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9/2025
9월 04일: 예배의 의무와 합당한 방식
고백서 21.1
본성의 빛은 만물에 대한 지배권과 주권을 가지신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선하시며, 만물에게 선을 행하신다. 사람은 온 마음과 영혼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며, 찬송하고, 이름을 부르고, 의지하며, 섬겨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1) 하지만 참되신 하나님을 예배하기에 합당한 방식은 하나님께서 친히 제정하셨으며 자신의 계시된 뜻으로 제한하셨다. 그러므로 사람의 상상이나 고안이나 사탄의 제안에 따라, 눈에 보이는 표상이나 성경에 규정되지 않은 어떤 방식으로도 하나님을 예배해서는 안 된다.2)
1) 롬 1:20; 행 17:24; 시 119:68; 렘 10:7; 시 31:23; 18:3; 롬 10:12; 시 62:8; 수 24:14; 막 12:33.
2) 신 12:32; 마 15:9; 행 17:25; 마 4:9~10; 신 4:15~19; 출 20:4~6; 골 2:23.
말씀 요절
롬 1:2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
시 31:23 “너희 모든 성도들아 여호와를 사랑하라 여호와께서 진실한 자를 보호하시고 교만하게 행하는 자에게 엄중히 갚으시느니라”
수 24:14 “그러므로 이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온전함과 진실함으로 그를 섬기라 너희의 조상들이 강 저쪽과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을 치워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라”
신 12:32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모든 말을 너희는 지켜 행하고 그것에 가감하지 말지니라”
마 15:9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하시고”
신 4:15-19 “여호와께서 호렙 산 불길 중에서 너희에게 말씀하시던 날에 너희가 어떤 형상도 보지 못하였은즉 너희는 깊이 삼가라 그리하여 스스로 부패하여 자기를 위해 어떤 형상대로든지 우상을 새겨 만들지 말라 남자의 형상이든지, 여자의 형상이든지, 땅 위에 있는 어떤 짐승의 형상이든지, 하늘을 나는 날개 가진 어떤 새의 형상이든지, 땅 위에 기는 어떤 곤충의 형상이든지,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어족의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라 또 그리하여 네가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해와 달과 별들, 하늘 위의 모든 천체 곧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천하 만민을 위하여 배정하신 것을 보고 미혹하여 그것에 경배하며 섬기지 말라”
교리 해설
오늘 우리가 읽는 신앙고백서 21장 1절은 하나, 하나님에 대한 본성적 지식, 둘, 그에 따르는 경건의 의무, 셋, 하나님께서 정하신 예배 규범, 넷, 거짓된 예배에 대한 금지를 교훈하고 있습니다.
(1) 본성의 빛에 의하여, 만물의 주재권과 주권을 가지신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과 하나님께서는 선하시며 만물에게 선을 베푸신다는 것을 알 수 있음을 말합니다. 본성의 빛은 곧 일반계시입니다. 보통 일반계시라고 할 때, 그것은 외적인 피조 세계(롬 1:20)와 내적인 도덕적 이성과 양심(롬 2:14-15)을 모두 아울러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본성의 빛은 앞서 1월 2일에 읽은 신앙고백서 1장 1절과 대요리문답 2항, 또 1월 10일에 읽은 신앙고백서 1장 6절에서 살핀 바와 같이, 사람의 내적인 이성적 능력과 마음에 새겨진 도덕법 곧 양심이며, 이성에 의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리킵니다. 성경은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그러므로 그들이 핑계하지 못할지니라”(롬 1:20)라고 하여, 피조계를 통한 일반계시를 증거합니다. 그러나 본성의 빛은 이 가운데서 주관적 측면을 가리킵니다. 요컨대, 신앙고백서 21장 1절은 하나님께서 공의로 역사를 다스리며 선을 베푸시는 분이시라는 것, 곧 하나님의 주재권과 주권을 아는 것은 성경의 말씀이 없어도 양심과 이성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진술합니다. 사람에게 있는 도덕적 이성과 양심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님께서 선하신 분임을 말하는 증거입니다. 성경도 “여호와께서는 모든 것을 선대하시며 그 지으신 모든 것에 긍휼을 베푸시는도다”(시 145:9),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마 5:45) 하여, 하나님께서 만드신 모든 만물에 선을 베푸심을 밝힙니다.
