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9/2025
#신간 #가까스로있음 #김홍중 #브뤼노라투르
극단주의, 반지성주의, 생태 위기
시대의 파국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회학자 김홍중
브뤼노 라투르와 함께
서로를 지탱하며 가까스로 존재하는 생명들의 동맹을 발견하다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파국의 존재론』📚
김홍중 지음 I 반양장 I 33,000원
‘봄비가 오면 나는 이제 몸을 움츠린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봄비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뭔가 사악하고 위험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하는 저자 김홍중에게 21세기는 그렇게 왔습니다. 지식이 아니라 빗방울의 소름 끼침을 통해,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라 매일 먹이고 입혀야 하는 아이의 육체에 대한 근심의 형식으로, 세계관이 아니라 세계감(感)의 형식으로. 지금껏 ‘그냥’ 흘러가던 세상은 돌연 ‘가까스로-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 책 『가까스로-있음: 브뤼노 라투르와 파국의 존재론』은 이러한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실존을 ‘가까스로-있음’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해냅니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되었고 제6의 대멸종이 임박한 지금, 김홍중은 브뤼노 라투르의 사유를 통해 생태 파국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사회적 의제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라투르의 존재론은 파국주의적 감수성으로 넘실거립니다. 그에게 존재란 안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위협받고 겨우 이어지고 간신히 유지되는 무언가입니다. 연어, 나무, 인간, 벌레, 박테리아와 같은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들과 얽힌 채 가까스로 살아 나가고 있으며, 이 불안정성 속에서만 실존하지요.
김홍중은 라투르의 신학 사상,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가이아 이론, 생태 계급 이론을 차례로 세밀하게 분석하며, 우리가 지금 왜 라투르를 읽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그는 라투르를 ‘21세기 사회이론의 필수 통과 지점’이라 말합니다. 우리 시대의 파국을 횡단하기 위해 우리는 라투르의 통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세계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이야기하고, 결국 다른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라투르가 문제를 제기하는 자리에 함께 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