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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의 오랜 친구, 정신과 + 사이다 + 공민선이 을 출간했고, 출간 3일 만에 재쇄 소식을 접수했습니다!은 2001년부터 PAPER에 연재된 정신의 에세이를 묶은 책이에요. 정신의 톡톡 튀는 문체, 사이이다의...
20/05/2025

PAPER의 오랜 친구, 정신과 + 사이다 + 공민선이 을 출간했고, 출간 3일 만에 재쇄 소식을 접수했습니다!
은 2001년부터 PAPER에 연재된 정신의 에세이를 묶은 책이에요. 정신의 톡톡 튀는 문체, 사이이다의 심플한 듯 선명한 사진, 그리고 공민선의 감각적인 디자인이 2년간의 연재 내내 돋보였는데, 첫 책으로 묶였을 때도 사람들한테 사랑을 많이 받았더랬죠 🍀

영수증을 통해 들여다보는 정신의 일상은 소소하지만 신선하고 독특한 형식으로 많은 PAPER 독자들에게 깨알 인기를 얻었어요. 일상의 사소한 움직임이 소비로 이어지는 현대의 소비 패턴을 영수증이라는 작은 종이를 통해 정신만의 감성과 감각으로 풀어낸 . 이 책의 2탄이 25년이 5월에 이라는 책으로 발행되었답니다. 26년 전, 1999년 10월에 앳된 정신과 사이다를 발굴해서 인터뷰를 했고, 이 나오기 전에 PAPER에 2년간 연재를 붙였던 정유희 편집장은 2탄 발매 소식에 너무 기뻐 울다가 웃었다고 하네요. : )

정신이 스물 세살부터 모은 영수증이 무려 2만 5천 장에 달한다고 해요👀 스물 넷의 정신과 마흔의 정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삶을 펼쳐내는 장소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어도 그녀의 독자적인 매력은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는 사실!💚 (이 벌써 교보문고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답니다🎉)

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을 무렵, “이 책의 시작이 되어준 유희언니께 책을 직접 주고 싶었다”며 정신과 사이다, 공민선이 PAPER로 기습했습니다. 정유희 편집장은 6.25 때 잃어버린 딸들이 찾아온 것 마냥 몹시 기뻐하며, 무국, 봄나물, 잡채, 열무비빔밥, 대저토마토샐러드 등의 음식을 손수 정성껏 만들어 저녁 밥상을 차렸고, 책을 건네 받은 후, 책을 꼭 끌어안았다고 하네요. 오후 5시경에 만난 이들은 밤 12시 넘어 하루가 저물도록 25년의 시간과 추억을 빛의 속도로 넘나들며 왕수다를 떨었다고 합니다. 새로 나온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더불어 PAPER의 미래도 함께 고민하며 폭발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PAPER의 또 다른 친구, 홍진경은 정신을 두고 '지금 나를 온통 흔들고 있는 무서운 기집애'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홍진경의 찐친구라는 제목으로 정신, 사이다, 나난, 모과가 다함께 출동한 에피소드가 #공부왕찐천재홍진경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내일 용산에 있는 흙카페에서 의 북토크가 열립니다. PAPER도 함께 참여해요. PAPEPR에서 을 보며 좋아라했던 독자님을 만날 생각을 하니 둑흔둑흔 마음이 설레네요. : )

#40세정신과영수증 #정신 #사이다 #공민선 #페이퍼

두고두고 잊지 않겠습니다remind 416
16/04/2025

두고두고 잊지 않겠습니다
remind 416

𝐏𝐚𝐩𝐞𝐫 𝐀𝐫𝐭 𝐆𝐚𝐥𝐥𝐞𝐫𝐲불쑥, 잊지도 않고 봄이 왔습니다.🌼 길을 걷다가 조금만 무릎을 낮춰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여린 싹들이 돋느라 분주해요. 점심 든든히 먹고, 한참 산책도 하다가 사무실에 돌아왔습니다. ...
21/03/2025

𝐏𝐚𝐩𝐞𝐫 𝐀𝐫𝐭 𝐆𝐚𝐥𝐥𝐞𝐫𝐲

불쑥, 잊지도 않고 봄이 왔습니다.🌼 길을 걷다가 조금만 무릎을 낮춰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여린 싹들이 돋느라 분주해요. 점심 든든히 먹고, 한참 산책도 하다가 사무실에 돌아왔습니다. 봄기운에 마음이 붕 떠서는 괜히 예전 페이퍼를 뒤적거리는데, 꼭 오늘 같은 날씨에 전하고 싶은 그림이 있지 뭐예요.