(2) 이러한 하나님에 대한 본성적 지식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행한 바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 지식은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을 온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경외하고, 사랑하며, 찬양하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의지하고, 섬겨야 할 의무를 부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을 따라 사람이 창조주 하나님께 종교적 행위를 실천할 수는 있지만, 이는 자연계시에 근거한 것으로 자연종교라는 한계를 지닙니다. 자연종교는 하나님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하나님께서 언약을 맺고 자기 백성을 구속하여 이루시는 참된 언약 종교가 아니며, 구원의 은혜를 받은 자들이 드리는 예배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예컨대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 철학은 일종의 자연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스토아주의는 우주의 질서를 신적 이성(로고스)으로 이해하였고, 이 로고스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것을 덕으로 보았습니다. 계몽주의 시대에도 이성과 도덕만으로 충분하다는 소위 “이성의 종교” 사상이 등장했는데, 이것 또한 자연종교의 한 형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종교는 아담 이후 인간의 죄로 인해 왜곡된 형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죄가 인간의 인지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본성적 하나님 인식조차도 타락으로 인해 불완전하고 비뚤어진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3) 자연종교의 형태는 하나님을 합당하게 예배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방식은 사람이 스스로 고안하거나, 문화적 행위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성적 지식은 하나님을 예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만, 어떻게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바른 것인지는 특별계시인 성경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합당한 예배 방식을 친히 제정하시고, 오직 그 계시하신 뜻으로만 제한하셨습니다. 이처럼 성경에 담긴 예배의 참되고 합당한 방식을 가리켜 “예배의 규정 원리(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라고 부릅니다.
(4) 하나님께서는 특별계시를 통해 예배의 방식을 분명히 밝히셨기 때문에, 그에 어긋나는 모든 방식은 거짓된 예배입니다. 신앙고백서는 이를 피하기 위해 반드시 금해야 할 요소들을 진술합니다. 우선, 사람의 상상이나 고안에 따라 예배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그것이 이성의 판단에 비추어 더 옳거나 진실되어 보이고, 감정의 고양이나 신비한 체험을 통해 더욱 감동적이고 호소력 있는 것으로 여겨질지라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이 아니라면 이는 하나님께서 받으실 수 없는 예배입니다. 이어서 신앙고백서는 오직 성경에 따라 예배해야 한다는 원리에 위배되는 세 가지 항목을 제시합니다.
첫째, “사탄의 제안”(suggestions of Satan)“입니다. 이는 예배를 타락시키기 위한 사탄의 유혹과 속임수를 의미합니다. 겉보기에는 종교적 경건의 형태를 갖춘 듯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에서 벗어나거나 그것과 충돌하는 방식들입니다. 예를 들어, 극단적인 체험 중심의 예배를 통해 신비주의적 황홀경으로 이끄는 것, 영적 효력이 있다고 주장되는 물건을 예배에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주장으로 성경에 벗어난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 또는 이방 종교의 명상이나 무속 행위를 차용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모두 사탄의 제안에 미혹된 거짓 예배의 사례들입니다. 둘째, ”가시적 표상(visible representation)“을 통한 예배를 금지합니다. 이러한 표상은 사탄의 제안과 마찬가지로 거짓 예배의 원천입니다. 하나님을 어떠한 형상으로든 표현하려는 모든 시도는 본질적으로 악한 것이며, 이는 출애굽기 20장의 제2계명에 위배됩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가르치려는 교육적 목적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형상을 제작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 32장의 금송아지 사건, 하나님과 이방신을 함께 섬기는 혼합주의적 예배(왕하 17:33), 그리고 로마 가톨릭의 마리아나 성인 성상을 통한 종교 행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셋째, 성경에 규정되지 않은 방식으로 예배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합니다. 앞서 언급한 사탄의 제안이나 가시적 형상을 통한 예배는 모두 성경에 의해 명령된 것이 아니므로 당연히 이 범주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고백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두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 모든 형태의 비성경적 예배까지도 철저히 배제해야 함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혹시라도 “사탄의 제안도 아니고, 형상을 통한 것도 아니니 괜찮다”는 식의 회피성 논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곧, 사람의 감정에 부합하거나, 은혜롭게 느껴진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명하지 않으신 방식이라면 결코 예배에 포함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증하는 선언입니다.
적용 질문
1. ‘본성의 빛’이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본성의 빛에 따른 자연종교는 예배와 관련하여 어떤 종교적 의무를 인간에게 알려 줍니까? 그러나 예배와 관련하여 자연종교로는 알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2. 신앙고백서 21장 1절은 하나님께 드려야 할 바른 예배의 방식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에 반해 금지하고 있는 잘못된 예배 방식들은 무엇입니까?
3. 여러분은 하나님을 예배할 때, 감정적인 만족이나 신비로운 체험, 혹은 문화적인 익숙함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우선시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반대로, 여러분이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그 말씀에 따라 예배드리는 방식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무엇입니까?
4. 여러분이 지금까지 경험한 예배 가운데, 사람의 상상이나 고안이 섞여 있다고 느껴진 경우는 없었습니까? 그러한 예배에 대해 여러분은 지금까지 어떤 태도로 반응해 오셨습니까? 만일 그것이 개혁되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바르게 고쳐나가야 하겠습니까?