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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10월 10일 금요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전일빌딩 9층 대강당에서 양기창 시인의 시집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출판 기념회가 진행됩니다.🌸양기창 시인의 시에는 억압 속에서도...
26/09/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10월 10일 금요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전일빌딩 9층 대강당에서 양기창 시인의 시집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출판 기념회가 진행됩니다.🌸

양기창 시인의 시에는 억압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언어의 힘이 흐릅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었던 그는 “감옥에 갔더니 책이 잘 읽혀라우. 시를 쓰려고 안 해도 저 혼자 막 나와부러요”라고 고백하며 좁은 쪽창을 통해 오히려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았습니다. 옥중에서 길어 올린 시어들은 구호와 이념을 넘어선 내밀한 목소리로 자리하고, 자화상 연작에서는 체제 바깥의 삶을 모색하며, 고향과 자연을 노래하는 시편들에서는 대지적 생명과 공동체적 영혼을 되살려냅니다. “도저히 측정되지 않는/설날 아침의 n 헤르츠”라는 구절은 신체와 감각이 시대의 상흔을 증언하는 방식을 보여 주고, “물앵두꽃 터지듯이는 아니겠지만”이라는 문장은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을 압축합니다. 이렇듯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은 감옥과 노동, 고향과 자연의 풍경을 담담히 그려내며 억압의 시간을 보편적 인간의 시간으로 변모시키고, 담백한 언어 속에 응축된 삶의 무게와 아름다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다가옵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오후 3시에는 저자 사인회가 마련되어 있으며, 출판 기념회가 끝난 뒤에는 함께하는 뒷풀이 자리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양기창 시인의 시집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결과를, 한 줌 흙도 안 된다는
비아냥거림을 견디어 왔을까
지구 자기장의 반발에 방전 중인
방전관 따위에서나 볼 수 있는
플라스마로 사그라지는 오로라
그 극광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빛의 현혹은 잠시 저리 가라 하고
하여서 시나브로 진정된
우주의 질서, 윤슬같이
반짝이는
땅끝 완도 바다와
밤하늘의 별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부분

📚 양기창 시인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출판기념회
📌 일시 : 10월 10일(금) 오후 4시
📌 장소 : 전일빌딩 9층 대강당(광주광역시 구도청 앞 금남로)
✅ 행사 순서:오후 3시 저자 사인회/오후 4시 출판 기념회
✅ 뒷풀이: 맛집 한겨레(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뒤)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9월 27일 토요일 오후 5시, 자작나무 책방에서 안상학 시인의 강연 〈사랑, 슬픔, 희망, 그리고 시〉가 진행됩니다.🐫안상학 시인의 시에는 세월을 외면하지 않는 담담한 성찰이 깃들어 있...
23/09/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9월 27일 토요일 오후 5시, 자작나무 책방에서 안상학 시인의 강연 〈사랑, 슬픔, 희망, 그리고 시〉가 진행됩니다.🐫

안상학 시인의 시에는 세월을 외면하지 않는 담담한 성찰이 깃들어 있습니다. 환갑을 앞둔 그는 “지나온 길은 내가 너무도 잘 아는 길/오늘은 더듬더듬 그 길을 되돌아가 본다”라며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그리움과 회한 속에서 삶의 의미를 더듬습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개인의 내밀한 기억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권정생의 삶을 기리는 시에서는 주변인의 존엄을 새겨 넣고, 4·3과 세월호의 비극 앞에서는 “세상 모든 슬픔의 출처는 사랑이다”라는 고백으로 함께 아파합니다. 이렇듯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은 이렇게 개인의 고독을 넘어 사회적 고통과 연대까지 품어 내며, 지나간 날과 다가올 날 사이에서 삶의 무게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길어 올리는 시집입니다.