부쩍 따듯해진 날씨에 아이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모구 다카하시의 그림을 호출합니다. 모두 새봄 만끽하는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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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이가 쓰는 일기 같은 그림

🐇 모구 다카하시
현재 도쿄에 거주하며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모구 다카하시는 매일 본인의 SNS 계정에 일기처럼 꾸준히 그린 그림을 올리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뚜렷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그녀는 길들여지지 않은 자유로운 생각과 에너지를, 전통적인 미술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드로잉, 회화, 설치 등을 통해 표현한다.

Q. 요즘 당신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요즘 큰 작업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작은 수첩에 하는 드로잉은 하나의 습작이에요. 작업을 위한 전 단계라고 할까요? 이 드로잉들로 인해 변주된 작업이 많이 나오죠.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큰 캔버스를 마주할 때면 정말 설레요.(웃음) 그 순간부터는 아무도 저를 간섭할 수 없거든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니까요. 아무래도 그림을 그릴 때 제일 행복해요.

Q. 자연의 여러 오브제 중 동물이 단연 그림에 많이 등장해요. 유독 동물을 많이 그리는 이유가 있나요?
지금도 저는 새와 강아지,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고, 제게는 그들이 가족과 같은 존재들이에요. 어렸을 적부터 사교성이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 탓도 있었겠지만, 사람들보다는 동물들과의 교감이 더 편하고, 동물들로부터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얻었어요.

Q. 당신의 그림은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천진하면서도 과감해요. 본인 스스로 자신의 성격이 다른 어른에 비해 조금은 철이 없다거나 아이 같다고 생각하나요?
아니요,(웃음) 하지만 저는 천진난만하고 계산 없이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좋아하고, 상처받을 게 두려워 먼저 인사 건네는 걸 꺼려하는 어른들과는 달리 적극적인 아이들의 행동과 말투 등을 좋아해요. 제 그림은 어쩌면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들의 그런 모습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강한 제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구요. 아이들의 모습이 제 작업의 충분한 소재가 되고 영감을 줘요.

PAPER 2019년 252호
인터뷰 정유희
그림 모구 다카하시
#페이퍼 #매거진페이퍼 #페이퍼252호 #모구다카하시 #그림 #일러스트 #새봄

멋진 문화공간 무대륙에서 발견한 멋짐 터지는 잡지들
18/03/2025

멋진 문화공간 무대륙에서 발견한 멋짐 터지는 잡지들

11월 중순에서부터 2월까지는 태국 북구 치앙마이 여행의 최적기이죠. 태양의 온도는 초가을의 온도,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를 독려하려는 듯 물가는 저렴하고 음식은 어딜가나 맛있으며, 자전거를 타거나 뚜벅뚜벅 걸어 다니...
19/02/2025

11월 중순에서부터 2월까지는 태국 북구 치앙마이 여행의 최적기이죠. 태양의 온도는 초가을의 온도, 주머니 가벼운 여행자를 독려하려는 듯 물가는 저렴하고 음식은 어딜가나 맛있으며, 자전거를 타거나 뚜벅뚜벅 걸어 다니기에도 치안이 좋습니다. 치앙마이 전통과 디자인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시장과 선데이마켓도 잘 꾸려져 있고, 문화적인 크고 작은 행사나 축제도 자주 열리죠. 무엇보다도 치앙마이에선 사람들이 바늘 끝 같지 않고 순해서 그들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이 여행기는 몇 년 전, 정유희 편집장이 김연수 작가, 권대웅 시인, 정끝별 시인과 함께 당시 치앙마이에 살던 변왕중 작가 가족을 방문하며 치앙마이를 유람한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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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희의 치앙마이에서의 새해 상봉기

