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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2012년, 파리 경매장에 나왔던 목조 관음보살상?2012년 12월 19일, 파리에서 크리스티 경매 아시아미술(Art d'Asie)이 열렸다. 177번 로트로 등장한 큼지막한 관음보살상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
25/10/2024

[퀴즈] 2012년, 파리 경매장에 나왔던 목조 관음보살상?

2012년 12월 19일, 파리에서 크리스티 경매 아시아미술(Art d'Asie)이 열렸다.
177번 로트로 등장한 큼지막한 관음보살상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높이가 175cm에 이르는 나무로 만든 이 관음보살상은 파리의 한 개인이 가지고 있던 유물로, 추정가는 최저 20만 유로에서 30만 유로로 제안하고 있었다.

이 목조 관음보살상은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일까?
20만 유로에서 시작해 얼마에 낙찰되었을까?

(1) 6세기 중국 남북조시대, 2000만 유로 이상
(2) 12세기 일본 가마쿠라시대, 1500만 유로 이상
(3) 13세기 중국 원. 900만 유로 이상
(4) 15세기 중국 명, 500만 유로 이상
(5) 18세기 일본 에도시대, 300만 유로 이상

https://www.koreanart21.com/artcolumn/oriental/view?id=9467&page=1

[지금 그곳의 전시] 루브르, 중세에서 르네상스까지 바보들 그림《FIGURES OF THE FOOL-From the Middle Ages to the Romantics》파리, 루브르박물관2024.10.16.~2025...
25/10/2024

[지금 그곳의 전시] 루브르, 중세에서 르네상스까지 바보들 그림
《FIGURES OF THE FOOL-From the Middle Ages to the Romantics》
파리, 루브르박물관
2024.10.16.~2025.2.3.

모자란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과거의 바보는 오늘날의 바보와 같은 모습일까? 올 가을, 루브르 박물관은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회화적 풍경에 스며든 무수한 바보의 모습에 대한 전례 없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멍청하거나 모자란 사람,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들의 모습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걸쳐 채색필사본, 인쇄물, 판화, 태피스트리, 회화, 조각, 그리고 귀중하거나 평범한 모든 예술적 공간에 퍼져 있었다. 매혹적이고 당혹스러우면서도 전복적인 모습은 시대의 혼란 속에서 크게 부각되었다.

《FIGURES OF THE FOOL》이라 이름 붙여진 이 전시에서는 중세 말 서양 미술과 문화 이곳 저곳에 나타난 그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근대성의 도래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이 캐릭터의 의미를 해석하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경박하고 경솔한 장난으로 우리를 웃게 만들기도 하지만, 에로틱하고 성적인, 비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성격의 숨겨진 면모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그들은 최고와 최악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유희, 경고, 비난을 하기도 하고 사회적 가치를 뒤집고 기존 질서를 전복하기도 한다.

새롭게 단장한 나폴레옹 홀에 프랑스, 유럽, 미국 90개 기관의 작품 300여 점을 모아 놓은 이 전시는 북유럽 미술(영국, 플랑드르, 게르만, 프랑스)을 통해 중세의 불경스러운 측면을 조명하고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매혹적인 시대를 드러내는 독특한 여정을 선사한다. 이 전시에서는 계몽주의와 이성의 승리로 사라졌던 모자란 이들의 모습이 18세기 말과 19세기에 걸쳐 다시 부활하는 과정 또한 살펴본다.

https://www.koreanart21.com/issues/issuesEtc/view?id=9480&page=1

[ART ZOOM IN] 말을 타고 가는 여인들의 행렬정감 있는 초가집들, 멋있게 자리잡은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관의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이 행렬 중에는 말을 타고 가는 여인들이 있다. 여인들 행렬 맨 앞...
25/10/2024

[ART ZOOM IN] 말을 타고 가는 여인들의 행렬

정감 있는 초가집들, 멋있게 자리잡은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관의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이 행렬 중에는 말을 타고 가는 여인들이 있다. 여인들 행렬 맨 앞에는 머리를 올리지 않은 어린 처자 두 명, 그 뒤로는 가체를 올린 여섯 명이 이열종대로 말을 타고 가는 중인데, 한 마리만 빼고 모두 백마이다. 이들은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 중일까.

https://www.koreanart21.com/artcolumn/painting/view?id=9476&page=1

[퀴즈] 이 그림에 대한 평가는 무엇일까?다소 익숙하지 않은 구성의 이 그림은 김홍도의 것이다. 왼쪽 아래에 서호사(西湖寫)라고 관서를 했는데, 이 그림이 그의 젊은 시절의 작품임을 말해준다. 이 그림의 위쪽에는 뭔...
18/10/2024

[퀴즈] 이 그림에 대한 평가는 무엇일까?