안상학 시인의 시집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과 함께 다른 저서 『안동소주』, 『아배 생각』,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시간과 거리를 물으면 금방이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운전기사와 길을 잃어도 쥬게르 쥬게르(괜찮아 괜찮아)만 연발하는 가이드를 보면서 나는 모든 지나간 날들을 아래라 부르던 내 할머니의 시간에도 새겨진 게 분명한 몽고반점과, 싸울 때면 쥐게라 쥐게라(죽여라 죽여라) 악다구니를 쓰던 할머니의 지워지고 없는 몽고반점을 떠올리며, 고비에다 주막을 차리겠다는 사내와 쏘다닌 열흘 동안을 나는 모든 지나간 날들과 아직 오지 않은 나날들을 어제와 내일로 셈하며 동업할 생각을 해 보았다.
―「고비의 시간」 부분

📚 안상학 시인
📌 일시 : 9월 27일(토) 오후 5시
📌 장소 : 자작나무 책방 (용산구 후암로 36 2층)
✅ 참가비 : 1만원 + 도서 구매 1권 이상
✅ 참가인원 : 선착순 15명
✅ 신청 : 네이버폼 (인스타 프로필 링크 ) 또는 방문신청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중퇴하고, 30여 년 동안 거리와 쪽방촌을 떠돌며 노숙인으로 살아온 권일혁 시인의 시집을 준비 중입니다.서울역 등지를 거점 삼아 방황하던 권일혁 시인은,  성프란시스대학의 노숙인을...
18/09/2025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중퇴하고, 30여 년 동안 거리와 쪽방촌을 떠돌며 노숙인으로 살아온 권일혁 시인의 시집을 준비 중입니다.
서울역 등지를 거점 삼아 방황하던 권일혁 시인은, 성프란시스대학의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과정을 통해 시를 만나고 수천 편에 달하는 습작을 쏟아냈습니다.

삶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언어는 쓰라리면서도 빛나고, 절망을 통과했기에 더욱 강렬합니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도시의 뒷면을 고스란히 담아내었으며,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했던 삶이 한국 문학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입니다.

성프란시스대학은 현재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거리의 인문학, 20년의 노정'이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tumblbug.com/stfrancis20

신간안내 🌙🦊“사막을 한 삽씩 퍼 올리며 모래 먼지를 만든다그렇게 나를 평정해 가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사막여우의 울음이 멎은 자리,다정한 생의 기척이 피어난다.정솔 시인의 시집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이 걷는사...
16/09/2025

신간안내 🌙🦊

“사막을 한 삽씩 퍼 올리며 모래 먼지를 만든다
그렇게 나를 평정해 가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막여우의 울음이 멎은 자리,
다정한 생의 기척이 피어난다.

정솔 시인의 시집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이 걷는사람 시인선 128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거대한 힘과 언어가 지배하는 시대에 곤충과 씨앗, 종이컵과 웃음, 갈대숲과 덩굴 같은 작은 존재들에 시선을 돌립니다. 자기중심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타자와의 만남 속에서 관계와 감각을 새롭게 짜며, 잊고 있던 감각을 되살리고 다정한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시집에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작품들이 다수 담겨 있습니다. 「공즉시색 색즉시공」에서는 버려진 컵과 꽃잎 앞에서 “입술은 색이고 컵은 공이다”라는 직관을 끌어내고, 「시간 마켓」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 주말여행, 파도 소리 같은 순간들을 사고파는 상상 속에서 삶의 가능성을 새롭게 직조합니다. 「소망」에서는 죽음을 앞둔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가 애틋하게 그려지고, 「순수의 기척」에서는 신생아의 웃음을 향한 소망이 삶의 무게를 견디는 힘으로 다가옵니다.

『사막여우가 우는 저녁』은 작은 사물과 풍경을 새로운 빛으로 되살리며,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순간 속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 묻습니다. 정솔의 시는 거대 담론이 아닌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일깨우고, 독자에게 다정한 시선과 단단한 울림을 건넵니다. 잊고 있던 감각을 회복하고 서로를 바라보는 힘을 전하는 이번 시집이 많은 독자에게 따뜻한 동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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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9월 23일 화요일 오후 6시, 기역책방에서 김안녕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에는 황형철 시인님이 진행해 주실 예정입니다.💓(참가 신청: 다음의 계좌로 입금 후 문자로...
08/09/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9월 23일 화요일 오후 6시, 기역책방에서 김안녕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에는 황형철 시인님이 진행해 주실 예정입니다.💓
(참가 신청: 다음의 계좌로 입금 후 문자로 이름을 알려주세요/새마을금고 9003-2727-8769-8 기역책방)

