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2025
“아마도 이번 여행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까?”
매번 이런 마음으로 계속된 노년의 여행
은퇴 이후,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멀리 유럽까지 여행을 떠난 조경학자 남편과 독문학자 아내는 정작 경치 좋고 맛집 많다는 관광 명소는 제대로 가보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 여행객이라면 거의 가지 않을 곳, 예를 들면 괴테의 책 속에 묘사된 산 능선, 좋아하는 화가의 고향, 번역할 책에 소개된 현장을 찾아다닌다. 시골로 오지로 찾아다니다가 걷고, 비를 맞고, 길을 잃어버린다. 물론 고생한 만큼 즐거운 일도 많았다. 그 좋은 기억 대부분이 고생 끝에 있었기에, 그래서 “여행은 사실 고생”이라 말한다.
당연하게도 보통의 독자라면, 멀리 여행 가서 고생만 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은퇴 후에 노후 준비의 하나로, 10년 넘게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났다고 말한다. 사실, 다른 모든 일처럼 여행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앞으로의 여행을 위한 연습이었길 바란다. 누구에게나 지금 막 시작하는 그 여행은 나중에 있을 어떤 여행의 전초이며, 앞선 여행의 경험들은 다음에 다시 떠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될 수 있으면 걸어 다니다 보니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여행이 되었다.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면, 목적지를 찾아가는 동안에 일상에서 잊고 있던 지난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또 동행과의 소통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여행의 의미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가볍고 흥미롭게 정리했으나, 저자의 여행의 시작은 결국 인문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책, 그림, 정원, 음악 등등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여행의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특색과 깊이가 담긴 그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새로운 여행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사실고생이지
#정기호
#사람의무늬
#성균관대학교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