다소 익숙하지 않은 구성의 이 그림은 김홍도의 것이다. 왼쪽 아래에 서호사(西湖寫)라고 관서를 했는데, 이 그림이 그의 젊은 시절의 작품임을 말해준다. 이 그림의 위쪽에는 뭔가가 적혀 있는데, 서호사, 표암평(豹菴評)이라고 되어 있어 표암 강세황의 평가의 글임을 알 수 있다.

18세기 조선의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인물인 강세황은 여러 서화에 자신이 그림을 본 감상평을 기록했다. 이 그림에 대한 그의 평가에 해당하는 것은 다음 중 무엇일까?

1) 공들이지 않고 그렸으나 본래의 면목을 잃지 않았으니 또한 화가로서 귀신같은 솜씨라고 할 수 있다.
2) 일시의 광경이 사람을 웃긴다.
3) 그림 속 사람들은 즐거워하지 않지만 보는 사람들은 도리어 무한한 정취를 깨닫는다.
4) 복잡한 도성 안에서 우연히 펼쳐놓고 감상하게 되자 흐린 눈이 갑자기 밝아지는 듯하다.
5) 깨끗하면서도 조용한 움직임이 있으며 사람이나 물건이나 숲과 돌 모두가 옛 뜻이 있다.

정답보기> https://www.koreanart21.com/artcolumn/painting/view?id=9461&page=1

[해외뉴스] 진작 목록에서 빠지게 된 반 고흐 작품 석 점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이 지난 50년간 위작 논의를 피해 오던 원칙을 포기했다. 반 고흐의 작품에 대한 주요 연구 기관인 반고흐미술관이 논란이 많은 이 분야의...
18/10/2024

[해외뉴스] 진작 목록에서 빠지게 된 반 고흐 작품 석 점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이 지난 50년간 위작 논의를 피해 오던 원칙을 포기했다. 반 고흐의 작품에 대한 주요 연구 기관인 반고흐미술관이 논란이 많은 이 분야의 학술적 자료를 공개하기로 해 환영받고 있다.

미술관은 침묵을 깨고, 반 고흐 작품으로 알려졌던 개인 소장품 중 석 점을 진품이 아니라고 확인해 주었다. 이 중에는 이전에 미술관에서 진품 인증을 받은 후 2011년 크리스티에서 판매되었던 농부 여인을 그린 그림도 포함되어 있다. 거의 1백만 달러에 팔렸으나 위작으로 판명됐다.

이번 연구는 반고흐미술관의 미덴도르프, 반 틸보르그, 반 오우데우스덴 세 명의 글로 벌링턴 매거진 10월호에 게재됐다.

의 경우, 진품 그림인 (1887년 11월~12월)의 또다른 버전으로 여겨졌다. 반 고흐는 때로 여러 버전으로 그렸으니 가능성이 있었다. 는 1950년에 등장한 것으로 최근 소유자가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림을 제출했는데, 미술관 연구진은 ‘넓고 거친 스케치같은 붓질’이 원본 스타일과 다르고, 색채도 파리 시절 반 고흐의 팔레트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1935년에야 특허를 받은 합성 안료 망간블루도 들어 있었다. 원본의 가을 베고니아 대신 여름의 해바라기가 그려졌는데, 논문에서 연구진은 해바라기를 추가한 점으로 이 그림이 순진하고 서투른 임모가 아니라 고의적인 위조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잠재적 구매자에게는 반 고흐와 연관된 꽃 해바라기가 있어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1950년대에는 이 그림이 1888년 여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후 연구 결과 1887년 늦가을에 그려진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두 번째 사례의 경우 2007년 미술품 딜러 게르브란트 빗서의 사망 후 그 재산 중에서 나온 ‘여인의 두상’인데, 이듬해 반고흐미술관의 인증을 거쳐 드 라 파이유 카탈로그에 기록됐다. 2011년 ‘검은 모자를 쓴 농부 여인의 두상’이라는 제목으로 빗서의 그림이 미술관 인증 후 크리스티 뉴욕에 출품됐고, 99만3,250달러에 낙찰됐다. 그런데 2019년 프랑스 소장가가 농민 여성 그림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미술관은 그 유사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째 버전인가 아니면 사본인가? 아니면 크리스티 작품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테크니컬한 조사 끝에 크리스티의 그림이 원본을 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모사가가 그렸다고 결론내렸다. 원본은 1902년까지 빈센트의 어머니가 소장하고 있다가 1909년 이후 한 개인에게 팔리면서 사라져버렸다. 사본은 100년 후에 등장했지만 1902~1909년 사이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미술관 연구진들은 이 사본이 진품으로 속여 팔 의도로 제작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크리스티측은 ‘우리는 가장 저명한 전문가들의 전문적 지식을 구하는 것을 포함, 모든 위탁 작품의 인증을 보장하기 위해 최대한의 조치를 취한다. 이 작품은 2011년에 진품으로 인증받은 것으로 개별 위탁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 예는 유화 (1884년 8~9월)에 등장하는 한 남자의 수채화이다. 1912년에 등장해 후에 드라 파이유 카탈로그에 실렸다. 1957년 소더비에서 판매, 영국 사업가가 구입했다는 기록이 있다. 2020년 반고흐미술관에 이 수채화가 전시 거부되었는데, 미술관은 1904년에 원본 그림 사진이 출간된 것을 보고 1904~1912년에 작업했다고 결론내렸다. 원본에는 있는 긴 막대기가 초기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리지 않은 것, 흑백 사진에 눈 덮인 농가 지붕이 잘 보이지 않아 모사하는 사람이 디테일을 놓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석 점 모두 반 고흐가 사망한지 10년이 된 1900년대 초반에 제작되었다는 것이다. 반 고흐는 생전에 작품을 판매하지 못했지만 곧 오마주로 모작하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위조할 만큼 급격히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https://www.koreanart21.com/issues/issuesEtc/view?id=9473&page=1