표제작에서 시인은 “사랑만큼 근력이 필요한 종목도 없다”(「사랑의 발견」)고 말한다. 근력, 일을 능히 감당하여 내는 힘. 김안녕에게 사랑은 힘을 내어 감당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엄만 날 왜 낳았어요/왜 더 사랑하지 않았어요/그 밤 당신은 왜 날 찾아왔었나요”(「울음을 먹는 생」) 한탄하고, “사랑이라는 누대의 누더기 위에서 무구하게도 자라”(「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나는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랑은 모르는 새 끝없이 샘솟는 마음이어서 “결국에는 다 녹아 버릴 걸 알면서도 눈을 뭉”쳐 “사랑해, 말해 버”(「겨울 다음 가을」)리고 만다. 시인은 “유일하게 늘지 않는 것은 시와 사랑”(「사랑의 발견」)이라 말하지만,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랑이 늘지 않는 건 이미 충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김안녕 시집 『사랑의 근력』과 북토크 모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을 먹는 대신
미움을 먹으려 하지만
마음과 미움은 한 끗 차이지만
땡감이 비에 떨어지고 무화과 열매가 익고
잠글 수 없는 냄새처럼 열병이 퍼지고
모르는 순간 내게로 건너온 참혹은
물혹이 아니라서 칼로 도려낼 수도 불로 지질 수도 없다

씹다 붙인 껌처럼
사랑만큼 근력이 필요한 종목도 없다
ㅡ「사랑의 발견」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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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9월 3일 수요일 저녁 7시, 후암동 자작나무 책방에서 안도현 시인의 북토크가 열립니다. 이번 자리는 안도현 시인이 새 책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를 통해 독자와 직접 만나는 특별한 시...
01/09/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9월 3일 수요일 저녁 7시, 후암동 자작나무 책방에서 안도현 시인의 북토크가 열립니다. 이번 자리는 안도현 시인이 새 책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를 통해 독자와 직접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입니다.
(참가 신청: 자작나무책방 문의 및 구글폼 https://form.naver.com/response/NiOCq2wsGXbH1Qz05Kaofw 작성 / 참가비: 25,000원 / 선착순 25명)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는 한 여성 패션디자이너의 파란만장한 삶에 바치는 헌사이자, 옷과 몸에 관한 새로운 아포리즘으로 빚어진 특별한 책입니다. 시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한,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는 글쓰기를 통해 안도현 시인은 여든여섯 개의 이미지와 사유를 펼쳐 보입니다. 『연어』 이후 가장 공들여 쓴 작품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견디고 있는 청춘들에게 건네는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패션 디자이너,/ 한 폭의 옷감을 자르고 붙여서/ 옷감이라는 납작한 평면을/ 입체로 만드는 사람.// 그 속에 몸뚱이와 팔과 다리를 넣고// 누워 있던 옷감을 일으켜 세워// 앞으로 걸어가게 하는 사람
―6쪽
옷은 그러니까/ 몸이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입이 없는 몸이/ 노래를 하는 그 찰나가/ 바로 옷이다.
―125쪽

시적 문장과 철학적 사유가 어우러진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와 함께하는 이번 북토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신간안내🎶📖“한동안 무기력증에 빠졌다.진부한 언어와 낡은 서정 때문에.그때나 지금이나 위로는 음악이었다.”고통은 그림자처럼 내려앉고,음악은 그 곁에서 조용히 흐른다박시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가 어두운 그늘이었을...
19/08/2025

신간안내🎶📖

“한동안 무기력증에 빠졌다.
진부한 언어와 낡은 서정 때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위로는 음악이었다.”

고통은 그림자처럼 내려앉고,
음악은 그 곁에서 조용히 흐른다

박시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내가 어두운 그늘이었을 때』가 걷는사람 시인선 127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첫 시집 이후 10년, 오랜 침묵과 침잠을 건너 다시 언어 앞에 선 시인의 내밀한 고백이자 다짐이 담긴 책입니다.

이번 시집은 총 4부로,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연민, 사회 구조에 밀려난 존재들을 바라보는 윤리적 시선, 그리고 슬픔과 애도를 언어로 견디려는 시적 실천이 촘촘하게 이어집니다. “바람의 파르티타가 흐르는 겨울밤/ 털모자를 쓴 노동자들이/ 발전소 굴뚝에 올라갔다”(「공소公所」)는 시구처럼, 시인은 현실의 가장자리를 정면으로 응시하지만 고발이나 재현 대신 음악처럼 고요히 감싸 안는 서정으로 그 장면들을 기록합니다.