# 따뜻한 치앙마이에서 며칠을 보내다

치앙마이에서 3년을 산 변왕중 작가의 엽렵한 아내, 박민정이 어찌나 스케줄을 알차게 짜 놓았는지 4박 5일 동안 치앙마이의 알맹이를 전부 알현할 수 있었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신성시 여긴다는 황금탑이 있는 사원도 갔다 오고, 몽족이 사는 그림 같은 고산족 마을 에서 솜씨 좋은 몽족이 수놓은 예쁜 파우치도 사고, 세계 3대 온천이라고 이곳 사람들이 주장한다는 의 유황 온천물에 몸을 담그기도 했고, 홍대의 가로수 길 보다 곱절은 낭만적이었던 에서 깜짝 생일파티도 했고, 올해 마지막 날, 풍등이 뜬 핑강을 바라보며 황홀한 디너를 영접하기도 했다. (⋯)치앙마이의 가장 큰 로컬시장인 에서는 솜씨 좋다는 치앙마이 사람들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었다. 치앙마이 사람들의 타고난 디자인 감각에 몇 번이나 화들짝 놀랐다.

#자전거를 타고 홀로 타패 뒷골목을 누볐던 시간

새해 소원을 담은 풍등을 띄우기 위해 치앙마이 타패 거리로 운집한 어마어마한 사람들 속에서 서로를 잃어 버렸다가 맥도날드 앞에서 극적으로 상봉한 우리들은, 맥주를 마시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새해를 함께 맞이했다. 그날 새벽,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취한 박민정의 “스피드, 스피드~ 꺄!” 하는 외침을 들은 기사 아저씨의 폭주로 엄청난 속도를 내는 툭툭을 타고 오다가 혼절할 뻔하기도 했다. 그리고 치앙마이에서 먹었던 음식은 어찌나 맛있었는지… 서울로 돌아와서 혹독한 금단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의 태국음식점에서 만난 음식은 태국음식이지 치앙마이 음식은 아니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신선하고도 찡한 맛의 솜땀과 부드러운 어묵이 말간 국물에 잠겨 있던 쌀국수를 잊지 못하고 있고, 밋밋해 보였지만 징하게 맛있었던 볶음밥 카오팟도 너무나도 그립다.

그렇다 해도, 치앙마이에서의 며칠 중 가장 진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시간은 나 혼자 타패 거리를 어슬렁거렸던 시간이다. 자전거를 빌려서 쏘다녔던 시간…. 나는 수학여행에서 탈출한 청소년처럼 신바람이 났고,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마다 흥분이 물컹물컹 솟아올랐다. 자전거 덕택에 타패의 뒷골목에 다다를 수 있었고, 길고양들이에게 밥을 주는 선량한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고, 또 살아가는 데에는 하등 쓸모가 없는 일들에 관한 생각이나 상상을 실컷 할 수 있었다.

12월, 치앙마이는 이상기온에 시달리고 있었다. 영하가 아닌 영상 5도. ‘수십 년 만에 한파가 왔다’며 치앙마이 사람들은 너도 나도 털모자를 쓰고 다녔고, 에 갔을 땐 급기야 거리의 개가 얼어 죽을까봐 옷을 입혀 놓은 온정을 포착하기도 했다. 하하하~
술이 덜 깬 왕중이가 데려간 산속의 사원 앞 드림 캐처 좌판에다 핸드폰을 두고 왔을 때 100미터 넘는 길을 달려와 내게 핸드폰을 건네주던 아저씨의 순전한 눈빛 또한 잊을 수 없다. 우린 언제부터 저런 눈빛을 잃어버리고 살게 된 걸까….

그간 ‘안녕하지 못해’ 불안하고 분개한 눈빛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으므로, 이곳에서 어떤 황홀하거나 새롭거나 맛있거나 흥미진진한 것들을 만났다 하더라도, 이곳 사람들의 치장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순한 눈빛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만큼 신기하고도 감사한 일은 없다.

서쪽에 위치한 싼캄팽으로 내달리면서, 나는 그 언제가 남쪽으로 떠난 너를 오래 생각했다. 네가 들려주었던 음악과 함께, 네가 드물게도 순한 눈빛과 내가 좋아하는 건조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게 아득하게 떠올랐다.