https://www.theartnewspaper.com/2024/10/04/van-gogh-museum-exposes-three-early-fakes

A vase of summer sunflowers in a late autumn scene proved a giveaway

[Art Market] 김홍주의 세필화 나뭇잎케이옥션 메이저 경매 Modern and Contemporary Art 2024.10.23김홍주(b.1945) 무제, 캔버스에 아크릴, 162.2x130.3cm(100호)...
18/10/2024

[Art Market] 김홍주의 세필화 나뭇잎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 Modern and Contemporary Art 2024.10.23
김홍주(b.1945) 무제, 캔버스에 아크릴, 162.2x130.3cm(100호)
추정가 6천만~1억 원

"내가 그리는 이미지들은 어떤 특별한 상징이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의 공백을 주기 위한 것이다. 내 작업의 의미는 보는 사람에게 맡겨진다고 생각한다." (김홍주, '나의 작업 과정에 관한 회고' 1993.)

김홍주는 1970년대 후반부터 거울, 창문, 경대 등 실제 오브제 위에 직접 사실적인 형상들을 그려 넣는 작업을 통해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독특한 극사실 풍의 풍경그림을 선보이며 회화의 본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작가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대표작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꽃 그림 연작이라 할 수 있는데, 세필화 기법을 사용해 과감한 구도로 꽃잎 또는 나뭇잎 하나만을 화폭에 가득 채워 넣고 배경은 생략한다. 꽃을 그린 정물화라기보다는 구체적인 형태를 넘어선 추상화된 형상으로 전환한다. 동양화 붓의 섬세함,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 물감의 명료한 원색이 캔버스에 조화롭게 펼쳐진다. 그는 '꽃잎의 세세한 잎맥을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리는 것이 꽃이 아니라 길이거나 강이거나 산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도 말한 바 있다.

90년대 이후 그려진 이러한 꽃과 잎, 세필화 그림들은 크게 인기를 끌었고, 2005년 로댕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 그해 이인성미술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김홍주는 목원대 교수로 일하면서 국제갤러리 등의 화랑과 기획전 등을 통해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2024년 3월에는 성곡미술관에서 전 시기에 걸친 드로잉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매에 출품된 이 작품은 세필로 작업한 시기의 것이다. 자연의 잎 형태에서 따온 패턴을 큰 화면에 자세히 그리고 배경은 생략했다. 녹갈색 계열의 물감으로 여러번 겹쳐 그린 필선이 형상을 만들어내며 밀도와 텍스처가 강조됐다.

#케이옥션 #미술품경매 #현대미술 #김홍주

https://www.koreanart21.com/artmarket/price/view?id=9479

[Art News & Talk] 비엔날레의 범람, 물납제의 시작"근데 이미래, 양혜규 작품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에 대한 영국 가디언의 비판적인 기사가 인종차별적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것에서 뭔가 더...
18/10/2024

[Art News & Talk] 비엔날레의 범람, 물납제의 시작

"근데 이미래, 양혜규 작품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에 대한 영국 가디언의 비판적인 기사가 인종차별적 면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것에서 뭔가 더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긴 합니다. 그런데 런던의 ICA(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에서 정금형 작가의 전시를 하는 것도 주목받을 만한 일이에요. ICA가 20세기 실험미술의 본산 같은 곳이잖아요. 상당히 상징적인 일이죠."

