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09/2025
안녕하세요, 걷는사람입니다.😊
10월 10일 금요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전일빌딩 9층 대강당에서 양기창 시인의 시집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출판 기념회가 진행됩니다.🌸
양기창 시인의 시에는 억압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언어의 힘이 흐릅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었던 그는 “감옥에 갔더니 책이 잘 읽혀라우. 시를 쓰려고 안 해도 저 혼자 막 나와부러요”라고 고백하며 좁은 쪽창을 통해 오히려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았습니다. 옥중에서 길어 올린 시어들은 구호와 이념을 넘어선 내밀한 목소리로 자리하고, 자화상 연작에서는 체제 바깥의 삶을 모색하며, 고향과 자연을 노래하는 시편들에서는 대지적 생명과 공동체적 영혼을 되살려냅니다. “도저히 측정되지 않는/설날 아침의 n 헤르츠”라는 구절은 신체와 감각이 시대의 상흔을 증언하는 방식을 보여 주고, “물앵두꽃 터지듯이는 아니겠지만”이라는 문장은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을 압축합니다. 이렇듯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은 감옥과 노동, 고향과 자연의 풍경을 담담히 그려내며 억압의 시간을 보편적 인간의 시간으로 변모시키고, 담백한 언어 속에 응축된 삶의 무게와 아름다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처럼 다가옵니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오후 3시에는 저자 사인회가 마련되어 있으며, 출판 기념회가 끝난 뒤에는 함께하는 뒷풀이 자리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양기창 시인의 시집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결과를, 한 줌 흙도 안 된다는
비아냥거림을 견디어 왔을까
지구 자기장의 반발에 방전 중인
방전관 따위에서나 볼 수 있는
플라스마로 사그라지는 오로라
그 극광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빛의 현혹은 잠시 저리 가라 하고
하여서 시나브로 진정된
우주의 질서, 윤슬같이
반짝이는
땅끝 완도 바다와
밤하늘의 별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부분
📚 양기창 시인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는』 출판기념회
📌 일시 : 10월 10일(금) 오후 4시
📌 장소 : 전일빌딩 9층 대강당(광주광역시 구도청 앞 금남로)
✅ 행사 순서:오후 3시 저자 사인회/오후 4시 출판 기념회
✅ 뒷풀이: 맛집 한겨레(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