PAPER 2014년 2월호
글과 사진 정유희

오랫동안 PAPER의 고유한 감성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밤삼킨별 김효정. 무려 15년 전, 2월호 PAPER에 담겼던 밤삼킨별 앳코너를 호출했습니다. 봄을 한껏 기다리는 마음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 않을까요?...
14/02/2025

오랫동안 PAPER의 고유한 감성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밤삼킨별 김효정. 무려 15년 전, 2월호 PAPER에 담겼던 밤삼킨별 앳코너를 호출했습니다. 봄을 한껏 기다리는 마음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 않을까요? 봄을 더 기다리게 만드는 2월, 사실 겨울도 봄도 아닌 2월을 그래서 더 좋아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밤삼킨별만의 따스한 감성을 여러분께 오랜만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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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같이 기다려줄래?
마음은 져도 싹트고 꽃 필 그 봄을 함께 견뎌볼래?”

PAPER 2010년 2월호
글과 사진 밤삼킨별

𝗜𝗡𝗧𝗘𝗥𝗩𝗜𝗘𝗪'성실한 시간의 레이어로 만든 브랜딩'런던베이글뮤지엄 CBO 이효정‘료’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이효정의 연희동 이층집에 인터뷰로 발을 디뎠을 때, 그녀가 애정해서 하나하나 구매했을 수많은 책과 만물학...
21/01/2025

𝗜𝗡𝗧𝗘𝗥𝗩𝗜𝗘𝗪
'성실한 시간의 레이어로 만든 브랜딩'
런던베이글뮤지엄 CBO 이효정

‘료’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이효정의 연희동 이층집에 인터뷰로 발을 디뎠을 때, 그녀가 애정해서 하나하나 구매했을 수많은 책과 만물학적 애장품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그녀와 찰떡궁합을 이루고 있었다. 인터뷰하기 전까지 나름대로 조사하고 관찰한 그녀의 체세포가 초감각으로만 이루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그 감각의 베이스에는 성실함이 진득하게 포진하고 있었고, 그녀가 표방하는 상업적 예술성에는 사람과 사물을 오래 관찰하며 체득한 시간의 레이어에 관한 고유의 철학이 깊이 배어 있었다. 그녀와의 5시간 동안의 인터뷰는 ‘누구도 아닌 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정확하고도 단호하게 표명하는, 그렇게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 현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시간이었다.

Q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났는데 왜 똑같아지기를 바라나요?’라는 료 님의 슬로건이 굉장히 와닿았어요. 료 님이 여러 브랜드를 만들어 왔는데, 이 브랜드들이 각각 특색이 있으면서도 브랜드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있어 독자성이 돋보이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네, 저는 그럴듯해 보이는 혹은 유명한 사람의 무엇을 좇기보다 ‘고유한 나만의 것을 찾아야 한다’라고 늘 생각해요. 네다섯 살 때부터 ‘사람은 왜 태어났을까’, ‘우주엔 다른 존재가 없을까’ 같은 철학적인 생각들을 한 것 같은데,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어요. 제가 세 자매 중에 막내인데 항상 엉뚱하고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많이 던지는 그런 캐릭터였죠. 그래서 ‘너 좀 이상하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어요. 보면, ‘왜?’라고 직설적으로 질문하는 것들이 한국에서는 부정적으로 인식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어릴 적에 던졌던 질문 대부분이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 말을 잘 안 했어요. 초등학교부터 한 20대 때까지는 말을 많이 아꼈는데, 이게 약간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말 대신 관찰하는 걸로 나타나더라고요. 궁금한 게 많고, 느끼는 것도 많은데 말을 안 하는 버릇이 드니, 그 답답함을 ‘관찰’로 해결했던 것 같아요.

Q 트렌드보다는 자기 자신한테 민감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자신의 진심과 변화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할 텐데 누군가 만들어 놓은 거대 트렌드에 편승하는 사람이 돼서 그것을 발 빠르게 캐치하는 것이 좋은 것처럼 교란하는 이런 상황이 매우 아쉬워요. 한국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를 잘 좇아간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 말은 곧 자기 생각이 없다는 말과 같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아주 괜찮은 이야기처럼 포장돼서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자살지수가 가장 높고,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인데도 유튜브 조회수 올리듯 삶을 사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Q 나만의 생각으로 고유의 선택을 하는 것, 이런 생각이 브랜드와 연결되는 거로군요. 