"비엔날레가 사실 사적 기관에서 자생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다 관에서 공적 자금을 가지고 한 거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광주만 해도 30년간 돈을 쏟아 부은 건데 근사한 현대미술 전시는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체성을 아직 제대로 찾지는 못한 것 같고. 심하게 얘기하면 콩고물이 계속 떨어지니까 거기에 붙어서 연명하는 작가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죠. 관에서 주도를 하고 민이 따라가니까 발전이 느릴 수 밖에요."

"물납제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된지 4년 만이거든요. 현재 시행된 물납제는 문화재나 미술품에 대한 상속세 증여세가 2천만 원이 넘을 때, 미술품 문화재에 관한 세금만 물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의 예도 그렇고 원래 물납제의 기본 개념은 부동산 동산 총합 모든 재산의 상속‧증여분에 대해서 미술품으로 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는데 일단 도입이 먼저라고 판단되어 부분 물납제가 된 겁니다. 많이 얘기한 바지만 이제는 문화 정책 한다고 여기저기다 돈 들이지 말고 조세 제도를 문화 정책의 수단으로 써야 됩니다."

https://www.koreanart21.com/issues/talk/view?id=9478

[전시리뷰] 향을 통해 본 한반도의 문화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2024.12.21) 한반도에 살던 옛 사람이 향을 사르기 시작한 역사, 그들이 향을 사르던 그릇, 향의 재료가 되는 나무와 열매, 향을 사용하던 ...
14/10/2024

[전시리뷰] 향을 통해 본 한반도의 문화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2024.12.21)

한반도에 살던 옛 사람이 향을 사르기 시작한 역사, 그들이 향을 사르던 그릇, 향의 재료가 되는 나무와 열매, 향을 사용하던 의례와 문헌 기록, 종교화 속에 묘사된 향의 사용례, 의례를 벗어나 일상의 사치재로 사용되던 조선 후기의 액세서리. 향에 관한 거의 모든 역사 유물이 등장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 12.21)이 그것이다.

제목에 ‘푸른 연기’가 붙어있는 데서 알 수 있듯 향 중에서도 현대인이 많이 쓰는 액상 타입의 향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을 붙여 사르는 향을 주로 다룬다. 전시장에는 금속(청동) 향로와 토기 향로, 청자나 백자, 분청 향로 등 도자 향로, 향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고서와 불교 경전 속 향이 묘사된 그림, 유교 왕국이던 조선 왕조의 왕실행사에 등장한 향을 기록한 의궤, 조선 후기 사치품으로 자리잡은 향낭과 향을 넣은 노리개, 고관대작용(남성용) 쥘부채에 달린 선추에 들어가던 향까지 한반도의 향 사용 역사를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보여주는 유물 170여 점이 나와있다.

1세기 무렵의 한나라 유물인 청동 박산향로(호림박물관 소장), 익산미륵사지 출토 금동향로(보물 1753호, 국립익산박물관 소장), 군위 인각사 출토 금동병향로(보물 제2022호, 불교중앙박물관 소장), 6세기 신라 유뮬인 토기 향로(동아대 석당박물관 소장), 4세기 고구려 시대의 유물인 안악3호분 부인도(모사본, 한성백제박물관 소장), 보물 1477호로 지정된 정조 연간의 관리 채제공 초상화와 초상화 속에 등장하는 선추의 실물(수원 화성박물관 소장) 등 17개 기관과 개인이 협조한 유물에는 보물로 지정된 유물만 11건에 달한다.

주최측에서는 전시장 3개에 각각 , , 로 구분해 전시를 펼쳤다.

제1전시실의 '여향, 함께한 향기'를 주제로 내건 전시실은 전시의 프롤로그이자 총괄편으로 보인다. 입구에 “한자 ‘향(香)’은 좋은 향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로, 곡식이 그릇에 담겨져 있는 모양에서 나왔다. 즉, 향은 곡식에서 나는 좋은 냄새를 의미한다. 이후 향의 의미는 확대되어 ‘좋은 냄새’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사람은 좋은 냄새를 곁에 두고자 주변에서 좋은 향기가 나는 물질을 찾고 가공하여 향을 만들었다. 이때 사용된 재료는 대부분 식물에서 나왔는데,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자생하는 식물에서 얻었다”란 소개 글이 써있고 전시장 내부에 향의 재료로 쓰이는 백단나무나 팔곽, 용연향. 신안선에서 나온 자단목 등 향의 재료를 보여주고 있다. 또 고구려 고분 벽화 속의 향 사용 실례를 안악3호분 부인도, 쌍영총 공양행렬도의 모사본을 통해 보여주고, 성덕대왕 신종에 새겨진 비천상 속 선인이 들고있는 향로를 탁본을 통해 볼 수 있다.

