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8/2026
✜ 노래하는 프하 신부의 책 이야기_『내 안의 빛을 찾아_베네딕도회 피정』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피정을 지도하면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예수회의 영신수련처럼 베네딕도회에도 고유한 피정 방법이 있습니까?” 그때마다 신부님은 특별히 그런 것은 없다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후에 성 이냐시오가 영신수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아빠스였던 시스네로스(Cisneros)의 문헌을 참고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회 영신수련의 핵심 질문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가? 그리고 나는 어떻게 그분의 뜻을 알고 따를 것인가?”입니다. 이에 비해 베네딕도회 영성의 핵심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나는 어떻게 하느님을 찾고 체험할 수 있는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나만의 고유한 모습, 곧 ‘참된 자기’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베네딕도회는 수도원 울타리 안에서 기도하고 일하며 평생에 걸쳐 하느님을 찾는 수도회입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하루, 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바로 하느님을 향한 영적 여정의 길이 됩니다. 그래서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에게는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진실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영성 생활의 핵심입니다.
또한 수도자들은 수도원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평생을 함께 살아갑니다. 하느님을 찾는 동료 형제들과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기도와 규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이 바로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이러한 베네딕도회의 고유한 전통에 따라 이 책에서 ‘정화’, ‘조명’, ‘일치’의 길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정화와 조명, 일치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죄를 씻고 하느님과 신비적으로 일치하는 과정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빛을 발견하며,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는 길을 의미합니다.
신부님은 정화, 조명, 일치의 과정을 우리 자신을 중심으로 새롭게 해석하면서, 특별한 체험이나 극적인 회심의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하느님께 나아가는 영적 여정을 보여 줍니다. 결국 하느님을 찾는 길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며 참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데 있음을 깨닫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