맞아요. 런던베이글뮤지엄도 이런 생각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죠. 이를테면 빵을 매개체로 진짜 나(료)를 표현했을 때, 이것을 만드는 사람들과 빵을 비롯한 그 가게의 아우라에 진심과 일관성이 생성되더라구요. 이렇듯 어떤 진심과 일관성으로 돈을 벌고 그것으로 사랑받는 방식을 보여 준다면,  이렇게도 세상이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겠죠. 그래서 저는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Q 나답게 산다는 게 참 중요한데 어려워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다들 잘 모르는 것 같은데, 그렇지만 질량 보존의 법칙처럼 어떤 세대든 상관없이 자기의 삶에 대해 궁금해 하고 더 나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결국 어떤 고정값처럼 공존할 거라 생각해요. 결국 진짜 나로 살아가는 것만이 이 세상에서 잘 살아 남을 수 있늡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표현해야 하는 의무가 제게 짙게 있어요. 결국 그 행위가 나를 구원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거든요.

Q ‘료 님이 내 인생의 롤모델이다’라고 말하는 청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와 비슷한 메시지를 보내는 젊은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때마다 가꼭 답장을 드려요. ‘절대 제가 당신의 롤모델이 되면 안 되고 당신 자신이 스스로의 롤모델이 되게끔 탐구하라’라고요.

PAPER 2025년 271호
인터뷰 정유희
사진 이효정, 노치원

● 2025년 PAPER 271호가 발행되었습니다.2025년 새해에 발행된 PAPER에는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낸 멋진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PAPER 271호의 주제는 '경계를 넘는 여자들'입...
15/01/2025

● 2025년 PAPER 271호가 발행되었습니다.

2025년 새해에 발행된 PAPER에는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낸 멋진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PAPER 271호의 주제는 '경계를 넘는 여자들'입니다. 여자들의 삶이란 태어날 때부터 심하게 기울어진 조건에서 시작된 것과 다름없는데, 이번 PAPER에서는 이런 남성 위주의 고질적인 사회에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가능성의 씨앗이 된 용감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차별과 한계를 넘어 뚜렷한 자기 세계를 구축한 여자들을 찾아보니 불모지에 길을 내며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되는 개척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았습니다. 이렇듯 빛나는 여성들의 의미가 경계를 넘고 넘어 어떻게 진화되고 있는지 이번 PAPER에서 만나보세요.

PAPER 271호의 첫 번째 인터뷰이는 연기파 배우, 뮤지컬 스타, 싱어송라이터, 예능인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30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 박준면입니다. 한국에서 배우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연기해 온 배우 박준면은 자신의 강건한 자신감과 함께 끝없는 열정과 배움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뮤지션, 작가, 영화감독 등, 멀티 아티스트의 대명사라 불리는 이랑은 그 어떤 예술 장르를 피력해도 약자들을 대변하며 불의에 항거하는 태도를 갖고 움직입니다. 그녀가 피력하는 한국의 문화, 예술의 리얼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세 번째 인터뷰이는 의 CBO 이효정 대표입니다. 독보적인 감각으로 두세 시간씩 줄을 서게 만드는 여러 업장을 성공시킨 브랜딩의 귀재인 그녀는 초감각파일 줄로만 알았는데, 무엇보다 성실함과 시간의 레이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고유의 철학을 갖고 있었습니다.

6인의 작가가 꼽은 ‘닮고 싶은 언니’에 관한 흥미진진한 에세이를 읽고 나면, 멋진 사람을 정의하는 저마다의 확실한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시대를 거슬러 새 길을 만든 인물 백과사전’과 ‘미디어 속에 나타난 여성상의 변천사’, ‘객관적인 데이터로 살펴보는 여성’의 이야기도 여성들이 난관을 헤치며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필 수 있습니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함께 즐겨 주세요.