제2전시실 섹션에서는 향이 종교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나 모두 지배계층에서 향을 열심히 소비했지만 그들이 향을 사르던 그릇은 그들이 믿던 불교와 유교만큼이나 달랐다.

주최측에선 이렇게 설명했다.

“향(香)을 피우는 문화는 종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발전해왔다. 특히 불교에서 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하였다. 향을 피우는 행위는 부처님과 보살에게 공양을 드리는 것으로,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수행자에게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주어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불교의 분향(焚香) 의례에서는 거향로(居香爐)・현향로(懸香爐)・병향로(柄香爐) 등 다양한 형식의 향로가 사용되었다. 이들 향로는 조형과 장식이 뛰어나 우리나라 공예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유교에서 분향은 중요한 의례 행위로 여러 가지 이유와 의미가 있다. 우선,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향을 피우는 행위는 의식이 행해지는 공간을 정화하고 신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였다. 아울러 향을 피우는 동안 사람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경건하게 의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유교 의례에서 사용한 향로는 불교와 조형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중국 고대 청동기의 하나인 정(鼎)을 바탕으로 제작된 새로운 형식의 향로가 유행하였다. 이러한 향로는 도자, 금속, 돌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단순 간결한 조선 공예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고려왕조의 지배계층은 개인의 신앙생활로 불교를 선호했고 동물모양이나 식물 모양 등을 청자에 도입한 극상의 조형 감각을 소비했다. 중국에 뿌리를 둔 유교를 국교로 채택한 정교일치의 조선 왕국 지배계층은 준거 틀을 중국 고대에서 찾았고 그들의 제사 그릇은 중국 고동기를 모방했다. 이 섹션에서는 청자향로와 은입사 청동향로 등 정교함과 화려함의 극을 달리던 고려시대의 향로와 분청향로와 백자향로 등 중국 고동기를 모방한 조선시대의 분명한 취향 차이를 전시장에 놓인 다양한 유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불교나 유교에서 공통적으로 의례에 향을 중요한 요소로 활용했다는 것을 수많은 향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향의 쓰임은 현대 한국인의 제사의례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제사 의례를 시작하기 전 향에 먼저 불을 붙이는 행위를 ‘강신’이라고 부른다. 제사상을 차린 뒤 조상신을 부른다는 의미다. 평범했던 가정집 거실이나 안방이 향을 사름으로써 특별한 공간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종교적 의례에 치중됐던 향의 쓰임은 제3전시실에 가면서 현대적인 향의 쓰임이 확산되고 있음을 유물로 보여주고 있다. 주최측에선 세 번째 섹션의 이름을 ‘완향玩香, 애호의 향기’라고 지었다.

“우리나라에 향(香)이 들어온 이후, 향 문화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하나는 종교적인 측면에서 사용한 것으로, 이때의 향은 형이상학적이고 이상적인 관념을 반영했다. 다른 하나는 개인적 취미(趣味)와 취향(趣向)에서 사용한 것으로, 이때의 향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기능을 가진 물질로 여겨졌다. 향은 공간을 정화하고 청결하게 만드는 실용적인 기능이 있어서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데 긴요하게 사용되었다. 이러한 실용적 기능 덕분에 향은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특히 남성들은 문방제구(文房諸具)의 하나로 향을 중요하게 여겼다. 독서분향(讀書焚香)의 전통 속에서 다양한 향 도구가 그들의 기호에 맞게 선택되고 사용되었다.”

전시장의 맨 끝에는 현대의 ‘향수’쓰임과 같은 기능을 하는 향낭이나 향을 담는 공간을 확보한 노리개 등 여성용품과 남성용 ‘향수’를 쓰는 채제공의 초상화와 실물인 선추를 함께 전시했다. 이명기가 1792년(정조 16년) 채제공 73세 때 그린 이 초상화의 왼쪽 상단에는 ‘선시군은(扇是君恩) 향역군은(香亦君恩)’이란 채제공의 글이 써있다. ‘부채는 임금의 은혜, 향선추 또한 임금의 은혜’라는 뜻이다. 초상화는 물론 손에 쥐고 있던 부채와 향선추까지 모두 왕이 하사한 위세품이고, 향이 몸치장으로 쓰이는 게 정조 연간 조선 상류계층에서 보편화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은 낙랑 지역에서 출토된 박산향로부터, 안악3호분 고분 벽화에 모습을 남긴 4세기 고구려 귀족 부인, 18세기 채제공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일대의 ‘푸른 연기’ 소비를 통해 근 2000년간의 문명사를 펼쳐놓은 전시이기도 하다.

