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6/2021
음악칼럼) 즉흥연주의 비밀-2
2. 즉흥연주, 정말 아무렇게나 연주해?
실제로 연주자들이 특정 구간에서 짧게는 몇 분, 길게는 수 십 분 동안 악보 한 장 없이 연주하는 모습을 재즈 공연이나 연주영상에서 종종 볼 수 있을 거예요. 이 때 연주자들은 정말 아무 음이나 연주하는 걸까요? 아니면 미리 정해놓은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걸까요?
즉흥연주의 비밀은 바로 사전에 정해진 철저한 약속에 있습니다. 자유로운 즉흥연주와 약속이라니,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만약 아무 것도 정해지 않고 즉흥으로만 연주한다면, 그건 아마 음악이 아니라 소음처럼 느껴지겠죠? 재즈를 ‘듣기 좋은 자유로운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 약속이에요.
가장 기본적인 약속은 바로 코드(chord)입니다. 재즈 음악은 보통 반복되는 몇 개의 코드 진행으로 이루어져요. 예를 들어 ‘1번 코드-2번 코드-3번 코드-4번 코드’로 이루어진 코드 진행이 있다면, 이 하나의 진행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죠.
음악에 따라 한 개의 코드만이 반복될 수도, 여러 개의 코드로 구성된 진행이 반복될 수도 있어요. 연주자들은 이렇게 정해진 코드진행 위에 어울리는 선율을 즉흥적으로 연주합니다.
여행에 한 번 비유해볼까요? 만약 서울에서 출발해, 대전과 부산을 들른 다음, 제주도에 도착하는 여행 계획이 있다면, 각 도시가 코드가 되고, 어떤 음식을 먹을지 혹은 다음 행선지에 어떻게 갈지를 정하는 것은 연주자의 즉흥적인 기량이라고 볼 수 있죠. 정해진 길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무엇보다 자유로운 재즈, 참 매력적이지 않나요?
3. 노래도 즉흥연주를 할 수 있다고?
악기의 경우 정해진 코드 진행 위에서 음들을 자유롭게 연주하면 되지만, 노래의 경우는 어떨까요? 노래도 즉흥연주가 가능할까요? 만약 그렇다면, 재즈 보컬리스트들은 가사까지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걸까요?
다른 재즈 연주자들과 마찬가지로 노래를 부르는 재즈 보컬리스트들 역시 즉흥연주에 참여하는데요, 재즈에서의 즉흥 노래를 '스캣(scat)'이라고 해요. 스캣 역시 정해진 코드 진행 위에서 가수가 새롭게 만들어내는 음들로 구성됩니다.
이때 가수는 가사에 있어서 완벽한 문장이나 단어가 아니라, 특별한 의미가 없는 음절들을 사용해요. 예를 들어, 입을 열지 않고 소리만 내는 허밍에서부터, ‘두비두빱빠’와 같이 리듬감을 살릴 수 있는 음절들을 즉흥적으로 조합하는거죠.
스캣을 단순히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대중음악 가수들이 종종 공연에서 보여주는 애드리브를 떠올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대중음악은 재즈보다 멜로디와 리듬이 훨씬 고정되어 있답니다. 애드리브가 음악에 '더하는 것’이라면 스캣은 '코드라는 약속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리듬 조합과 선율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대중가요의 애드리브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어요.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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