그 외에도 3천 미터 고도를 친구들과 가까스로 넘은 목수 전진우의 ‘히다산맥 등반기’와 필름 사진의 색감이 다정하고 아름다운 김건태 에디터의 ‘슬로베니아 필름 여행기’, 노치원 에디터의 소박하고 정감 어린 ‘영양 여행기’를 읽고 나면, 어디로든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또한 황의정 작가가 애착하는 제주의 문화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태국의 귀여운 문구점 기사 역시 작지만 빛나는 이야기가 담긴 공간을 소개하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PAPER가 특히 마음을 기울이는 그린 섹션에서는 우리나라 제로웨이스트샵 계의 선구자 격인 과 수리 공동체 의 운영자들을 만나 일상에서 지구를 지키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30년간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 미술 선생님 임종길 작가의 그림일기는 한파 속에서 봄을 한 뼘 더 예감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럼, 지난 리뉴얼호보다 한 뼘 더 멋져진 PAPER 271호를 꽉 껴안아 주세요!

PAPER 271호 인쇄 감리 중, 드디어 표지가 나왔습니다. 이번 특집은 세상 멋진 언니들을 다룬 ‘경계를 넘는 여자들.’배우 박준면, 아티스트 이랑, 런던베이글뮤지엄 CBO 이효정(료)를비롯해 여러 불합리한 상황...
08/01/2025

PAPER 271호 인쇄 감리 중, 드디어 표지가 나왔습니다. 이번 특집은 세상 멋진 언니들을 다룬 ‘경계를 넘는 여자들.’
배우 박준면, 아티스트 이랑, 런던베이글뮤지엄 CBO 이효정(료)를
비롯해 여러 불합리한 상황 속에서 지지 않고 자기 세계를 구축한 빛나는 여성들이 경계를 넘고 넘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271호에서 확인해 주세요.
특집 외의 자세한 내용은 곧 이어 올릴 발행글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인쇄 6대가 남았는데, 1대가 나올 때마다 2도씩 온도가 낮아지네요. 강추위를 뚫고 곧 PAPER가 발행됩니다. 발행일은 1월 14일.
여러분 A형 독감 걸리면 머리카락까지 아프다는데 정말 감기 조심하세요.

한남동에서 눈을 맞으며 꿋꿋히 집회를 하던 사람들을 ‘황장군’이란 단어로 비유한 스레드 글이 잊히질 않습니다. 영화  침대에선 황장군이 눈을 왕창 맞으며 천년 사랑을 구했는데, 엇그제 온몸으로 눈을 펑펑 맞던 위대한...
06/01/2025

한남동에서 눈을 맞으며 꿋꿋히 집회를 하던 사람들을 ‘황장군’이란 단어로 비유한 스레드 글이 잊히질 않습니다. 영화 침대에선 황장군이 눈을 왕창 맞으며 천년 사랑을 구했는데, 엇그제 온몸으로 눈을 펑펑 맞던 위대한 황장군들은 미래의 이 나라를 구하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마워요, 진심으로 마음 깊이.

그림은 박종우 님께 허락받고 올립니다.

필름 한 통만큼의 마날리 인도 북부의 마날리를 여행했다. 언제나처럼 시시하고 무용한 순간들, 그러나 기억에 남는 몇 개의 장면을 여기에 옮긴다.무지개인도의 수도 뉴델리(New Delhi)에서 14시간을 달려 인도 북...
03/01/2025

필름 한 통만큼의 마날리

인도 북부의 마날리를 여행했다. 언제나처럼 시시하고 무용한 순간들, 그러나 기억에 남는 몇 개의 장면을 여기에 옮긴다.

무지개
인도의 수도 뉴델리(New Delhi)에서 14시간을 달려 인도 북부의 휴양도시 마날리(Manali)에 도착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누빈 슬리핑 버스는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뿌연 연기를 뿜어댔다. 해발고도 2,000미터 도시에 도착하는 순간 현기증이 일었는데, 고산병 때문인지, 밤새 옆자리 털보 아저씨의 지독한 발 냄새를 맡아서 암에 걸린 탓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온몸이 탈골된 사람처럼 흐느적거리며 마을로 걷는데, 함께 버스를 탔던 여행자 하나가 “저길 봐”라며 하늘을 가리켰고, 그곳엔 쌍무지개가 떠올라 있었다.