https://www.koreanart21.com/issues/exhibition/view?id=9463&page=1

[Art Market] 소상팔경을 그린 청화백자Christie's Live Auction 23151 Japanese and Korean Art (2024년 9월 17일)백자청화시명산수문호, 조선시대 (18세기)높이 ...
05/09/2024

[Art Market] 소상팔경을 그린 청화백자

Christie's Live Auction 23151 Japanese and Korean Art (2024년 9월 17일)
백자청화시명산수문호, 조선시대 (18세기)
높이 36.8cm
추정가 350,000 – 400,000 달러(USD)(한화 약 4억8천만∼5억5천만원)

일본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산수문양과 시가 새겨진 청화백자 항아리 한 점이 크리스티에 출품됐다.
조선 후기(18세기 후반)에 제작된 이 청화백자 항아리의 특장점은 사방 옆면에 둥근 두 겹의 원으로 창을 그리고 그 내부에 산수가 그려져 있다는 데 더해서 그 둥근 창의 사이사이에는 싯구가 적혀져 있다는 것이다.

한 곳에 7글자씩 적힌 칠언절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萬隠空満明月帰  
来風使人釣江深  
萬川向流陶人歌  
長生不老神仙訓  

그림과 새겨진 글이 일대일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달, 산들바람, 잔잔히 흐르는 강물 위 사공, 음악과 신선 같은 삶 같은 주제와 분위기를 담고 있다. 그림은 일반적인 산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소상팔경 중에서 네 장면을 그렸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달 팔판동 크리스티 전시장에서 잠시 선을 보이고 뉴욕으로 건너갔다. 다시 한국 컬렉터에 의해 국내로 돌아오게 될까.

https://www.koreanart21.com/artmarket/price/view?id=9458

[Art Market] 두 폭 가리개 가득한 쓸쓸한 정경- 청전 이상범의 1938년 선전 심사위원 추천작칸옥션 제34회 미술품 경매 (2024년 9월 4일)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1897-1972)  1938년...
03/09/2024

[Art Market] 두 폭 가리개 가득한 쓸쓸한 정경
- 청전 이상범의 1938년 선전 심사위원 추천작

칸옥션 제34회 미술품 경매 (2024년 9월 4일)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1897-1972) 1938년, 종이에 수묵, 135.2x168cm
추정가 5천만 원~1억 5천만 원

커다란 두 폭 가리개를 차지한 큰 폭의 화면을 나무 듬성듬성한 평범한 야산의 모습으로 가득 채웠다. 갈필과 미점을 이용한 청전 이상범 특유의 준법으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메마른 땅이 어딘가 아득하고 쓸쓸한 정경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산수와 다른, 일본풍 화법도 아닌 우리의 것을 찾고자 했던 그만의 해답이 여기에 있다.

이 작품은 1938년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던 첫 해 추천 참여로 출품한 것으로, 이라는 제목으로 해질녘의 풍경을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상범은 1922년 열린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부터 1944년 마지막으로 열린 선전까지 꾸준히 참여했다. 특히 1925년 제 4회부터 1934년 13회까지 10년 연속 특선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이후 1936년부터는 1944년까지 추천 작가로 작품을 출품하였고, 1938년부터 1944년까지는 선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이 작품이 첫 심사위원 추천작.

지게에 한가득 짐을 지고 외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는 인물은 고독감을 더해주기도 하지만 화면의 스케일을 실제보다 더 확대시켜주는 효과를 보여준다. 그의 갈필은 향토적이라기보다는 현대적이고, 미점은 서정적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이다.

https://www.koreanart21.com/artmarket/price/view?id=9456

[전시리뷰] 한국화와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서울시립미술관, 2024.8.8 ~ 2024.11.17)"참여 작가 명단에 천경자(千鏡子, 1924-2015)가 홍익대 교수 시절 가르쳤던 류민자나 이숙자, 오낭자,...
23/08/2024

[전시리뷰] 한국화와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서울시립미술관, 2024.8.8 ~ 2024.11.17)