이를 위한 방식으로 시집에는 ‘글렌 굴드’, ‘사라방드’, ‘아리에타’ 같은 음악적 언어가 빈번히 등장하며, 그 감각은 시의 리듬과 톤을 지배합니다. 시인은 비극을 직접 고발하기보다 주변을 맴도는 태도 속에서 음악처럼, 혹은 기도처럼 조용한 윤리적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삼각김밥으로 하루를 버티는 청년, 폐지를 줍는 노인, 고시원에 사는 노동자, 언덕 위 고양이 가족 같은 삶의 가장자리 인물들을 고요한 리듬으로 다정히 감싸 안으며 연대의 언어로 기록합니다.

『내가 어두운 그늘이었을 때』는 음악과 고통, 애도와 희망, 거리와 밀착이라는 상반된 요소들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한 시인의 분투를 보여줍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리얼리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입니다. 고요한 음악처럼 번져가는 시집의 언어를 직접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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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그녀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그녀를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고요히 소멸하며 타자를 감각하는 존재들,응시의 윤리로 직조된 여덟 개의 이야기.홍명진 소설집 『밤이 고요한 것은』이 걷는사람 소설 18번...
31/07/2025

신간안내🌃📖

“그녀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요히 소멸하며 타자를 감각하는 존재들,
응시의 윤리로 직조된 여덟 개의 이야기.

홍명진 소설집 『밤이 고요한 것은』이 걷는사람 소설 18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소설집은 중심에서 벗어난 존재들, 말하지 않고 사라져가는 이들을 조용히 응시하며 그들의 세계에 닿으려는 시도에서 시작됩니다. 작가는 들리지 않는 감각, 보이지 않는 진동을 감지하려는 섬세한 문장으로, 침묵과 여백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그려냅니다.

표제작 「밤이 고요한 것은」에서는 돌발성난청을 앓는 화자가 이웃의 돌연한 죽음을 통해 일상의 균열을 감각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소음이 아닌 침묵의 밀도로 이루어져 있음을 섬세하게 환기합니다. 이어지는 「장귀자 아카이빙」에서는 사라진 인물의 생애를 기록하며, 말하지 않고 중심에 서지 않는 방식으로 타자의 삶에 다가가는 태도를 조용히 제시합니다.

이 외에도 병든 아내를 간병하던 노인의 결단을 그린 「마지막 산책」, 과거 인연의 부고를 접하고도 끝내 외출하지 못하는 「모자」,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공동체의 상흔과 죄의식이 되살아나는 「미조」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내력」에서는 조카의 죽음을 통해 가족 간 눌러두었던 감정들이 장례식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드러납니다. 「마술이 필요한 순간」은 연극을 시작한 딸과의 교감을 통해 중년 여성 화자가 삶을 되돌아보는 이야기이며, 「불면」은 갱년기의 불면과 감각 과민 속에서 주인공이 내면의 불안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밤이 고요한 것은』의 여덟 편의 소설은 이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의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존재를 감당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며, 중심에 서지 않은 자들을 향한 조심스러운 응시와 타인의 몫을 감각하는 윤리를 깊이 있게 탐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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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우리 사이에서 꽃은 그대로였고우리의 절반만 각자의 빛깔로 퇴색되고 있었다”달리아꽃의 붉은 빛깔에서 시작된 어긋난 감각,뒤엉킨 시간의 조각들이 다시 피어난다권기덕 시인의 시집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
08/07/2025

신간안내💮📖
“우리 사이에서 꽃은 그대로였고
우리의 절반만 각자의 빛깔로 퇴색되고 있었다”

달리아꽃의 붉은 빛깔에서 시작된 어긋난 감각,
뒤엉킨 시간의 조각들이 다시 피어난다

권기덕 시인의 시집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가 도서출판 걷는사람 시인선 126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시집에서 권기덕 시인은 죽음을 단순한 상징이 아닌 언어와 감각의 새로운 조율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죽음은 삶의 종말이 아니라, 삶을 닮은 또 하나의 질서이며 반복되는 감각의 기록입니다.

이 시집에서 삶은 더 이상 본질적인 무언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꽃 모양을 흉내”(「겨울 해변의 늪」) 내는 언어의 상태이자, 반복되고 어긋나는 형식입니다. “지난 계절의 이팝나무를 보면서 죽은 사람도 사람이라 국어사전을 뒤적거렸다.”(「장마」)라는 구절처럼, 살아 있음은 죽음의 반대가 아니라 죽음을 ‘닮은’ 상태로 제시됩니다. 이 닮음은 정교한 재현이 아닌, 어긋난 반복이자 실패한 흉내입니다.