인기인
마날리는 인구가 만 명도 되지 않는 시골 마을이라 한국인 여행자가 드물다. 덕분에 거리를 걸을 때마다 사진을 찍자며 달려드는 현지인들 때문에 대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한번은 색색으로 차려입은 아주머니 한 분이 내가 마음에 든다며 자기 딸과 결혼하라고 부추겼다. 아이는 8살이었다. 손사래를 치며 뒷걸음질 치자 이번엔 자신과 결혼하자며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지난밤에는 어떤 취한 남자가 내 숙소 앞까지 따라와 음란한 눈빛과 손 키스를 보냈는데, 나는 이곳에서 어떤 존재일까? 인기 많은 인생도 참 피곤하군.

올드 마날리
올드 마날리에 숙소를 구했다. 한적한 시골 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소를 키우고, 채소를 재배하고, 베를 짜 옷감을 만들었다. 여자들은 수돗가에 모여 빨래를 하고 남자들은 공터에서 배구를 했다. 구멍가게 할아버지는 유통기한 표시가 없는 과자를 팔고, 옥상의 아이들은 슈퍼히어로 포즈를 지으며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흙바닥을 구른 아이는 멋쩍게 웃은 뒤 골목으로 도망가 버렸다. 분명 손에서 피가 난 것 같았는데···. 아마도 아이는 부끄러움이 무척 많은 것 같다.

뉴 마날리
뉴 마날리는 상점과 한량과 기인이 한데 모이는 번화가다. 하루는 피리를 불어 코브라 부르는 아저씨를 구경했고, 또 하루는 길 한복판에서 공짜로 머리를 잘라주는 외국인 이발사를 만나 머리를 다듬었다. 또 어떤 날엔 젖소와 핑크 셔츠를 입은 청년, 한글 간판이 있는 이상한 풍경 앞을 서성이기도 했다. 어느 순간도 지루할 틈 없는 마날리에서의 하루.

구루
숲으로 가는 길에 구루를 마주쳤다. 구루는 산스크리트어로 ‘스승’으로 번역되며, 영적인 가르침을 주는 존재를 말한다. 사실 인도를 여행할 때마다 친구들은 “이번엔 뭘 깨달았어?”라고 묻곤 했다. 그 덕에 인도에 갈 때마다 ‘억지 깨달음’을 얻으려 노력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영혼에 때가 잔뜩 묻어서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무려 네 명의 구루를 마주한 뒤에는 단번에 깨달음을 얻게 됐다. ‘패션의 완성은 수염!’

PAPER 2024년 270호
글과 사진 김건태

PAPER를 늘 응원하고 열독해 주시는 여러분, 해피뉴이어~ 작년에 유독 경기가 어렵고 흉사가 많았는데 암튼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네요. 새해 모쪼록 독자님들, 하는 일 순탄히 잘 풀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01/01/2025

PAPER를 늘 응원하고 열독해 주시는 여러분, 해피뉴이어~
작년에 유독 경기가 어렵고 흉사가 많았는데 암튼 202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네요. 새해 모쪼록 독자님들, 하는 일 순탄히 잘 풀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작은 행복과 마음의 평화가 우리 삶에 와글 거리길...!
제가 독감에 걸려 떡국을 겨우 먹었어요. 이번에 독감 특히 A형독감에 걸린 분들이 사경을 헤맬 정도로 너무 아파 하시더라고요. 2월까지 A형독감이 기승을 부린다고 하니 백신 꼭 맞으세요! 무엇보다 몸 건강, 마음 건강!!!
새해 첫날에 마음으로 낭송하면 좋을 시를 한 편 독자님들께 보냅니다.

유정화

가난한 셋방살이
돈 벌러 나간 부모 대신
옥상에 빨래를 널던 남매에게
집주인이 건넨 초코파이 한 박스
성적보다 안부를 물어주던 선생님
터무니없는 꿈도 함께 꿔주던 친구들
낯선 도시 길을 알려준 타인들
유독 힘겹던 하루, 누군가 비워둔 자리
차창 밖으로 비처럼 쏟아지던 노을
나는 불행 중 수많은 다행으로 자랐다

● 푸른 뱀해의 연하장은 화가 김중석 님의 작품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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