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1/2025
🌟 앙상블 브리오
섬세한 바람이 바다의 숨결을 실어 나르는 가을의 제주, 그 고요한 공기 속에서 음악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앙상블 브리오(Ensemble BRIO, 이하 브리오)는 그러한 제주를 닮은 단체이다. 변화무쌍한 바람처럼 유연하고 투명한 파도처럼 서로의 소리를 비추며 각기 다른 악기의 색으로 섬의 풍경을 그려내는 이들은 제주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음악의 본질을 찾는다. 섬은 언제나 고립된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태어나는 예술은 더욱 순수하고 깊다. 브리오의 연주는 바로 그 순수한 울림에 닿아 있는데, 제주의 바람이 품은 투명한 리듬, 파도 속에 스며든 호흡, 그리고 계절의 빛이 묻어나는 음색은 그들의 음악 안에서 하나의 생명으로 깨어난다. 오는 11월 18일(화) 오후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앙상블 브리오의 정기연 주회 ‘Autumn Nocturne’은 그 이름처럼 가을밤의 서정과 앙상블의 조화를 담아낸 무대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브리오는 섬의 시간과 자연의 결을 음악으로 엮어 제주의 가을이 품은 고요한 울림을 관객에게 전할 예정이다.
Ⅰ. 고전의 서정 - F. Schubert
공연은 슈베르트의 ‘송어’ 피아노 5중주로 문을 연다. 고전의 맑은 구조 속에 낭만적 선율이 스며 있는 이 작품은 앙상블 브리오의 균형 잡힌 음향과 세련된 합주의 미학을 고스란히 보여줄 것이다. 투명한 음의 흐름 속에서 각 악기는 주제 선율을 주고받으며 생동감 있는 대화를 이어간다. 브리오 특유의 섬세한 앙상블 감각이 슈베르트의 청춘과 자연의 빛을 한층 더 따뜻하게 빚어낼 것이다.
Ⅱ. 리듬과 열정 - A. Piazzolla
잠시의 휴식 후, 피아졸라의 ‘탱고 모음곡’이 이어진다. 아르헨티나의 정열과 클래식의 형식미가 공존하는 이 곡은 리듬의 유연함과 멜로디의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브리오는 유럽 고전악기의 음색으로 남미의 생동감을 재해석하며 관악기의 질감이 만들어내는 색채 대비를 통해 피아졸라 특 유의 도시적 낭만을 전한다.
Ⅲ. 남미의 향취 - J. Medaglia
이어지는 메달리아의 작품은 ‘남미의 벨 에포크’라는 부제처럼 20세기 초 남미 문화의 세련된 감성과 향수를 품고 있다. 유려한 선율과 경쾌한 리듬이 교차하며 관객은 이국적이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브리오의 연주는 고전과 현대, 북반구와 남반구의 정서를 한 무대에서 조화롭게 엮는다.
Ⅳ. 북유럽의 서정 - E. Grieg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리그의 은 북유럽 특유의 신화적 서정과 서사미가 어우러진 걸작이다. ‘아침의 기분’, ‘산왕의 궁전에서’ 등 익숙한 선율들이 새로운 편곡으로 되살아나며 브리오의 다채로운 음향이 북유럽의 차가운 빛과 따뜻한 감정을 동시에 전한다. 계절의 끝자락 본 작품은 가을의 여운을 환상적인 서정으로 마무리할 것이다.
❤ 섬의 숨결로 빚은 9인의 하모니, 앙상블 브리오
한편, 앙상블 브리오는 2024년에 결성된 9인조 실내악 단체로 제주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Brio’는 ‘활기’와 ‘생명력’을 뜻하며 이름처럼 이들은 각악기가 지닌 고유한 색을 조화롭게 엮어 섬의 숨결이 느껴지는 따뜻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단원으로는 바이올 리니스트 한 효, 비올리스트 박소영, 첼리스트 박소현, 콘트라베이시스트 강미소, 오보이스트 강석연, 플루티 스트 김예원, 클라리네티스트 정원교, 바수니스트 김숙 연, 호르니스트 강민주가 함께한다. 각자의 솔리스트적 개성과 오케스트라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은 제주의 정취와 현대 실내악의 감각을 결합해 ‘섬의 소리’를 그려내는 앙상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공연 ‘Autumn Nocturne’은 제주의 가을 정취 속에서 클래식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바람이 스치는 억새밭의 은빛 물결처럼 잔잔하지만 단단한 울림으로 채워질 이번 무대는 섬의 고요함 속에서 자라난 음악적 진심을 담아낸다. 서로 다른 악기들이 한 호흡으로 만들어내는 앙상블의 결, 그 안에서 피어나는 제주의 온기와 바다의 숨결 그리고 예술의 생명력이 청중에게 깊은 울림으로 전해질 것이다.
(안나영 기자/[email protected])
|연주자명단|
• 바이올리니스트 한 효: 한예종 예비학교 수료 및 예술사 졸업, 드레스덴 국립음대 석사 졸업, 현) 앙상블 데어 토니카 멤버,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제2바이올린 수석
• 비올리스트 박소영: 예원학교, 서울예고, 연세대 졸업, 현)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상임단원
• 첼리스트 박소현: 제주대 수석 입학 및 최우수 수석 졸업, 이스트만 음대 석사, 인디애나 음대 연주자과정 졸업, 현) 앙상블 블루밍, 트리오 디오, 살롱드뮤직, 멜로디다모르, 첼로앙상블 멤버, 제주체임버오케스트라 수석단원
• 콘트라베이시스트 강미소: 단국대 졸업, 제주대 음악대학원 수료, 현) 함덕고 출강, Bass Club, 아르모니아인제주 멤버,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차석단원
• 오보이스트 강석연: 중앙대,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 및최고연주자과정 졸업, 현) 제주특별자치도립 서귀포관악단 상임단원
• 클라리네티스트 정원교: 한예종 예술사 졸업, 현)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수석단원
• 바수니스트 김숙연: 한예종 예술사, 자브뤼켄 국립음대 석사 졸업, 현)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수석단원, 목관5중주 엘라스, 앙상블 시소 멤버
• 호르니스트 강민주: 부산예고, 한예종 예술사 졸업, 현)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 목관5중주 엘라스, 앙상블 시소 멤버
• 플루티스트 하종수(객원): 한예종 예비학교 및 예술사,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 석사, 데트몰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현) 블라이셔콰르텟, Contemporary Sound Forum 멤버, 한국플루트인재센터 Faculty Artist, 한국플루트협회 이사, 원주시민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 피아니스트 박수홍(객원):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학사 및피아노 실내악 석사, 영국 길드홀 음악원 피아노 반주학 석사및 아티스트 디플로마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