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2025
시시(詩詩)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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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거짓말을 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학원을 빼먹었을 때일까, 문구점에서 사탕 하나를 훔쳤을 때일까. 내가 하는 거짓말은 모두 쉽게 들키고 혼나고 말았다. 표정을 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지만 에세이를 쓰라고 하면 꼭 소설을 썼다. 선생님이 내가 쓴 에세이를 보고 사실을 쓰지 않았다고 나무라면 나는 경험한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후 어른이 되어서 강성은 시인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강성은 시인은 시에서 나오는 환상을 실제로 겪은 것이냐고 묻는 독자에게“ 거의 경험한 것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를 쓰는 순간 몸을 기울여 적는 문장이 경험에 가깝다면, 그 순간은 헛것이었던 것이 깊이를 가지는 순간이다. 그때 거짓말은 새로운 세상과 접촉하는 순간의 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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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팽이 문자 받고 나갔더니』 김성민 지음│최진영 그림│문학동네│2025
✔️ 『나 우는 연기 잘하지』 김승일 지음│창비│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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