"참여 작가 명단에 천경자(千鏡子, 1924-2015)가 홍익대 교수 시절 가르쳤던 류민자나 이숙자, 오낭자, 이화자가 들어있지만 이들이 참여 작가의 절반을 넘는 것은 아니다. 또 천경자와 비슷한 시기에 일본 여자미술학교를 나와서 일제 강점기에 선전에서 최고상을 탔고 1970년대에는 최고의 추상화가로 불렸던 박래현(朴崍賢, 1921-1976)이 선전에 입선 후 1951년 부산에서 열린 개인전에 선보인 로 스타가 된 천경자보다 이름값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천경자나 박래현이나 이름 앞에 ‘동양화가’나 ‘여류화가’ 등의 군더더기 수식어를 달지 않고도 이름이 통하는 20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다. 그런데 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일제강점기 말기부터 광복과 한국전쟁, 국전 시대까지 20세기 중후반을 아우르는 회화 전시를 기획하며 ‘천경자’라는 부제를 달고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이란 제목을 달았을까."

"전체적으로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급변하는 사회적인 갈등을 작품에 반영한 작품들을 보여준 것이 첫번째 섹션이라면 두 번째와 세 번째 섹션에서는 ‘사회와 미술제도 I, II’라는 이름으로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서 돋보였던 여성화가와 해방 이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여성 작가를 살펴보고 있다. '사회와 미술제도 I'에서는 선전에서 각광을 받았던 정찬영과 정용희, 박래현, 천경자의 이름과 작품이 거명되고 있고, '사회와 미술제도 II'에는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교육기관에 미술이 진입한 해방 이후 미술대학 출신의 학맥과 졸업생의 활약을 담고 있다. 천경자에게 배운 오낭자, 이화자, 이숙자, 채색을 가르치지 않았던 서울대 미대 출신의 장상의, 이대에서 안동숙에게 배운 원문자의 국전 입상작 등의 작품을 소개하고, 선전과 국전의 심사위원단이나 입상 명단을 자료로 정리해 벽면에 걸었다."

"4전시실 격인 크리스탈 룸에는 백양회와 신수회, 춘추회, 묵림회, 시공회 등 한국화 관련 단체의 활동상을 아카이브 자료로 선보이고 있다. 5전시실에는 ‘여성, 삶, 예술’이란 소제목 아래 천경자부터 류민자, 금동원, 수묵 베이스의 이인실이나 장상의, 한국화를 기반으로 추상으로 들어간 송수련, 계속해서 시각언어를 다듬고 있는 원문자나 이화자의 최근작까지 전시실을 채우고 있다. 8월 20일 미술관 초청으로 전시관을 방문한 류민자, 오낭자, 이화자, 원문자 작가는 먼저 세상을 떠난 주민숙 작가나 윤애근 작가와 비슷한 연배다. 작가가 세상을 떠나면 그때부터 작품은 온전히 작품의 매력 만으로 시간과 싸우고 그 중에 어떤 작품은 불멸을 획득한다. 심금을 울리던 개인사도, 이권을 배분하던 화단의 권력도 시간 앞에서는 무력하게 사라지고 대개는 작품만 남는다."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전은 시절 유행에 맞춰 ‘여성의 눈’이라는 필터를 씌우기는 했지만 부족한 실물 작품 전시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보충하고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와 한국화 진영의 20세기 중후반 흐름을 엮어 보여주려는 시도가 감지됐다. 너무 많은 자료와 작가 아카이브가 있어서 전시 공간이 좀 더 컸더라면,이란 생각이 들기는 했다."

https://www.koreanart21.com/issues/exhibition/view?id=9454&page=1

[ART ZOOM IN] 변상벽의 토종닭 가족변상벽(1726?-1775)의 닭 그림을 보니 삼복을 무사히 넘긴 토종닭 가족이 이렇게 어디엔가 있겠거니 싶다. 검은 토종닭 암수 두 마리와 흰 암탉 한 마리, 얼룩무늬 ...
23/08/2024

[ART ZOOM IN] 변상벽의 토종닭 가족

변상벽(1726?-1775)의 닭 그림을 보니 삼복을 무사히 넘긴 토종닭 가족이 이렇게 어디엔가 있겠거니 싶다. 검은 토종닭 암수 두 마리와 흰 암탉 한 마리, 얼룩무늬 병아리들이 풀밭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장면이다. 소장처에서는 ‘암수 닭이 병아리를 거느리다’라는 의미로 라는 이름을 붙였다.

짙은 갈색의 암탉은 벌레를 입에 물고 새끼들을 불러모으고 있고, 붉은 벼슬이 뚜렷한 수컷은 정면을 향하고 앉아 길쭉한 꼬리 깃털과 부풀린 목털로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기웃거리는 흰 암탉의 보조 출연으로 화면의 밋밋함을 덜었다.