또한 권기덕의 문장은 자주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고, 시간과 논리가 단절됩니다. “트랙 위에서 그림자가 돈다 묻은 것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심장으로 변해 간다”(「오르골」)처럼, 이러한 표현은 특정한 풍경을 묘사하기보다 감각 자체의 기형적 형태를 드러냅니다. 이처럼 의도된 파열과 부조리는 오류가 아니라,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여는 균열입니다. 독자는 바로 그 틈에서 다시 말을 시작할 가능성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처럼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는 독자에게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시를 읽는 일이 ‘현실’이라는 텍스트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부단히 복수화하는 생산적인 작업임을 환기시킬 뿐입니다.

이러한 시적 태도는 언뜻 모순처럼 보이지만, 바로 그 모순 속에서 시인은 죽음과 삶, 실패와 반복, 침묵과 언어가 교차하는 지점을 포착해 냅니다. 이 시집은 설명을 피하고, 완성보다는 균열 속에 머뭅니다. 말이 끝나는 자리에서 다시 말을 시작하는 감각, 그것이 『닮은 건 모두 아프고 달리아꽃만 붉었다』가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조용하고 깊은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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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6월 19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쩜오책방에서 문경수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에는 최지인 시인님이 진행해 주실 예정입니다.🌊(참가 신청: 쩜오책방  문의/구글폼...
18/06/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6월 19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쩜오책방에서 문경수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북토크에는 최지인 시인님이 진행해 주실 예정입니다.🌊
(참가 신청: 쩜오책방 문의/구글폼)

문경수의 인물들에게는 마땅히 맞서야 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결기가 배어 있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불편한 진실을 응시하려는 용기와 삶을 책임지기 위해 안간힘쓰는 마음까지도요. 서럽고 분하며 때로는 헛헛한 “삶의 치부로 내달”리면서도 “기꺼이 엎어질 줄”(박소란, 추천사) 아는 이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질긴 각오가 이 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기에, 시인은 “화염 앞에 다가서면서 마주한” 절망 너머로부터 “따뜻하다/환하고 밝은 게/때론 아름답기도 하구나”(「화마(火魔)」)라는 가혹하고도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산들바람만 불어도 공병처럼 울보가”(「탑동」) 될지라도 “이 어중간한 마음으로는/전속력으로 달려야 했다”(「울면서 달리기」)며 처절한 진창 같은 현실의 면면에 산재한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길어 올립니다.

문경수 시집 『틀림없는 내가 될 때까지』와 북토크 모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엊저녁엔 품에 죽어 가는 새를 안고
함께 호흡을 맞추며 잰걸음했었지

살릴 수 있어. 살 수 있어. 살 거야.

그렇다면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나 정도면
나 정도 쓰면
이 도시의 잉걸불을 아름다운 점묘화라 말할 수 있나

그런 말을 가슴에 품는다고 다 시인인가

아, 오늘도 기어코 새는 죽지를 않는구나
―「남문사거리」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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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작가, 다섯 개의 형식시, 이야기, 주석, 사진, 만다라까지—문학의 경계를 넘는 다섯 송이의 실험이 하나로 피어납니다.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시인 송진권, 길상호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시와 사...
12/06/2025

다섯 명의 작가, 다섯 개의 형식
시, 이야기, 주석, 사진, 만다라까지—
문학의 경계를 넘는 다섯 송이의 실험이 하나로 피어납니다. 🌺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시인 송진권, 길상호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시와 사진, 이야기와 산문, 주석과 일기 등 다섯 가지 형식으로 펼쳐낸 새로운 문학 앤솔러지인 『다섯 더하기 시선은 하나』(기린과 숲)가 출간되었습니다.

송진권 시인은 이 시집에 동시 5편과 시작노트 5편을 실었습니다. 만화가를 꿈꾸다 시와 동시를 쓰게 된 그는, 오랜 시간 철도 일을 하며 낯선 도시와 역을 떠돌다 지금은 여객전무로 기차를 타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엔 텃밭을 일구고 도서관에 들르며, 얼뜨기 농부이자 얼치기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천천히 꿰어냅니다. 그의 동시는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아이처럼 바라보는 마음으로 삶을 포근하게 어루만집니다.

