어 광장으로 질주하는 순간,우리의 연극은 더 이상 연극이 아니게 될 것이오.”법과 정의, 권력과 생존, 죽음과 선택―우리 안의 정치를 무대 위로 불러낸 ...
13/05/2025

신간안내👑📖

“마침내 관객들이 극장 밖으로 나서는 순간,
극장을 넘어 광장으로 질주하는 순간,
우리의 연극은 더 이상 연극이 아니게 될 것이오.”

법과 정의, 권력과 생존, 죽음과 선택
―우리 안의 정치를 무대 위로 불러낸 다섯 개의 이야기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오세혁의 희곡집 『초선의원』이 출간되었습니다.『세자전』, 『전시의 공무원』, 『초선의원』, 『단명소녀 투쟁기』, 그리고 현재 무대에서 공연 중인 화제작 『킬링 시저』까지 총 다섯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희곡집은 현대 정치와 역사, 공동체와 개인의 문제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다뤄낸 작품들을 통해, 연극이 오늘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깊이 있게 사유하게 만듭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고전 『줄리어스 시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킬링 시저』는, 공화정과 독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통해 정치와 권력의 아이러니를 통찰력 있게 그려내며 관객과 독자의 깊은 공감을 이끌고 있습니다.

‘초선의원’을 비롯한 수록작들 모두, 실제 사건과 역사적 인물을 모티프로 삼되 작가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재구성해냈습니다. 연극 무대뿐 아니라 읽는 희곡으로서의 문학적 완성도 또한 높아, 오늘의 연극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것입니다.

#걷는사람 #걷는사람희곡집 #걷는사람희곡선 #희곡 #희곡집 #희곡선 #연극 #극단 #극작 #연출 #오세혁 #초선의원 #세자전 #전시의공무원 #초선의원 #단명소녀투쟁기 #킬링시저 #보도지침 #문학 #독서 #책 #책추천

Address

Goyang

Opening Hours

Monday 10:00 - 17:00
Tuesday 10:00 - 17:00
Wednesday 10:00 - 17:00
Thursday 10:00 - 17:00
Friday 10:00 - 17:00

Telephone

+8223232602

Alerts

Be the first to know and let us send you an email when 걷는사람 posts news and promotions.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used for any other purpose, and you can unsubscribe at any time.

Share

Categ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