변상벽은 영조 임금 때에 나고 활동하고 죽었던 화원 화가로, 조선 후기에서 영모화조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인물이다. 그의 집안은 영남의 밀양 변씨 효량공파였다고 하는데(21대손) 어느 조상 때인가 서울로 올라와 중인 계급이 되었다. 변상벽의 5대조 할아버지가 처음 역관으로 활동한 기록이 있고, 고조부, 증조부, 조부 모두 역관이었다. 부친인 변운서는 무과에 합격해 무관이었고 그의 2남 2녀 중 차남 변상벽은 화원이 됐는데, 이후 변상벽의 양아들, 조카 등도 화가가 됐다.

변상벽은 초상화에도 실력을 보여 영조대왕의 어진을 두 차례나 그려서 그 공으로 전라도 곡성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 화원으로서 사람의 초상도 잘 그렸고 닭 그림도 잘 그렸지만(변닭) 가장 유명한 것은 고양이 그림(변고양이). 약관의 나이에 고양이 그림으로 서울에서 명성을 얻었다고 여러 기록에 전한다. 그가 고양이 그림을 잘 그리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변상벽의 활동은 정극순(鄭克淳, 1709-1767)이라는 소론 명문가 양반의 기록으로 전해진다. 정극순이 당시 명성이 자자했던 변상벽을 불러 고양이 그림을 그리게 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문집에 자세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 『서윤공유고』, 『연뢰유고』 속의 「변씨화기(卞氏畵記)」)

「변씨화기」에서 정극순은 변상벽이 원래부터 고양이 그림에 능한 것이 아니라, 산수화를 그려보았자 다른 대가에 미치지 못할 것을 알고 고양이 그림에 집중함으로써 고양이 그림에 제일이 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는 내용을 기록했다. 고양이를 꾸준하게 관찰하여 그 습성을 익히다보니 변상벽의 마음에 수많은 고양이가 존재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여러 종류의 고양이를 잘 그릴 수 있게 된 것이라 말했다고 하는데, 정극순은 이 내용을 말하면서 전문화되지 못한 사대부의 학문을 질타했다. 변상벽은 물론 재능도 가지고 있었고 노력도 기울였지만 무엇보다 그 방향 설정이 탁월했던 것이 현재까지 이름을 남기게 된 그 성공의 비결이다.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닭 그림에서도 그의 동물 표현은 생생하기 그지없다. 두 군데 있는 화제 중 오른쪽 것이 동시대 예술계의 중심인물 강세황(1731~1791)의 글인데, 그도 변상벽에게 아낌없이 칭찬을 내렸다.

푸른 수탉과 누런 암탉이 7~8마리 병아리를 거느렸다.
정교한 솜씨 신묘하니 옛사람도 미치지 못할 바이다.
青雄黃雌 將七八雛 精工神妙 古人所不及

토종닭 흑계 수탉은 녹청색의 광택을 띠는 경우가 많아 강세황은 이를 푸른 수탉이라고 표현했다. 변상벽의 솜씨를 신묘하다고 칭찬하고 있는데, 조선 후기 예술비평가의 눈에는 (아마도 중국의 거장까지 포함한) 옛 사람들에 비해 당대의 사람들의 솜씨가 대체로 마땅치 않지만 그중 변상벽의 표현력은 인정할만 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상단에 큼직하게 있는 글씨는 누구의 것일까? '마씨(馬氏)', '인백(仁伯)'이라는 인장을 통해 후배 화가 마군후(1750?~?)의 것임을 알 수 있다.

흰털 검은 뼈로 홀로 무리 중에 우뚝하니, 기질은 비록 다르다 하나 5덕(德)이 남아 있다. 의가(醫家)에서 방법을 듣고 신묘한 약을 다려야겠는데, 아마 인삼과 백출과 함께 해야 기이한 공훈을 세우겠지.
白毛烏骨獨超群 氣質雖殊五德存 聞道醫家修妙藥 擬同蔘朮策奇勳

몸에 좋다는 백모오골(흰 털의 오골계) 상투적인 표현을 쓰는 바람에 그림과 차이가 생겼다. 그런데 인삼, 백출 운운 삼계탕 생각을 하며 닭 그림 감상을 적다니, 무더위에 닭그림을 자연스레 연상한 것이 나뿐만은 아니겠구나 싶어 다행스럽다. 큼직하게 공간을 차지한 화제 내용이 저렇다는 것으로 두 화가들의 평소 농담과 친밀함을 알 만 하다. 어쨌거나 화제 덕에 그림이 더 재기발랄하게 느껴진다.

https://www.koreanart21.com/artcolumn/painting/view?id=9453&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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