걷는사람에서 보여준 송진권 시집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을 통해 보여준 다정하고 유쾌한 언어가, 이번 시집에서도 그대로 살아 숨 쉽니다.

길상호 시인은 시 10편과 사진 10장을 함께 실었습니다. 일상 속 장면들을 포착한 사진 위에 주석이 달린 시를 얹어, ‘사진 소시집’이라 불러도 좋을 따뜻한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산책하며, 고양이와 야옹거리다 문득 셔터를 누르는 시인. 군더더기 없이 정갈한 언어와 조용히 번지는 담백한 이미지로 길상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잔잔한 울림을 전합니다.

저희 출판사 걷는사람에서 길상호 시인의 시집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산문집 『겨울 가고 나면 따뜻한 고양이』를 펴낸 바 있습니다. 이번 공저 역시 반가운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께 소개드립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다섯 송이의 시선이 하나로 모인 이 실험의 자리에서, 송진권 시인의 동시와 노트, 길상호 시인의 사진 시, 그리고 서로 다른 다섯 빛깔의 작업들이 어우러진 새로운 문학의 풍경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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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나는 아직도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을 살고 있다.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그림자들의 얼굴을 찾기 위해."스스로를 겨누는 언어의 윤리존재하지 않는 얼굴을 위한 애도의 시김성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늘...
12/06/2025

신간안내🌗📖

"나는 아직도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을 살고 있다.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그림자들의 얼굴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겨누는 언어의 윤리
존재하지 않는 얼굴을 위한 애도의 시

김성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그늘흔』이 걷는사람 시인선 125번째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늘 속에서 유영하던 밤들”(「시인의 말」)을 지나 비로소 내보이는 이 시집은, 어둠과 침묵의 시간을 견디며 ‘그림자뿐인 생’을 살아온 존재들의 언어 없는 고통을 비로소 ‘시’로 호명하는 작품입니다. 김대현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말하듯, 이 시집은 “자본에 내재된 구조적 모순과 이에 꾸준히 저항해온 이른바 노동시들의 계보와 친연성을 가지”면서도, 그것을 “내부에서 교란하는 낯섦”으로 전혀 새로운 정서적 국면을 열었습니다.

『그늘흔』은 제목 그대로, 그늘에 남은 흔적이자 흔적에 머무는 그늘의 시학을 펼쳐 보입니다. 여기서 ‘그늘’은 제도와 권력의 시야로부터 배제된, 사회가 관리하지 않는 존재들의 자리입니다. 말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말해지지 않도록 설계된 비가시의 장소. 시인은 그 침묵의 장소를 언어로 옮깁니다. 단정하거나 유려하지 않은, 뾰족하고 무거운 문장으로, 오히려 그늘의 윤리를 지키는 말들로 말합니다. “다친 글자들이 서로의 허리와 팔다리를 그러쥐고 안간힘으로 폐허를 전하려”(「사량 思量」). 그의 시는 말해지지 않은 존재들의 고통을 다시 말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던 그 침묵 자체를 끌어안는 언어의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이는 결국 『그늘흔』 시집의 정서적 축과도 닿아 있습니다. 애도되지 못한 얼굴들을 기억하고, 잊힌 자들의 흔적을 언어로 복원하는 일. 김성백은 ‘말해지지 않았던 존재들’을 고립의 영역에서 끌어올려 ‘기억의 윤리’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김성백의 시는 “한 번 더 태울까요/그대로 박제라도 할까요”(「일인용」)라며 사라진 존재들의 육체가 아닌, 그 이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묻습니다. 기억이란 단순한 회고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되는 억압의 구조를 인식하고 말해내는 실천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이에 시인은 “이 세계에 서명하지 않는”(「끝과 미안」) 방식으로 삶의 가장 어두운 자리에서 언어를 불러냅니다. “심장보다 더 뜨거운 언어”(「손잡이」)를 통해서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시를 읽는 일은 곧 얼굴을 찾아주는 일입니다. 김성백의 『그늘흔』은 그렇게 지워진 얼굴들 곁에서, 침묵을 잃지 않는 언어로, “흐릿한 기척을 부여잡고”(「시인의 말」) 끝내 “그 손을 누가 좀 잡아 줬으면 하”는 마음을 조용히, 그러나 끝내 포기하지 않고 건네는 시집입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 순간들. 그런 순간에도 말이 남아야 한다면, 그 말은 아마 이런 시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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